블랙핑크의 강렬한 컴백…“여유를 가지니 길이 보였죠”

입력 2018-06-1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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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온 블랙핑크. 이들은 공백에 대한 갈증을 풀어내듯 각종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1년 만에 미니앨범 ‘스퀘어 업’으로 돌아온 블랙핑크

타이틀곡 ‘뚜두뚜두’ 사흘째 차트 1위
해외 아이튠즈 앨범 차트 44개국 1위
뮤비 5000만뷰, 걸그룹 최단기간 경신
“힙합 분위기 장착…성숙미 기대하세요
블랙핑크만의 색깔 담아 새로운 도전중”


걸그룹 블랙핑크(지수·제니·로제·리사)가 컴백과 동시에 기록 잔치를 벌이고 있다. 15일 첫 미니앨범 ‘스퀘어 업’을 발표한 블랙핑크는 타이틀곡 ‘뚜두뚜두’를 18일까지 사흘째 국내 8개 음악차트 1위에 올려놓고 있다. 아울러 ‘24시간 이용자수 100만 돌파’ 기록도 세웠다.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는 1000만 조회수(유튜브 기준)부터 5000만 조회수까지 1000만 단위의 ‘걸그룹 최단 기간’ 기록을 모두 갈아 치웠다. 해외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도 44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영향력도 과시했다. ‘포에버 영’ ‘리얼리’ ‘시유 레이터’ 등 미니앨범에 실린 다른 곡들도 10위권이다. 앨범은 YG엔터테인먼트의 히트메이커 테디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블랙핑크의 이 같은 성과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깊다. 새 앨범 ‘스퀘어 업’은 싱글만 계속 내놓다가 데뷔 2년 만에 발표한 첫 미니앨범이고, 아이돌 가수에겐 ‘위험수위’인 1년이라는 긴 공백이 있었다. 무엇보다 과감하게 음악적 변신을 단행하고도 이뤄낸 결과라 더욱 값지다.

‘뚜두뚜두’는 강렬한 트랩 비트 위에 동양적인 퍼커션 리듬과 휘슬 사운드가 어우러진 힙합곡이다. 노랫말은 시크하고 당당한 여성의 표상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걸크러시 매력이다. 앞선 히트곡 ‘불장난’ ‘마지막처럼’ 등이 소속사 선배인 투애니원 음악을 연상시켜 ‘아류’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블랙핑크는 이번 음반에서 확실한 정체성을 보여주게 됐다. 그것도 여성그룹이 사랑받기 쉽지 않은 강렬한 힙합으로.

걸그룹 블랙핑크.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새 앨범이 발표된 15일 서울 청담동에서 만난 블랙핑크는 세간의 그 어떤 우려에도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 “1년은 그냥 ‘공백’이 아니라 많은 것을 준비한 시간”이라는 멤버들의 말이 공연한 것이 아니었음은 ‘기록잔치’로 증명되고 있다.

분기별로 새 음반을 내며 ‘생존게임’을 벌여야 하는 아이돌이지만 블랙핑크에게 지난 1년은 매우 유의미한 공백이었다. 1월 공개된 리얼리티 웹 예능 ‘블핑하우스’를 통해 신비주의를 잠시 내려놓고 멤버들의 리얼한 일상생활을 공개하며 팬들에게 가깝게 다가갔다. 이 프로그램 출연은 멤버들이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 계기가 됐다.

“리얼리티하면서 여유를 갖게 됐고 집밥도 먹으며 힐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런 마음으로 차분히 준비한 앨범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며 많은 곡을 녹음했고,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작품이 이렇게 나왔다.” (제니)

공백기 동안 블랙핑크는 일본 활동에 나섰고, 국내 대학축제 무대에 올랐다. 이들 역시 블랙핑크에게 소중한 경험이 됐다.

“대학축제, 일본 공연 등을 경험하면서 더 잘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됐고,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지수)

음악차트 1위, 최단 기간 유튜브 1000만 조회수 등 기록 잔치를 벌이고 있는 타이틀곡 ‘뚜두뚜두’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사진출처|블랙핑크 ‘뚜두뚜두’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피와 살이 된 지난 시간들을 통해 블랙핑크는 그렇게 뜨거운 자신감을 갖게 됐고, 일의 행복을 느끼게 됐으며, 그 결과 새로운 정체성으로 향하는 길을 찾게 된 것이다.

제니는 “‘뚜두뚜두’는 총소리이기도 하지만 ‘맞서보자’는 앨범 제목(스퀘어 업)처럼 주문을 외우는 의미”라며 이번 앨범이 자신들에 대한 고정관념과 선입견에 맞서는 작품임을 강조했다.

지수는 “전작까지 여성스러운 모습에 포커스가 맞춰진 느낌이라면, 이번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힙합 분위기를 살렸다. 랩도 강렬하다. 우리의 새로운 모습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랙핑크는 8월이면 데뷔 2주년을 맞는다. 지난 2년은 성장의 날들이었지만 가장 큰 수확은 “(성공에 대한)부담감은 떨치고 즐기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부담을 많이 가지면 무대에서 표가 나기 마련이다. 신곡을 통해 새로운 걸 계속 보여주고 반응이 좋지 않으면 ‘이건 그렇구나’ 하고 넘기고, 다시 다른 걸 시도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 우리가 얻은 것이다. 데뷔하고 반년쯤 됐을 때는 부담도 크고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컸다. 1년간 앨범을 준비하면서 ‘이번엔 즐기면서 해보자’고 멤버들과 이야기 나눴다. 차트 순위가 높으면 좋지만 우리의 새로운 시도를 두고 ‘이것도 블랙핑크만의 색깔로 해내네’ 그렇게 평가해주시면 만족한다.”

걸그룹 블랙핑크.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는 자신감과 여유로 빚어낸 이번 앨범을 계기로 다양한 실험과 도전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결국 ‘스퀘어 업’은 블랙핑크 음악의 새로운 미래를 예측해보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블랙핑크는 하나의 색깔로만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색깔을 정해놓고 활동한다기보단 그때그때 색깔을 정해서 새로운 걸 보여주고 그에 맞는 활동을 하는 게 블랙핑크만의 매력 아닐까. 그래야 활동할 때 더 집중되고, (그 색깔에)더 스며들 것 같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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