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유난한 실존인물 사랑

입력 2018-03-17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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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 스포츠동아DB

배우 송강호의 유난한 실존인물 사랑이 또 한 번 증명됐다. 이번에는 세종대왕 역을 맡아 관객 앞에 선다.

명실상부 충무로 캐스팅 1순위로 통하는 송강호가 숱한 영화 제안 속에 차기작으로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제작 영화사 두둥)를 확정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나랏말싸미’는 훈민정음 창제에 얽힌 이야기를 역사에 기반에 풀어내는 영화다. 송강호는 주인공인 세종대왕 역을 수락하면서 영화에서 횟수로 6번째 실존인물을 연기하게 됐다.

‘나랏말싸미’는 송강호가 주연을 맡으면서 올해 영화계 최대 기대작으로 급부상했다. 무엇보다 역사가 기록한 최고의 인물 중 한 명인 세종대왕을 직접 그린다는 사실에서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최근 특히 주력하는 실존인물 연기의 ‘완성판’이라는 시선도 따른다.

송강호는 2013년 주연한 ‘변호인’을 시작으로 실존인물을 전면에 그리거나 그로부터 파생된 이야기에 주력해왔다.

매번 자신의 작품 선택과 캐릭터 선정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둔 결정이 아니다”고 선을 그어왔지만 최근 5~6년 동안 집중적으로 실존인물을 연기하고 있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그가 또 하나의 연기 세계를 구축한다는 해석도 있다.

워낙 흥행 타율이 높은 배우이지만 그가 실존인물로 나설 때는 특히 더 많은 관객의 선택을 이끌어낸 사실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영화 ‘변호인’ - ‘사도’ - ‘밀정’ - ‘택시운전사’(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에서의 송강호. 사진제공|NEW·쇼박스·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시작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 변호사 시절 이야기인 ‘변호인’이다. 당시 1137만 관객 동원한 이후 2014년 주연한 ‘사도’에서는 조선의 왕 영조를 연기해 624만 관객을 모았다.

이어 당대 실존했지만 역사에 크게 기록되지 않은 인물을 극화한 2016년 ‘밀정’(750만), 지난해 ‘택시운전사’(1218만)로 활동을 이어갔고, 어김없이 흥행에도 성공했다.

송강호가 올해 여름 내놓을 ‘마약왕’ 역시 1970년대 마약으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을 극화한 이야기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실존인물을 표현하는 데 상당한 고충을 토로하지만 송강호는 오히려 역사에 기반한 이야기를 풀어낼 때 더 큰 흥행 화력을 발휘해왔다.

물론 그 역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송강호는 ‘사도’를 마치고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데 따른 어려움을 털어놓은 바 있다. “실존한 인물이지만 우리가 보지 못한 데서 오는 막연함, 그걸 어떻게든 자기 안에 구체화시켜 들어오게 해야 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늘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도전하는 ‘나랏말싸미’의 세종대왕은 그간 소화한 실존인물과 비교해 절대적인 부담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우리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왕이고, 또 여러 차례 다양한 작품으로 극화돼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사는 “관객이 가장 신뢰하는 배우 송강호가 그만의 색깔로 세종대왕을 재창조 할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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