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후보 생판 모르는 사람” “경제 어려운데 1번 찍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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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1]안갯속 표밭
[격전지를 가다]경기 남양주갑

경기 남양주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심장수 후보(왼쪽 사진)와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후보가 각각 남양주 화광중학교 어머니 요리교실과 마석사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양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경기 남양주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심장수 후보(왼쪽 사진)와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후보가 각각 남양주 화광중학교 어머니 요리교실과 마석사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양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경제가 어려운 건 맞는데…. 그렇다고 생판 모르는 사람을 뽑을 수도 없으니….”

경기 남양주갑의 한 주민은 1일 이렇게 말했다. 이 지역은 4·13총선에서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됐다. 그 자리에 검찰 선후배 간 대결이 펼쳐진다. 새누리당은 당협위원장인 심장수 후보를 낙점했고 더민주당은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의 조응천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이날 오전 10시 심 후보는 남양주시 화광중학교에서 열린 요리강좌에 참석해 주부들과 인사를 나눴다. 심 후보는 “12년 동안 야당이 국회의원 했지만 지역이 발전했느냐”며 야당의 무능함을 질타했다. 이어 자신을 “공천을 받든, 못 받든 초심을 잃지 않았던 지역 일꾼”이라며 “오랫동안 지역을 위해 일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심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패했고 19대 총선에는 송영선 전 의원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 했다. 송모 씨(59·여)는 “오랫동안 (심 후보) 부부가 지역 봉사활동에 빠짐없이 참석했다”며 “지역을 위해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이 낫다”고 말했다.

앞선 오전 8시 남양주시 마석 사거리. 파란색 유세차에 오른 조 후보는 “식당을 했던 자영업자였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내 능력과 열정을 믿어 달라. 경제를 심판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여당이 경제를 망쳤다고 비판한 것이다. 유세를 지켜보던 주부 김모 씨(53·여)는 “주변에서 다들 먹고살기 힘들다고 한다. 정부가 정신을 차리려면 이번에는 야당을 찍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정모 씨(56)는 “여당이 잘못했으니 야당을 찍고 싶다”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동네에 대해 뭘 알 수 있을지 몰라 아직 결정을 못 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조모 씨(36)는 “기호 2번 후보는 누군지 잘 모르겠다”며 “인물이 바뀌어도 선거 때마다 똑같은 소리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지역 토박이’인 심 후보가 ‘정치 신인’인 조 후보에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일보와 리얼미터가 지난달 27, 28일 경기 남양주갑 거주 성인 남녀 50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는 46.1%, 조 후보는 23%의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당 유영훈 후보는 10.0%. 조 후보가 심 후보에 비해 지역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심 후보와 조 후보는 사시 22회, 28회 출신이다. 서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심 후보는 “아는 후배로 인사는 한다”, 조 후보는 “평범한 검사 생활했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법조인이면서도 거리를 두는 모양새였다.

남양주를 비롯한 경기 동부지역은 19대 총선에서 여야가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이 6곳(성남 분당갑·을, 하남, 이천, 광주, 여주-양평), 더민주당과 옛 통합진보당이 단일 후보를 내면서 5곳(성남 수정, 성남 중원, 구리, 남양주갑·을)에서 각각 이겼다.

이번 4·13총선에서는 지역구 2곳(광주갑, 남양주병)이 새로 생겼고 최재성, 박기춘(남양주을) 유승우 의원(이천) 등 3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프리미엄’이 없는 지역구 5곳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여야가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기 남양주병에는 새누리당 주광덕 후보와 더민주당 최민희 후보가 맞붙는다. 금곡동에서 40년을 살았다는 박영근 씨(70)는 “야당이 연고가 없는 후보를 낸 건 낙하산 공천”이라며 “야당 의원이 내리 3선을 했는데 기대에 못 미쳤다. 이번에는 여당 후보가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철물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7)는 “원래 여당을 지지했는데 서로 (공천) 싸움만 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남양주=우경임 woohaha@donga.com·송찬욱 기자
#격전지#남양주갑#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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