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0대 수출국 중 최악의 성적, 수출장벽 과감히 없애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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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0일 수출이 283억 달러(약 333조 원)로 작년 동기보다 13.6%나 줄었다. 3년 반 만에 가장 많이 줄었던 지난달보다 더 나빠지면서 8개월 연속 마이너스 실적이 확실시된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30.2%로 가장 크게 줄었고,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19.3%나 감소했다. 일본 정부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로 인한 피해가 시작되기 전의 성적이 이렇다.

세계 10대 수출국들의 올해 1∼4월 실적에서도 한국이 가장 가파르게 떨어졌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교역 규모가 줄면서 10개국 가운데 분쟁 당사국이자 수출 1, 2위국인 중국과 미국을 제외한 8개국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6.9%나 감소했고 뒤를 이어 독일이 ―6.4%, 일본이 ―5.6%였다. 세계 무역 교란과 반도체 경기 하락이 한국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지금 세계 무역 환경은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기술전쟁과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기존의 국제 분업체계가 재편되고 있다. 자유무역의 수호자였던 강대국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부르짖으면서 한국처럼 수출로 먹고살던 나라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부품·소재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세액공제를 늘리고,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소재에 관세를 면제해 주는 ‘할당 관세’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큰 판이 흔들리고 있는데 일시적인 땜질로는 한계가 있다.

수출산업을 가로막는 규제들을 풀어주고, 주 52시간제를 보완할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 확대 등으로 현장의 어려움을 덜어주어야 한다. 경제 성장의 엔진인 수출이 더 이상 무너지게 해서는 안 된다.
#미중 무역분쟁#수출산업#주 52시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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