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삼성’ 이상 없습니까?

입력 2017-08-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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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5년형…경영 빨간불
M&A 등 차세대 전략 차질 불가피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삼성전자가 경영전략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25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이 즉각 항소방침을 밝혔지만, 삼성전자는 일단 총수부재 비상체제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 삼성전자는 오너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 전략 마련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구속된 2월 이후 삼성전자의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 지난 2분기도 반도체 사업 호황 등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 치웠다. 전문경영인 비상체제를 가동한 덕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전략 마련엔 그늘이 드리워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전장기업 하만 인수 이후 글로벌 무대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에서도 산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단행해야 호황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데,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총수 부재 장기화를 대비할 조직 내부의 시스템도 부족하다. 삼성은 올해 초 그룹 전반의 인사와 감사, 사업 전략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이후 각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비상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장기적인 주요 경영전략과 투자 등을 결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대체적인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문경영인들은 보수적인 경영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경우 인수합병 활동 등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일을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오너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마련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p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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