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더 이스트라이트 측이 공개한 4년간의 폭행·폭언 일지(전문)

입력 2018-10-19 12: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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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더 이스트라이트가 공개한 4년간의 폭행·폭언 일지(전문)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The EastLight.) 이석철 군이 4년여 간의 침묵을 깨고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의 협박 및 폭행 사실에 대해 모두 폭로했다. 이들이 4년 간 받은 폭행을 비롯한 인권유린, 뿐만 아니라 퇴출 등 초유의 사태까지 기자회견을 통해 모두 밝혀졌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는 멤버 폭행 피해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폭행 피해자 당사자인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과 정지석 변호사가 참석했다.

이날 정지석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2015년부터 시작된 문영일 PD와 김창환 회장의 폭행 및 폭언 일지를 공개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폭행사건 주요 경과

2015.03 중순 미디어라인 구 지하연습실

A가 이유 없이 화를 내면서 CCTV를 돌려놓고 커텐으로 유리창을 가리고 엎드려뻗쳐를 시킨 뒤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20여대 때림

2015.03 중순 미디어라인 5층 스튜디오

김창환이 전자담배를 선물 받았다면서, 당시 중학생인 이승현이 싫다고 하는데도 계속 강요하여 이승현이 어쩔 수 없이 전자담배를 입에 물고 ‘훅’ 불자, “담배는 부른 게 아니라 빨아야지”라며 뒷머리를 손바닥으로 때림

2015.06 말 13시 경 미디어라인 구 지하연습실

A가 안마의자가 찢어졌다는 이유로 범인을 색출한다면서 바닥에 엎드려뻗쳐를 시켜놓고 쇠마이크대로 엉덩이를 20여대씩 때림

2015.10 20시-21시 경 미디어라인 5층 옥상

멤버 이은성이 지각을 하자, A가 형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서 엎드려뻗쳐를 시킨 뒤 옥사에 있는 철제 봉걸레 자루로 엉덩이를 10여대씩 때림

2016.08 19시 경 미디어라인 5층 녹음실

데뷔곡 ‘Holla’를 연습할 때, A가 이석철 목에 기타 줄을 칭칭 감은 뒤 드럼이 틀릴 때마다 줄을 잡아당겨 목을 수십 차례 조름.

2016.08-11 미디어라인 5층 녹음실

데뷔곡을 연습할 때 연주를 잘 못한다는 이유로 김창환이 A에게 “이 새끼들 대가리를 빵구를 내서라도 만들어놔라”라고 폭행 및 상해를 교사

2016.11 중순, 미디어라인 옥상

이승현이 자기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A가 이승현의 머리채를 잡고 손바닥으로 뺨을 3-4회 때리고 야구방망이로 명치를 2-3회 때림

2016.11.20. 저녀시간 미디어라인 구 연습실

이승현이 김창환 회장에게 버릇없이 굴었다는 이유로, A가 이승현에게 “XXX 죽여버린다”라고 욕설을 하고, 엎드려뻗쳐를 시킨 뒤 야구 방망이로 엉덩이 20대 때림

2017.01 13시 미디어라인 구 지하연습실

이승현이 자기(A)가 지시한대로 페이스북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알루미늄 배트로 엉덩이 30대 때림

2017.06.13. 20-24시 미디어라인 5층 스튜디오

이승현이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A가 이승현을 5층 스튜디오에 가두어놓고, 몽둥이로 머리와 엉덩이를 수차례 때리고 팔을 부러뜨린다면서 몽둥이로 때리고, 목을 모르고 머리를 발로 걷어차는 등 감금 및 폭행, 상해. 이때 멤버 전원이 아래층에서 이승현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공포에 질려 있었고, 김창환은 이승현이 이와 같이 폭행을 당하고 머리채가 잡혀 있는 것을 목격하고도 “살살해라”라고 폭행을 묵인, 방조. 또한 이승현의 머리, 엉덩이에 심한 상처가 발생했음에도 치료를 해주지 않고 방치



● 재발방지 약속 등

이 무렵 이승현의 아버지가 방문했다가 우연히 이승현의 상처를 보게 돼,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에게 항의를 하여, 재발방지 약속을 받고 A를 물러나게 하기로 약속을 함


● 계속되는 폭행과 A의 복귀, 그리고 이승현 퇴출

재발방지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그 이후에도 크고 작은 폭행, 가혹행위, 욕설 등 언어폭력이 계속됐는데 2018년 10월에 들어 A가 다시 복귀하므로 멤버들이 공포에 떨며 전전긍긍하고 있던 차에, 2018년 10월4일 이승현이 A에게 “사람을 때린 사람은 이야기하지 마세요”라고 정식으로 항의하고, 또 김창환에게 A의 복귀에 대해 항의하자 김창환이 이승현에게 밴드에게 나가라고 하여 현재 이승현은 더 이스트라이트에서 퇴출된 상태임


● 미디어라인 경영진의 범죄를 폭로하고 기자회견을 하게 된 배경

이석철, 이승현 부모는 김창환 회장으로부터 재발방지 약속을 받을 때만 해도, 이러한 폭행 등 가혹행위가 2015년경부터 지속된 줄을 몰랐고 그때 한 번 뿐인 줄만 알았던 것인데, 이승현의 퇴출을 계기로 두 아들을 설득하여 그동안 당한 모든 범죄 행위에 대한 진술을 듣게 됐으며, 그 결과 부모로서 이승현뿐만 아니라 이석철도 이러한 비인간적인 회사와는 더 이상 같이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A를 비롯하여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에 대해서도 직간접적인 교사 또는 방조 등의 책임을 물어 민형사상 법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 것



● 다른 멤버들과 공동행동을 하지 않은 배경

그동안 미디어라인은 멤버를 통한 다른 멤버 감시라는 수단으로 통제를 해왔고, 또 멤버들이 모두 미성년자들이므로 그 부모들과 같이 상의를 하게 되면 그 내용이 미디어라인 경영진에게 누출될 것을 우려했음


● 멤버들이 4년 가까이 폭행 등 가혹행위를 참고 활동을 하게 된 배경

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으면 내쫓겠다는 미디어라인 경영진의 협박성 폭언에 계속 시달려오면서, 실제로 여기서 쫓겨나면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없겠다는 두려움에 모든 고통을 참아내면서 심지어 부모님들에게도 발설을 하지 않았고, 또 내가 폭로를 하면 같이 고생하는 멤버들에게 피해가 갈까 두려워하여 발설을 하지 못한 면도 있음. 실제로 일부 멤버들의 부모들은 아이가 심한 폭행을 당한 것을 알고 김창환 회장을 찾아가 따졌다가, 그러면 데리고 나가라는 협박에 도리어 싹싹 빌고 나왔다고 함


● 멤버들의 현재 상황 및 앞으로의 입장

이승현은 현재 퇴출된 상태로 그동안의 트라우마에 대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석철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더 이상 밴드 활동은 중단할 예정임.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이번 행동으로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점은 유감이지만, 지금이라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더 큰 불행을 예방하기 위해 결단한 것임


● 미디어라인의 해명에 대한 반박

미디어라인에서는 어제 이 사건은 A의 단독 행동이고, 폭행을 한 A의 사표를 수리했으며, 재발방지 약속 이후 폭행은 없었고, 또 김창환 회장은 A의 폭행을 묵인하거나 교사와 방조를 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해명을 내놓았으나, 이는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전혀 사실과 다름. 사표 수리는커녕 A를 일방적으로 복귀시키려고 했기 때문에 그 동안의 범죄행위가 드러난 것이고 A의 복귀를 항의하던 이승현을 오히려 퇴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석철에 대해서는 동생과 같은 꼴을 당하지 말라는 회유와 협박을 하였음. 그 과정에서 김창환은 그동안 자신이 A의 폭행행위를 모두 알고 있었으며, 만약 이석철, 이승현의 부모가 법적인 문제를 삼는다면 자기는 A의 단독 범행으로 몰고 잘라내면 아무런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하였음. 김창환 회장이 이석철과 2차례, 6시간에 걸쳐 회유와 협박을 한 발언내용은 모두 녹취돼 있으며, 조만간 그 내용을 일부 공개할 예정


● 당부말씀

현재 이석철은 고등학교 3학년, 이승현은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미성년이 학생들입니다. 두 아이 모두 그동안 4년여에 걸친 멤버 생활동안 겪은 고통에서 이제 벗어나기 시작한 상태인데, 앞으로도 민형사 소송에서 진술과 증언 등을 반복해야 하는 어려움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제 보통의 학생으로 돌아왔으니 학업에도 열중해야 합니다. 따라서 오늘 기자회견에서의 질의응답을 마지막으로, 앞으로 두 아이에게 개별적인 취재는 하지 말아주었으면 합니다.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18일 한 매체는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에 그룹 더 이스트라이트의 멤버들에게 폭언을 하고, 소속 프로듀서 A씨는 멤버들에게 폭행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는 같은 날 공식입장을 통해 “약 1년 4개월 전 더 이스트라이트 담당 프로듀서가 멤버들을 지도, 교육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하였고, 이후 멤버들 부모와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했다”며 “그 후로 재발은 없었고 더 이스트라이트는 꾸준히 활동을 이어 왔으나, 일부 멤버와 감정의 골이 깊어져 지난 일이 불거지는 지금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현재 해당 프로듀서는 본인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에 사의를 표명하여 수리한 상태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더 이스트라이트(이은성, 이우진, 정사강, 이석철, 이승현, 김준욱)는 6인조 그룹으로 지난 2016년 디지털 싱글 앨범 ‘holla’로 데뷔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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