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결과

카길, GE 등 美 기업 ‘북한 진출’ 검토 중

송홍근 기자

입력 2019-02-19 10:09:00 수정 2019-02-19 10: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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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길, 코메탈 북한과 접촉”
“영변 셧다운-연락사무소 설치 합의”
“서한만 유전도 논의”
트럼프 “北 완전히 다른 경제 로켓 될 것”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은 엄청난 경제 강국(Economic Powerhouse)이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월 8일 트위터를 통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2월 27, 28일)이 개최된다고 발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다른 사람을 놀라게 할지 몰라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나는 그를 알아왔고, 그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충분히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다른 종류의 로켓이 될 것이다-경제 로켓!”(a different kind of Rocket-an Economic one!)이라고 썼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월 22일 위성 연결로 진행한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설 직후 문답에서 “북한의 경제성장 달성에 필요한 엄청난 민간 부문의 진출이 있을 것”이라면서 “민간 기업들은 북한에 투자하고 북한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으며 민간 부문이 이 협정의 최종 요소를 이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무장에 나섰다. 핵을 개발하면 제재를 받는다는 것은 ‘바닷물은 짜다’와 같은 얘기다. 핵은 ‘경제를 포기하고’ ‘체제 안보’를 택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비핵화를 하겠다고 한다. ‘경제 발전을 포기하고 핵을 개발하다’가 ‘경제 발전을 위해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핵 없는 북한 체제가 온전할 수 있을까.
평양 시내.

“전쟁 끝낼 준비 돼 있다”

북한 인사들과 20년 넘게 접촉해온 대북소식통은 “기왕에 보유한 핵무기 완전 폐기는 뒤로 미뤄놓은 상태에서 핵시설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 ‘적당한 비핵화’와 ‘적당한 제재 해제’를 합의한 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자본이 북한에 들어오는 게 평양의 큰 그림”이라고 말했다. 이 구도는 불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진 상황에서 북한이 경제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경제개발구 22곳을 지정하는 등 개방을 추진했지만 제재에 가로막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셧다운’하고, 해체 수순을 시작하며 북·미 간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게 하노이 합의에 담길 것”이라면서 “연락사무소가 생기면 그곳을 통로로 민간 투자 논의가 이뤄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노이 합의 이후 스텝 바이 스텝으로 비핵화 과정이 이어지게 된다”면서 “북한은 미국 자본의 북한 투자가 체제를 보장해주리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되면 북한은 친중(親中)친미(親美) 국가가 되며 한국의 대외 및 안보 환경이 송두리째 바뀐다”면서 “기왕의 핵무기 폐기는 한참 뒤의 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노이 선언에는 종전선언 관련 문구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월 3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대표.

희귀금속·희토류 매장량 세계 10위권

미국의 북한 투자는 비핵화 상응 조치다. 개방을 미국이 주도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회담 장소가 베트남이라는 점도 의미심장(意味深長)하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을 치렀으나 현재는 친미 국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과 관계 개선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대북소식통은 “북한 인사들에 따르면 전력망 등 인프라와 관련해 GE(제너널 일렉트릭), 곡물 및 종자, 육류 생산업체인 카길 등의 북한 진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가 기간망 산업에 특화된 GE는 북·미 간 연락사무소가 개설되면 곧바로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GE는 전력 및 재생에너지 사업에 특화돼 있다. 카길은 미국 최대 곡물업체이자 글로벌 메이저 농산물 업체다.

복수의 소식통은 “지난해 9월 카길 관계자들이 평양을 방문해 북측 인사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카길 측은 방북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부인했으나 “카길 인사들이 경제시찰단 자격으로 방북했다고 북측 인사들이 말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카길은 1990년대 북한 식량난 때 곡물을 제공하고 광물을 넘겨받는 논의를 진행한 적도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해 5월 “핵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면 미국 기업들의 북한 지원이 준비돼 있다”며 “미국의 농업적 역량이 북한을 지원해 고기를 먹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독일에 본사를 둔 다국적 광물회사 코메탈도 북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메탈은 1995년에도 북한산 마그네사이트 수입을 논의하고자 방북한 적이 있다. 코메탈 측은 당시 마그네사이트의 대미(對美) 수출을 전담한다는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에 북측과 함께 서명했다.

북한에서는 마그네사이트 광산을 백금산(白金山)이라고 한다. 노동신문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백금 골짜기’라는 기획기사를 싣기도 했다. 북한의 마그네사이트 매장 추정량은 세계 수위를 다투지만 설비 부족과 전력난으로 채굴량이 적다. 마그네사이트는 희귀금속으로 강판 경량화, 정보기기 소형화의 필수 요소인 마그네슘 합금의 원료다. 북한은 220여 종의 광물 자원을 갖고 있으며 희귀금속과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10위권에 든다.

북·미 협상 과정에서 북한 남포 앞바다 서한만(西韓灣) 유전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고, 중국이 이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는 언급도 북측 인사로부터 나왔다(신동아 2월호 “북·미 ‘남포 앞바다 유전 개발’ 합의…中 극력 반대” 제하 기사 참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9일 “북한이 외국인 투자를 원한다는 것을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면서 “그것이 북·미 대화가 잘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라는 전제조건을 달면서도 민간 기업의 북한 투자를 협상 카드로 언급해왔다.

세기의 담판

오보(誤報)로 드러났으나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대표의 방북설에 북한이 반색했다. 조선신보는 “조·미 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보여주는 징조”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선신보는 또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 “대북 투자는 대박” 등 로저스의 과거 발언을 소개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네덜란드 투자자문회사 GPI컨설턴시도 5월 방북을 추진한다. 2월 12일 폴 치아 GPI컨설턴시 대표는 “5월 20~28일 방북할 기자단을 모집한다”며 ”기자단은 북한의 정치·경제·안보·사회 등을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서 어떤 사업 기회가 있을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볼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사적 첫 대좌인 6·12 정상회담 이후 260일 만에 ‘세기의 담판’ 테이블 앞에 앉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결과물은 무엇일까.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의 관심이 하노이를 향하고 있다.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 기사는 신동아 2019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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