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상반기 영업익 전년比 2배 확대…통상임금·원화약세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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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3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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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로 늘어난 1조13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표만 보면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이나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글로벌 판매실적은 전년과 비교해 오히려 떨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2017년 통상임금 패소로 1조원가량 반영했던 대손충당금을 1분기 영업이익에 환입하면서 일어난 결과다. 2분기에는 판매감소에도 원화약세에 따른 환차익 영향에 지표상 수익만 개선됐다. 실제 수익은 아직 예년 수준에 못 미쳐 글로벌 판매환경이 악화되면 실적이 다시 악화될 우려가 있다.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26조9510억원, 영업이익 1조1277억원, 당기순이익 1조1545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 및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2%, 71.3% 확대됐다. 당기순이익은 같은기간 51.1% 늘었다.

2분기만 따로 떼면 매출 14조5066억원, 영업이익 5336억원, 당기순이익 5054억원의 실적을 보였다. 전년 2분기 대비 각각 3.2%, 51.3%, 52.3% 실적이 개선됐다.

지표상 수익은 개선됐지만 판매실적은 오히려 악화됐다. 상반기 기준 글로벌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135만2629대에 그쳤다. 2분기 판매량도 전년 대비 5% 줄어든 70만2733대에 머물렀다.

판매감소에도 지표상 실적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통상임금 타결에 따른 대손충당금 환입과 원화약세가 빚어낸 착시효과다.

기아차는 2017년 통상임금 1심 패소로 이자비용 등을 더해 1조원에 가까운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바 있다. 기아차는 올해 3월 통상임금 합의를 이끌어내고 법원 판결 금액의 60%를 정률로 10월말까지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했던 1조원가량 중 60%를 통상임금으로 지급한다. 남은 금액은 이자를 더해 4300여억원이다. 이중 이자로 반영됐던 1500억원은 영업 외 손익에 속해 당기순익 계정에 1분기 반영했다. 나머지 2800억원은 영업이익으로 환입됐다.

2분기에는 원화약세 덕을 봤다. 해외시장에서 판매한 완성차는 달러로 실적이 집계된다. 원화약세 즉 강달러 기조가 계속되면 원화로 환산한 금액은 증가한다. 일종의 착시효과로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증가한 4.2%로 집계됐다.

대손충당금과 환율효과를 제외한 실제 성적표는 괜찮다고 보기 어렵다. 환입된 대손충당금을 제한 기아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원을 밑돈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둔화가 계속되고 있어 실적이 다시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의미다. 중국 시장은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데다 미국도 수요 정체기에 진입해 판매 실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힘든 상황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국서 올해 상반기 RV 모델(카니발 포함) 판매 비중이 지난해 대비 2.1%포인트 증가한 42.7%를 달성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향후 텔루라이드 판매 확대 등을 통해 SUV 판매 비중을 더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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