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임창용은 왜 오재원의 머리를 겨냥했나

입력 2016-08-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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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광주 두산-KIA전에서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9회초 임창용(왼쪽)의 견제구가 2루 주자였던 오재원을 향하면서 ‘위협구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나 이는 28일 경기 전 임창용이 오재원에게 사과하면서 일단락됐다. 사진제공 |스포츠코리아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임창용(40·KIA)과 오재원(31·두산)의 ‘2루 견제구’ 시비가 하루가 지난 28일 당사자간의 대화로 일단락됐다. 두 선수는 물론 팬들까지 한바탕 소란으로 몰고 간 27일의 일을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종합해본다.


● 문제의 장면은 무엇?

문제의 장면은 KIA가 9회초 두산에 5-3으로 앞선 시점에서 발생했다. 2사 후 오재원이 볼넷과 도루로 2루에 나가있던 상황. 임창용이 타자 김재호를 상대하다 2루에 견제 동작을 취했고, 이에 놀란 오재원은 재빨리 귀루 동작을 취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2루 커버를 들어오려던 KIA 내야수가 없었던 상황에서 임창용이 2루 왼편으로 강하게 견제구를 던졌고, 이 공이 오재원의 머리를 향하면서 일이 커졌다. 1·3루와 다르게 2루엔 견제구를 던지지 않아도 보크로 판정받지 않지만, 임창용은 망설임 없이 견제구를 뿌렸다.

황급히 공을 피한 오재원은 두 손을 쓰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곧바로 그라운드에 나와 선수가 다칠 뻔했다며 항의를 표했다. 심판진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민호 주심을 비롯한 심판진은 마운드에 올라 두 선수를 진정시키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사태는 쉽게 수습되지 않았다. 이민호 주심이 임창용과 오재원에게 모두 경고를 내리자 이번엔 오재원이 직접 항의에 나섰다. 자신은 공을 피하고 당황스러움을 나타냈을 뿐인데 왜 자신에게도 경고를 주냐는 어필이었다. 결국 경기는 오재원이 진정을 되찾고 2루로 돌아간 뒤부터 속행됐다.


● 임창용, 오재원 만나 오해 풀어

일단 KIA측은 견제 사인미스라는 입장이다. 2루 견제사인이 나와 임창용은 그대로 행하려 했지만, 내야수들이 이를 캐치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임창용은 경기 직후 관계자의 입을 빌려 “견제 상황에서 유격수 최병언이 2루에 들어가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포수 마스크를 썼던 포수 백용환 역시 다음날 ‘김재호 타석에서 견제 사인이 나왔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두산에선 일부 코치진이 불쾌감을 나타냈지만, 임창용이 직접 두산 덕아웃을 찾아와 서로 오해를 푼 만큼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임창용은 이날 경기 전 KIA 이대진 투수코치와 함께 두산 덕아웃을 찾았고, 오재원과 대화로 오해를 풀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별 일이 많다”는 말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이날 사태에 대해 도상훈 심판위원장은 28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오전에 이민호 심판과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며 “당시 현장에서는 오재원이 과민 반응을 했다는 판단으로 임창용과 함께 오재원에게도 경고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미스러운 일과 관련해 추가 징계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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