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남경찰서 99명 전출 ‘문책성 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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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유착 관련자 등 대상… 과장급 5명 포함 대거 물갈이
이의신청 검토뒤 23일께 발령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를 계기로 유흥업소와의 뿌리 깊은 유착관계가 드러난 강남경찰서가 100명에 가까운 직원을 다른 경찰서로 보내기로 했다. 일종의 문책성 인사로 서장(총경) 바로 아래 계급인 과장급(경정) 5명을 포함한 99명의 경찰관이 다른 경찰서로의 전출 심의대상에 올랐다. 강남서는 당사자들에게 전출 대상임을 최근 통보했다.

경찰청은 이달 4일 ‘유착비리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강남서를 ‘특별 인사관리구역’으로 지정했다. 특별 인사관리구역은 비리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거나 비리 발생 위험이 높은 경찰서를 대상으로 지정하는데 강남서가 1호로 지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거나 직원 내부 평가에서 기피 대상으로 지목된 직원, 고소·고발인 등 사건 관련자로부터 수차례 민원이 제기된 직원들이 전출 대상에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장급 5명과 계장·팀장급(경감) 20여 명도 포함됐다. 이들에게는 부하 직원들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었다. 동료 여경을 성추행하거나 사건 무마를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경찰관도 전출 대상자에 포함됐다. 스스로 전출을 희망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전출 대상자는 모두 177명으로 강남서 소속 전체 경찰관(858명)의 20%가 넘는다. 강남서는 전출 심의대상자 중 절반 이상이 이의신청을 한 상태여서 이의신청을 받아들일 만한 사정이 있는지를 검토한 뒤 이르면 23일 인사 발령을 낼 예정이다.

전출 심의대상에 오른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남서에서 근무하기 이전에 받은 징계 전력까지 전출 이유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부터 전출 대상이 된 팀장급 이상 관리자의 경우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강남서장으로 부임한 박영대 총경은 취임 후 수사 부서에서 5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을 비수사 부서로 보내는 큰 폭의 인사이동을 준비했다. 하지만 전출 대상 인원이 예상보다 많아지면서 내부 인사는 최소화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강남서 관계자는 “떠나는 직원이 사건을 90건 이상 남겨 놓은 경우도 있다”며 “수사관이 바뀌면서 시민의 불편이 더 커질 수 있기에 내부 인사는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버닝썬 유착#강남경찰서#대거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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