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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희진 부모 살해 피의자, 탐정 사칭하며 사기 피해자들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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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희진 부모 살해 피의자, 탐정 사칭하며 사기 피해자들 접촉

안양=김은지기자 , 조동주기자 , 신광영기자 입력 2019-03-24 19:57수정 2019-03-2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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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신소 동원 이 씨 부모 미행, 車에 위치추적기도
경찰 “1년여 전부터 범행 계획했을 가능성”
이희진 씨 부모 살해 피의자 김모 씨(34·구속)가 지난해 4월 이 씨 사기 사건 피해자 A 씨에게 만남을 제안하며 보낸 e메일.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33·수감 중)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 씨(34)가 지난해 4월 ‘일본 탐정’을 사칭하며 이 씨로부터 사기당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이 씨 관련 정보를 수집하려 했던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가 흥신소 직원을 동원해 이 씨 부모를 미행하고 이 씨 부모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붙여 동선을 추적하는 등 1년여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 사기 피해자 A 씨는 24일 본보의 통화에서 “지난해 4월 김 씨로부터 ‘이 씨 관련 제보할 게 있으니 만나자’라는 e메일을 받아 한 차례 만났다. 이후 연락이 없다가 11개월 만인 15일(김 씨 검거 이틀 전) ‘이 씨 어머니 돈을 보내주면 받겠느냐’고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김 씨가 처음 연락해온 시기는 이 씨 형제의 1심 선고일인 지난해 4월 26일. 김 씨는 이날 A 씨와 통화하며 “나는 일본 탐정인데 조사해보니 언론에 나온 피해가 많이 축소돼있다. 법원에 가서 사람들(피해자들) 얼굴을 봤는데 이미 (돈을) 다시 찾으려는 의지가 없어보였다”고 말했다.

이틀 뒤 김 씨는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A 씨와 만나 이 씨 부모가 지난해 2월 이사 간 아파트 주소를 언급하며 ‘드론을 띄워 (이 씨 부모를)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씨 부모는 당시 김 씨가 거론했던 이 아파트에 거주했으며 지난달 25일 그곳에서 피살됐다. A 씨는 “김 씨가 자신이 아는 걸 흘리면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캐내려고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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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김 씨가 ‘검찰 출신 청와대 고위 인사가 이 씨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식의 허황된 얘기를 해 더 이상 만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희진 씨 부모 살해 피의자 김모 씨(34·구속)가 범행 3주쯤 뒤인 이달 16일 이 씨 사기 사건 피해자 A 씨에게 연락을 시도하며 보낸 문자메시지.

이후 김 씨는 별다른 연락이 없다가 11개월 만인 이달 15일 A 씨에게 카카오톡으로 불쑥 전화를 걸어왔다. 김 씨 등이 이 씨 부모를 살해한 지 3주쯤 지난 때였다. 김 씨가 이날 낮 이 씨의 동생(31)을 만나고 몇 시간 뒤 A 씨에게 연락한 것이었다. 김 씨는 A 씨에게 “판을 뒤집을 수 있는 걸 하려고 하는데 자문을 구하고 싶다”며 “이 씨 어머니의 돈을 보내주면 안 받으실 거냐”고 물었다. 경찰은 김 씨가 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범행으로 포장하기 위해 뒤늦게 A 씨와 접촉하려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씨는 다음날인 16일에도 A 씨에게 ‘제보하려고 전화했는데 안 받으시네요. 밀항 준비 중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계속 연락했다. 김 씨는 17일 밀항 브로커를 만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A 씨는 “제가 지난해 4월 만났던 사람이 이 씨 부모 살인 용의자라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지난달 25일 범행 당시 이 씨 부모의 돈 가방에서 이 씨 동생이 하이퍼카 ‘부가티 베이론’을 15억 원에 판매한 매매증서를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 씨가 이 매매증서를 보고 돈을 더 빼앗기 위해 이 씨 동생을 만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김 씨는 15일 수도권의 고깃집에서 이 씨 동생을 만나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김 씨는 이어 16일에도 이 씨 동생과 다시 만나기로 했다가 약속을 취소했다. 김 씨 측은 “이 씨 동생에게 범행을 털어놓고 사과하려고 만났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첫 만남 때 못한 사과를 하려고 또 만나기로 했는데 도저히 못 할 것 같아 약속을 취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양=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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