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결산-MBC③] 최승호 체제, 꽃길인 줄 알았던 가시밭길

입력 2018-12-18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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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해 MBC가 배출한 화제의 인물은 누구일까. ‘전지적 참견 시점’의 이영자? ‘내 뒤에 테리우스’의 소지섭?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 모두 아니다. 다름 아닌 해직 언론인에서 MBC 사장 공모를 통해 금의환향한 최승호 MBC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MBC는 앞선 기사에서 밝힌 대로 ‘정상화’라는 키워드에 골몰했다. 이런 기조가 탄생한 배경 혹은 그 시작에는 최승호 사장이 자리하고 있다.

최승호 사장은 전임자인 김장겸 MBC 사장이 해임되자 차기 사장 직에 도전했다. 그 결과 2017년 12월 7일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최종 면접 및 이사진의 투표를 통해 만장일치로 제 22대 MBC 사장으로 내정됐다. MBC에서 해고된지 무려 5년 6개월만의 금의환향이었다.

이에 2018년 12월 현재 MBC는 최승호 체제 1주년을 맡은 셈이다. 그렇다면 그 사이 MBC는 어떤 변화를 맞았을까. 결과부터 말하면 그가 바라는 MBC의 정상화는 아직도 멀기만 한 이야기인 듯하다.


최승호 사장이 취임 직후에 내린 조치는 MBC 보도의 상징인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였다. 이 과정에서 배현진 아나운서는 MBC를 떠나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뿐만 아니라 앞선 파업 과정에서 해임된 기자들의 복직을 선언했다.

하지만 MBC는 이같은 인사조치로 금세 정상화될 수준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MBC는 언론사인 동시에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이다. 현재까지 나온 수익 지표만을 보면 최승호 체제 MBC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2018년 6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MBC는 예능, 드라마 등의 부진으로 인해 매출이 19.7% 급감했다. 대중의 시청 환경 변화,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등 경쟁자들의 약진 등 여러 악재들이 겹친 탓이다.

그렇다면 수익은 둘째치고 내부 단속 혹은 정상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우선 MBC ‘뉴스데스크’는 최승호 사장 취임 직후 앵커 교체를 단행한 후 지난 정권에서의 보도들에 대해 사과하는 것으로 새롭게 거듭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자 담뱃값 인상에 관한 리포트에서 내부 직원을 인터뷰하고 개헌에 관한 시민의견이라며 MBC에서 인턴 기자로 활동한 인원의 인터뷰를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이런 가운데 예능에서는 ‘전지적 참견 시점’에 세월호 사고 보도장면에 사용되는 최악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최승호 사장은 이례적으로 외부 조사 위원까지 영입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 결국 예능 본부장과 메인 PD 감봉, 담당 조연출 정직 1개월이라는 내부 징계로 ‘전지적 참견 시점’의 파국은 면했지만 최승호 사장의 권위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이에 최승호 사장에게 2019년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김장겸 사장의 잔여 임기인 2020년 2월까지가 최승호 사장의 임기이기도 한 만큼 2019년이 어떤 한 해가 되느냐에 따라 최승호 사장의 연임 여부도 결정되는 것이다.

과연 MBC의 정상화는 김재철-안광한-김장겸으로 이어지는 소위 ‘적폐의 흔적’을 지우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MBC의 신뢰 회복도, 급감한 매출도 회복하려면 결국 다시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은 시청자의 목소리 아닐까.

사진│MBC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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