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음담잡담] 특색 없는 지상파 3사 송년행사…‘그래미’처럼 한 번에 할 수 없나

입력 2017-12-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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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MBC 가요대제전’ 포스터. 사진제공|MBC

올 연말에도 지상파 3사가 각기 한 해 가요계를 결산하는 음악축제를 마련한다. 25일 SBS ‘가요대전’을 시작으로 29일 KBS ‘가요대축제’, 31일 MBC ‘가요대제전’이 개최된다. 한 해 높은 성과를 이룬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축제를 벌이는 자리여서 참여하는 가수들에겐 영광스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연말축제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가수들도 많다.

연말축제는 평소의 음악방송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개별 가수들의 무대가 주류를 이루지만 다른 가수와의 협업 무대, 선배에 대한 헌정무대 등 특별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 특별한 무대는 별도의 시간투자를 필요로 한다. 가수 측은 “스페셜 무대 하나를 기획하고 연습하는 데 꼬박 2∼3일은 소요된다”고 말한다. 3사에 모두 출연하면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소비된다.

송년행사가 많은 12월은 가수들에게 연중 가장 바쁜 시기이다. 콘서트 준비, 밀린 CF촬영, 해외 행사 등으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수면시간도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연말축제 준비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지상파 3사 음악축제 출연자들이 대동소이하다는 점이다. 3사는 각기 스페셜 무대를 준비하지만, 출연자들이 엇비슷해 시청자들은 크게 변별력을 느끼지 못한다. 결국 연말 축제를 준비하는 가수들도 힘들고, 시청자들도 비슷한 쇼를 연말 황금시간대에 사흘간 보게 되는 셈이다.

평소 가수 측은 지상파 3사가 연합해 단 한 번의 성대한 축제를 벌이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을 품어왔다. 3사가 번갈아가면서 주관 방송사로서 출연자를 섭외하고, 무대연출도 맡는 방식이다. 지상파 통합 축제가 만들어진다면 행사의 권위도 높아지고, 행사에 참여하는 가수들의 자세도 달라질 것이다. 지상파 통합 축제를 자연스럽게 통합 시상식으로 발전시킨다면,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한국의 그래미’도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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