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최강 레알’ 신화 쓴 두 남자

입력 2016-05-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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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승부차기에서 5번째 키커로 나서서 승리를 확정한 뒤 유니폼 상의를 벗은 채 포효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지단, 선수·코치 이어 감독으로 챔스리그 우승
호날두, 승부차기 5번 키커 자청 ‘피날레 V골’


유럽클럽축구의 최강자는 이번에도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R.마드리드)였다.R.마드리드는 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마드리드 더비’로 펼쳐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와의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활짝 웃었다. 라모스(R.마드리드·전반 15분)와 카라스코(AT.마드리드·후반 34분)의 골로 1-1 동점을 이룬 뒤 연장에서도 승패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의 운명은 잔인한 ‘11m 룰렛’에서 갈렸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긴 R.마드리드는 통산 11번째 이 대회 우승을 달성한 반면, 2년 전에도 ‘지역 라이벌’에게 무너진 AT.마드리드는 준우승만 3차례 하는 악몽을 되풀이했다.

레알 마드리드 지네딘 지단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초짜, 베테랑 꺾다!


‘영원한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44·프랑스·작은 사진) 감독이 지휘한 R.마드리드의 오케스트라는 웅장하지도, 장엄하지도 않았지만 임팩트는 간결했다. 지단은 올 1월 세상에서 가장 영광스러우면서도 가장 부담스러운 R.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른 감이 없진 않았다. 그 전까지 1군 사령탑 경험은 없었다. 코치, 2군 감독이 전부였다. 그러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현 뉴캐슬)이 전반기 성적 부진으로 팀을 떠나자 R.마드리드 이사회는 지단을 불러들였다. 지단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탁월한 리더십, 적재적소의 전술로 좌초 위기의 팀을 구했다. 스페인 내에선 ‘무관’에 그쳤으나, 그에게는 남은 카드가 있었다. 게다가 유럽 타이틀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 선수로 R.마드리드에 입단한 첫 시즌인 2001∼2002시즌 레버쿠젠(독일)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결승골을 뽑은 그는 수석코치로 활동한 2013∼2014시즌 결승에선 AT.마드리드를 꺾고 팀의 통산 10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올 시즌은 화룡점정. R.마드리드에서 선수∼코치∼감독으로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평정한 인물은 없다. 사실 이날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점유율에선 46대54(%)로 밀렸고, 슛과 패스 횟수 역시 뒤졌다. 선을 최대한 끌어내린 채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결과였다. 그러나 마지막 집중력은 있었다. 지단은 “감독으로 우승한 올해가 가장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지네딘 지단 감독(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변함없는 ‘스타 DNA’ 호날두

R.마드리드를 대표하는 ‘특급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포르투갈)가 이날 크게 한 역할은 없었다. 유효 슛 3회가 사실상 전부였다. 그러나 존재감은 뚜렷했다. 부상 여파로 인상적이진 않았으나 그를 무시할 순 없었다. 호날두를 중심으로 한 R.마드리드의 공격라인은 화려했고,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승부차기를 매듭짓는 마지막 킥도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자신이 직접 5번 키커를 자청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골로 4시즌 연속 득점왕에 등극했다. 한때 팀 내 불화설의 중심에 섰던 그는 지단 감독과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며 성공적으로 한 시즌을 마쳤다. 세계 최고 축구선수의 상징인 ‘발롱도르’를 향한 욕심도 크다. 2008, 2013, 2014년 3차례에 걸쳐 이 상을 수상한 호날두는 “환상적인 밤이다. 팀과 나는 이미 특별한 역사를 만들었다”면서도 “만족할 만한 기록(올 시즌 총 51골)을 세웠기에 발롱도르 역시 따라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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