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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분야 파고들수 있게… 생애 첫 연구비 年3000만원 지원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6-05-13 03:00:00 수정 2016-05-13 03: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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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과학기술전략회의]R&D 전략 어떻게 바뀌나

“과학기술 혁신 국가가 선도”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에서 네 번째)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과학기술 혁신 정책을 범국가적으로 선도해 나갈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황교안 국무총리(왼쪽에서 네 번째), 신성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대기업 R&D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근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연구개발(R&D) 과제에 대한 평가를 맡은 적이 있는데, 80%가 기업에서 개발 중이거나 개발 완료된 기술이었다.”

L사의 최고기술책임자가 최근 열린 출연연 간담회에서 내뱉은 발언은 한국 R&D의 현실을 한마디로 압축하고 있다. 그동안 출연연이 대학이나 기업과 차별성 없이 연구를 수행한 탓에 원천기술의 개발도 아니고 상용화도 안 되는 소모적인 연구를 해 왔다는 지적이다.

12일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한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국가 R&D 시스템의 해묵은 과제들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학 정부 기업이 각자 역할에 맞는 연구를 함으로써 선진국을 따라가기 바빴던 R&D 시스템에서 벗어나 ‘선도자’가 되기 위한 시스템으로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 한국도 일본처럼 대학을 노벨상 기지로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자만 21명이 나온 일본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꾸준히 기초연구에 투자해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며 “우리도 대학을 중심으로 기초연구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한계돌파형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학의 기초연구에 지원하는 예산을 올해 1조1000억 원에서 2018년까지 1조5000억 원으로 늘린다. 민간에서 더 잘할 수 있는 상용화 연구는 축소하되 꾸준히 한 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10년 이상 장기 연구과제 비율을 현재 10%에서 2018년까지 20%까지 늘린다. 또 기초연구사업 선정이나 평가에서 논문이나 특허 건수 등 양적 지표는 제외하기로 했다.

○ 출연연, 백화점식 연구 퇴출

이날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출연연이 언제부터인가 애매한 연구 결과만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사실상 출연연을 질타했다. 그 대신 10년 이후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원천연구와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응용연구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백화점식 연구를 양산한 배경이 되었던 3년 미만의 소규모 단기과제의 비중을 현재의 50%에서 2018년까지 20%로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가 R&D 사업에서 소외됐던 대기업도 국가 R&D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토록 해 대기업들의 높은 R&D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이번 회의에서 눈에 띈다.

국내 연구자들의 행정 부담도 덜어주는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실제 3월 정부가 주관한 연구자 간담회에서 K대의 한 교수는 “연구시간의 15%를 연구행정에 사용하고 있어서 연구에 몰입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계획서를 100쪽에서 5쪽으로 줄이고 첨부 서류도 4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축소한다.

○ 컨트롤타워 역할 의문도

과학기술전략회의는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 간 대국 직후인 3월 17일 박 대통령이 ‘지능정보사회 민관합동간담회’를 통해 신설 계획을 밝혔던 기구로 이번 회의를 통해 공식 출범하게 됐다. 당시 박 대통령은 “(국가 R&D) 컨트롤타워 기능의 취약성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이 의장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국과심)와 중첩되는 부분이 많아 ‘옥상옥(屋上屋)’에 대한 우려가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 양성광 대통령과학기술비서관은 이날 미래창조과학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과심은 집행기구인 반면 과학기술전략회의는 방향을 결정하고 부처 간 혼선을 정리해 집행기구의 집행력을 강화하는 역할”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재원 마련 계획과 관련해 각 부처의 중복되는 R&D 사업에서 5%를 절감하고, 성과가 부진한 사업 등에서 10%를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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