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전범기 앞에 선 아베… 개헌의지 노골적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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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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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일본 사이타마현 육상자위대 아사카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사열식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탑승한 오픈카가 욱일기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아베 총리는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이타마=AP 뉴시스
14일 오전 일본 사이타마현 육상자위대 아사카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사열식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탑승한 오픈카가 욱일기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아베 총리는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이타마=AP 뉴시스
“총리에게 경례!”

14일 오전 10시 일본 사이타마현 아사카시의 육상자위대 아사카훈련장. 자위대의 최고 지휘관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탄 오픈카가 육해공 자위대 등 29개 부대 4000여 명의 장병들 앞을 지나가자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旭日旗)가 차례대로 올라갔다. 욱일기는 육상 자위대와 해상 자위대의 공식 깃발이다. 3만 관객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총리 옆에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신임 방위상도 모습을 드러냈다.

자위대 사열식(열병식)은 매년 육해공 자위대가 번갈아 가며 열고 있다. 올해 차례인 육상자위대 사열식은 2016년 이후 2년 만이다.

○ “국민 90%가 자위대 인정”

지난달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3선 연임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이날 사열식 훈시에서 개헌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자위대 존재가 냉정하게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국민의 90%가 경의를 갖고 자위대를 인정하고 있다”며 “모든 자위대원이 자부심을 갖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치인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 책임을 확실히 완수해 나가는 결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개헌안은 평화헌법의 9조 1항(전쟁 포기)과 2항(전력을 갖지 않음)을 그대로 둔 채 자위대의 존재를 추가하는 것이다. 자민당 총재 당선 소감으로 개헌을 언급한 그는 24일 임시국회에서 개헌안을 설명할 계획이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반대하더라도 자민당 독자적으로라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아베 총리는 “우리나라 및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를 위해 미국 영국 호주 등 여러 나라와 함께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中 견제하며 ‘전쟁 가능국’ 박차

이날 사열식에 참가한 차량은 총 260대. 즉시대응기동연대가 선보인 시속 100km로 달리는 16식 기동전투차(MCV)와 일본판 해병대로 불리는 수륙기동단의 수륙양용차 등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항공기도 40대나 등장했다. 특히 올해 초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에 처음 배치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등장하자 사회자는 “앞으로 일본 영공을 지켜줄 차세대 전투기로 그 역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당초 F-35A를 42대 도입하기로 했던 일본은 최근 20대를 추가해 62대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육상자위대가 미군 이외에는 처음으로 영국군과 일본 내에서 공동 훈련을 했고 7월에는 해상자위대가 인도 해군과 공동 훈련을 했다. 중국의 해양 진출 견제가 주된 목적이다. 자위대 사열식이 열린 14일 새벽에도 수륙기동단이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인근에서 미국 해병대와 공동 훈련을 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5년간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불확실해졌고 우주, 사이버 등 새로운 분야에서 (다른 국가보다) 우위에 서지 못하면 나라를 지킬 수 없다”며 군사력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사이타마=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전범기 앞에 선 아베#개헌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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