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저씨’들, 중국을 사로잡다

입력 2015-03-3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싸이와 더원, 바이브(왼쪽상단 시계방향으로) 등 30∼40대 남자가수들이 발라드로 중국인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다. 한중 양국의 정서가 비슷해 한국 발라드는 강한 경쟁력을 갖는다. 사진|동아닷컴DB·더 바이브 엔터테인먼트

싸이 ‘아버지’ 번안곡 中 유행차트 1위
더원도 중국판 ‘나가수’ 출연 인기몰이

30∼40대 ‘아저씨’들의 서정이 대륙을 사로잡고 있다. 싸이, 더원, 바이브 등이 발라드곡으로 중국 음악팬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싸이(37)는 26일 ‘아버지’ 중국어 번안곡을 이용자수가 8억명에 이르는 중국 포털사이트 큐큐의 큐큐뮤직에서 독점 공개해 사흘간 유행지수차트 정상에 올랐다. 유행지수차트는 일주일간 스트리밍수의 변화폭을 통계 내 발표하는 차트. 공개 24시간 동안 92%, 48시간 동안 61%의 가파른 상승률로 차트 1위에 올랐다.

싸이가 2005년 국내에서 발표했던 미디엄 템포 발라드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를 위로하는 곡이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보다 ‘아버지’를 중국인들이 더 좋아한다는 사실에 중국 진출의 첫 작품으로 정했다.

더원(40)은 한국가수로는 처음으로 중국판 ‘나는 가수다’(나가수)에 출연해 뛰어난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현지 팬들을 사로잡았다. 중국 후난위성TV ‘나가수’ 시즌1 결승전에서 중국가수 황치산과 듀엣 무대를 펼치며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나가수3’에 캐스팅됐다. 27일 생방송 ‘나가수3’ 결승전에서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를 불러 3위를 기록했다. 시청률이 2.47%를 기록하면서 자체 최고 수치도 달성했다.

‘나가수’ 방송 때마다 이슈를 모은 더원은 밀려드는 중국 방송사들의 출연 요청에 몸살을 앓을 정도라 한다. 여름쯤 ‘나가수’ 출연곡을 모아 중국에서 음반을 발표하고 방송 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남성듀오 바이브는 포맨과 함께 하반기 중국에서 음반을 발표하고 현지 활동에 나선다. 바이브의 인기는 윤민수가 MBC ‘아빠! 어디가?’를 통해 현지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은 게 계기가 됐지만, 이들의 감성 발라드 역시 이미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중국의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한류에 관심 있는 중국인들은 바이브와 포맨의 발라드를 즐겨 듣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이들의 노래를 많이 선곡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의 전통적인 인기 장르는 발라드 음악이다. 양국의 정서가 비슷하고 한국가수들의 표현력도 뛰어나 한국 발라드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