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남의 불행은 나의 소재? 예의 없는 패러디로 웃음 주면 끝인가

입력 2015-03-30 1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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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임-예원(오른쪽). 동아닷컴DB

[연예의 법칙] 남의 불행은 나의 소재? 예의 없는 패러디로 웃음 주면 끝인가

자고로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연예계에서 슬픔 혹은 불행을 타인과 나누면 그 불운이 복리로 점점 불어나는 듯 하다. 마치 법정 최고 이자율의 사금융이라도 쓴 듯 이들이 개인적으로 겪은 불행은 누리꾼들을 거쳐 전파를 타 끊임없이 속을 헤집는다.

이런 악의적인 행태는 풍자 혹은 패러디라는 이름으로 표현돼 대중매체를 떠돈다. 물론 풍자와 패러디는 대중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그 대상이 시사가 아닌 연예계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패러디라는 이름으로 피해를 본 사례는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 중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태임과 예원이다.

이들이 촬영 중 주고 받은 반말과 욕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널리 널리 전파됐고 이 이슈를 그대로 받아 tvN 'SNL 코리아'는 안영미와 나르샤를 통해 곧바로 이를 패러디 했다.

비록 유명인으로서 언행에 신중해야 할 두 사람이 프로답지 못하게 서로 욕을 주고 받은 것은 비난 받을 만 하지만 과거 시사 풍자로 이름을 날린 'SNL 코리아'가 이 사건이 터지자마자 옳커니 하고 이를 덥썩 물어버린 행태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어 배우 이병헌 역시 무분별한 패러디에 피해를 봤다.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이병헌과 그를 협박한 모델 이 씨의 스마트폰 메신저 대화에서 나온 '지금 내 머리 속? 내일, 너, 로맨틱, 성공적'이라는 대화는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에 단골 자막으로 활용됐고 심지어 여러 광고에서도 골고루 쓰이고 있다.

물론 풍자와 패러디에는 성역이 있을 수는 없다. 그리고 해당 연예인들이 패러디의 소재가 되고 풍자의 대상이 될 만한 일을 안하면 이야기는 간단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풍자에 성역이 없는 까닭은 만만한 대상만 겨냥하지 말고 더 부조리하고 높은 존재를 겨냥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패러디라고 해고 개인의 불행을 발판삼아 만드는 웃음은 그저 남의 상처를 보고 낄낄대는 무뢰배의 소행에 불과해 보인다.

사진=동아닷컴DB, tvN, MBC 캡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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