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건 “소울샵, 소속사의 소임 충실하지 못했다” (전문)

입력 2015-03-31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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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길건 “소울샵, 소속사의 소임 충실하지 못했다” (전문)

가수 길건이 소울샵 계약 분쟁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길건은 31일 오후 1시 30분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길건은 “2008년 이후 활동이 없었지만 김태우와의 친분관계로 (주)소울샵엔터테인먼트 소속사와 계약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길건은 “소울샵은 계약 전, 전소속사로부터 당한 억울한 일을 듣고 선급금 1200여만 원을 대신 내어줄테니 앨범제작에만 집중하자는 고마운 제의를 했다”며 “그러나 일은 주어지지 않았고, 이사님으로부터 돈을 갚으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월 300만 원씩 요구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이어 “소울샵 경영진으로부터 언어폭력, 모멸감, 모욕, 왕따 등을 겪었다”며 “주어진 레슨에 대해 최선을 다했지만 경영진 교체 후 모든 레슨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됐던 뮤지컬 ‘올슉업’ 영상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길건은 “소속사가 오디션 준비를 시켜주지 않을 정도로 소속 연예인을 관리하지 않았다”며 “소속사가 방치, 언어폭력, 무능 등으로 매니지먼트로서의 소임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길건은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저만의 문제가 아닌 소중한 선후배들, 동료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현실이란 걸 깨달았다”며 “일부 연예인들을 위한 불공정 갑을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3년 7월, 길건은 가수 김태우와의 친분관계로 소울샵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당시 소울샵은 계약 당시 길건에게 전속 계약금 2000만 원과 품위유지비 1000만 원, 선급금 1215만 원 등 총 4215만원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길건은 소속 기간인 1년 4개월 동안 소울샵이 앨범을 내주지 않았고 스케줄도 없었다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길건은 지난 2004년 데뷔한 뒤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해왔으나 지난 2008년 3집 이후로 새 음반을 내지 않았다.


[다음은 길건 입장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가수 길건입니다.
바쁘신 가운데 오늘 기자회견을 위해 참석해주신 기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연예인으로서 예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소명일텐데, 아픈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스럽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기자회견이 소속사 측과 소속 연예인간 불합리한 갑을 구조를 개선하고, 상호 동등한 위치에서 생산적 연예 행보를 이어가는 맑은 미래의 초석이 되길 기대합니다.

●"2008년 이후 활동이 없었던 길건은 김태우와의 친분관계로 (주)소울샵엔터테인먼트 소속사와 계약하게 되었다."는 소울샵 측 보도자료는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2010년 11월23일부터 2011년 2월20일까지 뮤지컬 '웰컴 투 마이 월드' 에서 주인공 '여형사' 역으로 50회 뮤지컬을 공연했습니다. 이 외에 음악 활동도 했습니다.

●김애리 이사님과 김민경 본부장님이 경영진으로 참여하시기 전까지 소울샵엔터테인먼트의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러나 두 분이 오신 후 모든 것은 달라졌습니다.

●소울샵엔터테인먼트는 저와의 계약 전, 제가 전소속사로부터 당한 억울한 일을 듣고 선급금 1천2백여만 원을 대신 내어 줄테니 앨범제작에만 집중하자며, 고마운 제의를 하셨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선 전소속사 측의 문제로 인한 연대보증인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억울한 상황에 있었고, 우선 이 문제부터 해결하고 싶었으나, 소울샵 측의 제안인 앨범제작에 마음이 쏠렸습니다. 그래서 주신 선급금, 고맙게 받았고, 열심히 일을 해서 착실히 갚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일은 주어지지 않았고, 저는 김애리 이사님으로부터 '길건씨 돈 갚아야죠' 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무시, 냉대, 왕따 등의 모멸감을 참고 견뎠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팬분들, 동료 연예인들의 아낌 없는 격려와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일을 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돈을 달라고 한 것이 아닌, 일을 주시라고 했던 겁니다. 따라서 제가 소울샵 측에 월300만 원씩을 요구한 것으로 비춰지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폭력을 가했다는 기사도 읽었습니다. 이 기사를 쓰신 기자님께서는 소울샵 측에 확실히 이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게재하셨는지요? 폭력을 휘두른 사실 전혀 없습니다. 아마 소울샵 측에서도 제가 폭력을 가했다고는 말씀하시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폭언은 했습니다. 당시 10년간 믿은 친구로부터 받은 배신감에 분노가 치밀어서 순간적으로 그랬는데, 그래도 폭언까지 한 것은 제가 무조건 잘못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당시 제 친구도 저에게 무서운 얼굴로 막말을 했습니다. 이 역시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폭언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자살협박 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로서 살기 위해 도와 달라고 호소한 것입니다.

●소울샵 경영진으로부터 언어폭력, 모멸감, 모욕, 왕따 등을 겪었습니다.

●연예인으로서 제가 자질부족이었고, 게을렀다는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보컬 언어 안무 등의 레슨에 대하여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경영진 교체 후 모든 레슨은 사라졌습니다.

●거짓말탐지기 앞에 함께 섭시다. 많은 분들이 치킨게임이라며 우리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끊이지 않는 진흙탕 분쟁을 종결짓기 위해서라도, 평소 말과 이메일 내용이 상반되는 두 분께 받은 수모, 방치 등에 대한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거짓말탐지기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뮤지컬 '올슉업' 영상 공개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소울샵엔터테인먼트는 제가 연예인임을 감안해 초상권 부분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차치하더라도 퍼블리시티권에서는 자유로우실 수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이는 법정 분쟁 시 판사님께서 잘 판단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뮤지컬 올슉업에 앞서 이미 저는 김피디님과 대화에서 회사를 나가도 된다는 말씀을 들은 상태였고, 이 사실은 소울샵 박 대표님께도 아십니다.
그럼에도 저는 주어진 환경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에 임했습니다. 주어진 환경이라는 것은, 소울샵엔터테인먼트는 저에게 뮤지컬 올슉업 오디션 준비를 시켜주지 않았습니다. 연습 시켜주지 않았고, 뮤지컬 오디션이 중요하다는 말씀 역시 없으셨습니다. 소울샵엔터테인먼트는 당시 올슉업 대본 1장과 음원도 아닌, 악보 1장만을 저에게 주셨습니다.
오디션에서 제가 자질부족이었다면, 저는 오디션 도중 연습하고 오라는 심사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위로 올라가 음악감독님으로 보이는 분께 멜로디 첫음을 잡아주시라며, 창피함을 무릅쓰고 연습하고 다시 오디션을 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연습을 하고 다시 오디션장으로 들어가 오디션을 봤습니다. 따라서 소울샵은 계약 조항 갑의 위치에서 을인 제가 소속 연예인으로서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매도하실 것이 아니라, 소속 연예인을 관리하지 않으신 것에 더한 방치, 언어폭력, 무능 등에 대하여 잘못하신 것은 없는지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소울샵엔터테인먼트는 프로필 촬영에서 제 의상을 준비해주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저는 44사이즈에 몸을 구겨 넣으면서까지 프로필 촬영을 했습니다. 겉으로 웃고, 속으로 오열했습니다. 서럽고 마음 아팠습니다. 이 역시 매니지먼트로서의 소임에 충실하시지 않은 것입니다.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이 문제는 저 하나만의 것이 아니라 소중한 연예인 선후배들, 동료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현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저의 기자회견이 소속사 측으로부터 부당대우를 받고 남몰래 눈물 흘리는 일부 연예인들을 위한 불공정 갑을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길 소망합니다.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길건 올림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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