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최단시간 100만 관객 기록에도 빈틈은 있다

입력 2019-04-2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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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어벤져스4’ 광풍이 한국영화계에 남긴 고민

100만명엔 예비관객 수도 포함
배급사 집계 방법 따라 달라져
배급사 마케팅·매체 관심 한몫
‘스크린 상한제’ 필요성도 대두


‘어벤져스:엔드게임’이 쏘아올린 화살이 한국영화계를 향하고 있다. 워낙 관객과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뜨거운 작품이라 행보 하나하나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짚어야 할 의미 있는 문제 제기가 잇따른다.

‘어벤져스:엔드게임’(‘어벤져스4’)이 24일 개봉 당일 역대 최고 오프닝 성적인 133만8778명을 기록했다. 이보다 더 화제가 된 건 이날 오전 11시30분 배급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알린 ‘상영 4시간30분 만 100만 돌파’ 소식이었다. 대중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높이는 ‘결정타’가 됐고 마케팅 효과로도 이어졌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만 ‘4시간30분 만에 티켓 발권수 100만 돌파’가 정확한 표현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날 배급사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근거로 공개한 ‘100만’이란 숫자 안에는 실제로 극장에서 영화를 본 ‘관객’수와 이날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티켓을 발권한 ‘예비관객’수가 포함된 것이다. 이날 11시30분 기준 ‘100만 명=실 관객+당일 예비관객’인 셈이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관계자는 25일 “실시간 스코어 확인이 가능한 배급사 등이 날짜 등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기록 집계는 달라진다”며 “‘어벤져스4’는 24일 11시30분 기준으로 티켓 발권자수가 100만 명을 넘긴 것”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수치는 현행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집계 시간 기준 이미 영화를 관람한 관객 수와 티켓 발권수를 따로 나누지 않은 채 ‘누적관객’으로 통칭해 표기하고 있는 탓에 기인한다. 자칫 ‘착시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이런 실시간 관객수 집계는 그동안 한국영화와 외화를 막론하고 흥행작들이 관행적으로 써온 방식이다. 실제로 그동안 대부분 영화와 해당 제작사나 투자배급사가 이를 인용해 다양한 관객 동원 수치를 밝혀왔다.

‘0시간 만에 100만 명 돌파’, ‘개봉 00일 만에 1000만 명 돌파’ 등 기록 공개의 이면에는 결국 ‘빈틈’이 존재해왔다는 의미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기록 수립은 배급사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면서도 “현재의 실시간 관객수 집계 및 공개 방식은 일종의 흥행 기록 경쟁과 이를 드러내는 객관적 수치를 원하는 매체의 요구가 맞물린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어벤져스4’는 한국영화의 오랜 고민거리인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새로운 화두도 던진다. 최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영화 한 편의 상영횟수를 제한하는 ‘스크린 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직후 개봉해 더욱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스크린 상한제’는 오후 1시부터 밤 11시까지 한 영화의 스크린 점유 상한을 50%로 규제하는 제도다. 이에 관한 영화계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어벤져스4’는 개봉 당일 상영 점유율 80.8%을 기록했다. 이날 전국 535개 극장 중 517개 영화관, 전국 3058개 스크린 가운데 2760개에서 상영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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