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결과

양당 구도냐 다자 구도냐…‘보수대통합’ 경우의 수는

뉴시스

입력 2019-04-14 13:55:00 수정 2019-04-14 13: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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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단일화 맞서 보수통합 필요성 점점 대두
황교안 '빅텐트론' vs 유승민 '개혁보수' 갈릴 듯
당 대 당 통합 대신 의원 개별 영입 가능성 커
전략적 필요성 떨어져 보수대통합 무산될 수도
한국당 지지율 오를수록 '친황 체제' 구축 쏠려
"총선 승리 뒤, 대선 전에 추진해도 늦지 않아"


내년 4월에 치러질 21대 총선의 대결 구도는 보수대통합 여부에 따라 보수 대 진보 간 전통적인 양당구도가 될지, 거대정당 대 군소정당 간 다자구도가 될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익과 노선을 좇는 국회의원들의 이합집산이 올 가을께 본격화하지지 않겠냐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4·3 보궐선거의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여야 할 것 없이 총선 전망에 위기감이 팽배해 정계개편의 계절이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계개편 논의는 주로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소위 ‘보수대통합론’이 끊임없이 분출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예열되는 상황이다. 보수대통합 방식을 둘러싼 경우의 수는 크게 당 대 당 통합, 의원 개별 이동, 신당 창당을 들 수 있다.

황교안 한국당 당대표는 이념에 상관없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라는 헌법 가치를 인정하는 모든 정치 세력을 끌어 담겠다는 이른바 ‘빅텐트론’을 계속 밀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창원 보궐선거 때 대한애국당 표가 너무 아쉬웠다. 우파 통합의 교훈을 얻었다”며 석패 원인을 보수 표가 일부 분산됐기 때문으로 보고 보수대통합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의석수를 기준으로 자유한국당은 114석, 바른미래당은 29석으로 당 대 당 통합을 하게 되면 143석이 된다. 단순 계산으로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128석)을 제치고 원내 제1당에 오를 수 있다. 다만 바른미래당 내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통합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높다. 진보 성향인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제3지대’에서 호남신당을 차리기 위해 자진 탈당하지 않는 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간 당 대 당 통합은 확률상 ‘제로(0)’라고 할 수 있다.

친박계 핵심인 조원진 의원이 대표로 있는 대한애국당과의 당 대 당 통합도 사정은 여의치 않다. 박건희 대한애국당 대변인은 최근 논평을 내 “보궐선거 이후에 보수대통합 문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탄핵을 주도했던 배신자들과는 같이 할 수 없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헌신짝처럼 내쳐버린 홍준표 대표 등을 정리하지 않으면 대한애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렇기에 현실적으로 당 대 당 통합보다는 의원 개별 영입을 통한 보수 세력의 통합에 더 무게가 쏠린다.

지난해 말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의 자유한국당 복당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바른미래당의 ‘인재 영입 1호’로 불리는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이 한국당으로 입당했다. 바른정당계 의원 8명과 보수 색채가 짙은 이언주 의원 등의 한국당행(行)도 타이밍의 문제일 뿐 궁극적으로는 실현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선 총선이 임박한 즈음에 몸값을 최대한 높여 옮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비박계 성향인 바른정당계 의원 대다수가 친박계가 득세하기 시작한 ‘황교안 체제’ 하의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는 데 회의적이어서 의원 개별 영입을 통한 보수대통합론 역시 지금으로써는 추진 동력이 약해 보인다는 점이다.

유승민 전 대표는 최근 대학 강연에서 보수통합론과 관련, “자유한국당이 보수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변화가 있지 않은 이상 덩치만 키우는 통합은 국민들에게 외면 받을 것”이라며 “그 분들이 제 눈에 보기에는 변화, 혁신할 의지가 없어 보이고 변한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보궐선거 참패 책임 차원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당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더라도 한국당으로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며 “우선 원내대표부터 새로 뽑고 당을 정비해서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렇다고 물밑에서 의원들 간 교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바른미래당 의원들을 사석에서 만나보면 한국당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 게 아니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마음은 어느 정도 넘어 왔다고 말하는 의원도 있다”며 “복당을 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고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한 의원실의 관계자는 “4·3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내부적으로 이대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다들 한국당과의 통합에 관심은 있어도 인지도가 높은 중진 의원들은 복당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지 않고 있고, 상대적으로 초·재선 의원들은 내년에 선거에서 떨어질까 봐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늦어도 올 연말에는 탄핵 찬성 세력과 개혁보수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중도·개혁보수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에서 거론된다. 재야의 보수 인사들까지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보수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바른정당계 의원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는 보수대통합론으로, 여기에는 한국당 안에서 친박계에 밀린 비박계 의원들을 흡수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지난해 말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올해 초에도 한국당 의원들을 두루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황교안 체제가 안착하고 있는 만큼 거대 정당의 틀을 깨고 신당에 합류할 보수 정치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총선 전 보수대통합이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황 대표가 TK(대구·경북)에 치중한 한국당의 정치 구도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위해 보수대통합을 시도하겠지만, 수도권과 PK(부산·경남) 등 탄핵 이후 약세 지역에서 근래 당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만큼 보수대통합을 총선 전략의 대전제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황 대표가 당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총선에서 공천권을 최대한 활용, 대폭 물갈이를 통해 ‘친황(親黃) 체제’ 구축에 우선 순위를 둘 가능성도 상당하다. 야권의 보수대통합은 총선에서 승리한 뒤, 대선 전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시각이다.

황 대표는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보수 통합을 묻는 질문에 “헌법 가치를 같이 하는 모든 정치 세력이 함께 하는 통합을 꿈꾸고 있지만 갑자기 그렇게 되기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며 속도 조절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우리가 단단하게 다져지면 그 외연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더 큰 통합을 하나하나씩 이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번에 (보궐 선거에서) 그 가능성을 봤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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