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銀, 창단 첫 챔프 기적 쏘다

입력 2015-04-0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만우절 거짓말’이 아니다. 막내 구단 OK저축은행이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8연패를 노리던 ‘거함’ 삼성화재를 무너뜨리고 3전승으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OK저축은행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삼성화재 꺾고 챔프전 3전승 우승·창단 2시즌 만에 축배…MVP는 송명근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다. 창단 2년차 막내 OK저축은행이 실업배구시절까지 포함해 통산 16번 우승을 차지하고 8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삼성화재를 정상에서 끌어내렸다.

4월 1일 만우절에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 3차전에서 파죽지세의 OK저축은행이 정규리그 1위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25-19 25-19 11-25 25-23)로 누르고 3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화재가 챔프전에서 3연패한 것은 2006∼2007시즌 현대캐피탈과의 챔프전 이후 처음이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제자이자, 사령탑 2년차인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의 완승이었다. 최우수선수(MVP)는 플레이오프부터 빼어난 활약을 펼쳐온 OK저축은행 송명근(기자단 투표 총 28표 중 16표 획득)에게 돌아갔다.

신 감독은 경기 전 “안타까울 정도로 우리 리듬을 못 찾고 있다. 한 세트만 따내면 리듬이 돌아올 것 같은데, 선수들도 알지만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오늘 경기를 잘하고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자. 지더라도 고개 숙이지 말고 당당하자. 우리 삼성화재는 그 정도 자격은 있는 팀이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반면 김 감독은 “그동안 우리가 잘한 것보다는 상대가 제 페이스가 아니었다. 우리는 평소대로 한다. 차분하게 상대의 범실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23개의 범실을 한 삼성화재의 틈을 파고들었다. 첫 세트. 두 팀의 기세가 팽팽했다. 6-6에서 ‘송명근 타임’이 나왔다. 2연속 서브 등으로 연속 4득점했다. 그때까지 무득점이었던 삼성화재 레오가 첫 공격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긴장감을 이기지 못해 청심환을 먹는다는 삼성화재의 리시브는 여전히 흔들렸고, 6개의 블로킹을 맞았다.

1세트 4개의 블로킹을 당한 레오가 계속 영점을 잡지 못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공격, 서브범실이 나왔다. 2세트에도 8-6, 16-12로 OK저축은행이 흐름을 이어갔다. 송명근의 확률 높은 공격이 꾸준히 터졌고, 삼성화재는 따라가려고 할 때마다 리시브 불안에 이은 상대의 블로킹에 발목을 잡혔다. 삼성화재는 17-19까지 따라붙었으나 OK저축은행은 추격을 뿌리쳤다.

벼랑에 선 삼성화재는 3세트 25-11로 이겨 자존심을 세웠지만 너무 늦었다. OK저축은행은 4세트 23-22에서 박원빈이 레오를 막아내며 매치포인트를 만든 뒤 24-23에서 레오의 서브 범실로 기적을 완성했다.

안산|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