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현장] 뉴커런츠 심사위원 5人, 故 김지석 추모부터 이병헌 예찬까지 (종합)

입력 2017-10-13 10:33:00

[BIFF 현장] 뉴커런츠 심사위원 5人, 故 김지석 추모부터 이병헌 예찬까지 (종합)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 5인이 모였다. 다른 국적, 다른 시선을 가진 영화인들이 뭉친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한국 영화와 한반도 정서부터 지난 정부의 블랙리스트까지 영화 안팎의 이슈가 다뤄졌다.

1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 이날 기자회견에는 심사위원장에 위촉된 할리우드 감독 올리버 스톤을 비롯해 이란 감독 바흐만 고바디, 프랑스 국적의 촬영감독 아녜스 고다르, 필리핀 감독 라브 디아즈 그리고 한국의 장선우 감독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동행했다.

올리브 스톤 감독은 “한반도 정서가 흥미로우면서도 무서운 때에 한국에 왔다. 외교 문제 때문에 긴장도 되지만 영화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크다. 영화제가 많은 관객과 감독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바흐만 고바디는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추모하는 의미로 왔다. 그는 단순히 영화계의 사람이 아니라 내 오랜 친구였다. 비보를 듣고 너무 슬펐다”면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또 다른 이유는 올리브 스톤 감독이다. 내가 대학교 때부터 존경하던 감독이다. 그의 뜨거운 열정과 의지에 감명깊었다. 올리브 스톤 감독과 함께 심사를 맡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아녜스 고다르 감독은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 곳에 오게 돼 영광이다. 영화를 볼 생각에 흥분되고 기대된다”며 “심사위원 가운데 유일한 촬영감독이고 여성이다. 정말 기쁘다. 이 경험을 마음껏 누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라브 디아즈 감독은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영화에 대한 기여와 공헌을 지지한다. 생전 아시아 영화를 지지해준 분”이라면서 “여러 의미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와서 기쁘다”고 털어놨다. 장선우 감독은 “영화를 멀리한 지 10년 정도 됐다. 이번에는 강수연 위원장과의 인연으로 불려나왔다. 다시 오게 만들어준 강수연 위원장부터 이 자리에서 만나게 된 여러 심사위원에게 고맙다”고 소회를 전했다.


심사위원들이 언급한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태생과 역사를 함께해온 영화인이다.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 담당 프로그래머로 시작해 2007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로 활동했다. 고인은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출장 도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바흐만 고바디 감독은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분위기는 엄숙하고 차분했다. 바흐만 고바디 감독은 “정말 훌륭한 비전과 아시아 영화 선정에 있어서 훌륭한 안목을 가졌던 분이다. 모든 이에게 동등하게 대한, 친절한 분이었다. 모든 영화인에게 정말 특별했던 분”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고인을 ‘영화제의 심장’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전날 개막식에서 “오래 전부터 한국 영화를 존경해왔다”고 밝혔던 올리버 스톤 감독에게는 구체적인 작품과 배우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한국 영화는 어쩌면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플롯이 이상하게 보이기도 한데 반전과 반전을 거듭한다. 이를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끌어내더라. 어제 개막식 공연도 한국적인 스타일이라 특별하게 보였다. 음악과 디자인, 연출 모든 게 좋았다”고 대답했다.

더불어 그는 인상 깊은 한국 배우로 최민식 현빈 장동건 그리고 이병헌을 꼽았다. 특히 이병헌에 대해서는 “잘생기고 젊은 배우”라면서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젊을 때는 인상적이지 않았다. 성숙해가면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더라. 이병헌뿐 아니라 많은 한국 배우들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대기실에 있는 동안에도 올리버 스톤 감독이 한국영화 회고전과 아시아의 젊은 영화에 대해 계속 질문했다. 감독과 배우에 대해 많이 묻더라. 한국 영화와 나아가 아시아의 젊은 감독과 영화에 관심이 많다”고 거들었다.


지난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외압에 대해서도 심사위원 개개인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억압이 이제는 자유로 바뀌기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에서 영화를 만들어온 바흐만 고바디는 “그래도 한국은 이란보다 영화를 만들기 좋은 환경”이라고 고백했다.

장선우 감독은 “아침에 매표소 앞에 선 관객들의 긴 줄을 봤다. 관객의 힘으로 영화제가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앞으로도 영화제는 어떤 난관이 오더라도 넘을 것”이라면서 “사소한 갈등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좋은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녜스 고다르 감독 또한 밤새 기다리며 티켓을 예매한 관객들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만 봐도 부산국제영화제가 얼마나 상징적인 영화제인지를 알 수 있다”며 “한국 영화는 창의적이고 스토리가 탄탄하다. 보면서 영화에 대한 진정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 영화야 말로 ‘표현의 자유’가 살아있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바흐만 고바디 감독은 “3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가 겪은 일을 생각하면 ‘코끼리가 개미 위에 서서 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나 또한 비슷한 일을 겼었다. 과거의 나는 9년 정도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영화를 만드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경찰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술 컵만 든 장면 등 이런 사소한 문제로도 영화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기준이 매우 엄격했다”며 “한국 영화감독들은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란보다는 영화를 만들기 더 좋은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올리버 스톤 감독은 “이승만 대통령 이후 정부의 영향력이 강했던 것 같다. 박근혜 정부 또한 그랬다. 많은 발전이 있기를 바랐다만 억압이 더 많았다. 이제는 억압이 표현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기를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심사위원 5인이 심사하는 뉴 커런츠 부문은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작의 경쟁 부문이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심사 기준은 매우 다양하다. 우리도 어떻게 심사할지 잘 모르겠다. 각자 기준이 다를 것이다. 다수결을 내지 않을까 싶다”고 모호한 심사 기준을 내걸었다. 바흐만 고바디 감독은 “영화 감독은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나는 언제나 새로운 창을 찾는다. ‘새로운 시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치열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두 편의 최우수 작품이 뉴 커런츠 상 수상작으로 정해진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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