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3차례 사전 경고에도 참사…문제는 정치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25일 1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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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부활절 폭탄 테러 이후 나흘 만인 25일(현지시간) 또다시 폭발이 보고됐다. 이에 스리랑카 전역에 가톨릭 성당이 미사를 중단하는 등 경계 태세가 강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에서는 이날 오후 수도 콜롬보에서 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푸고다 타운에서도 폭발이 보고돼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루완 구나세카라 스리랑카 경찰청 대변인은 “치안법원 뒤 공터에서 ”폭발이 있었다“며 ”최근 다른 폭발처럼 (경찰이 수행한) 통제된 폭발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다른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스리랑카 내 모든 가톨릭 성당에서는 미사가 중단됐다.

한 원로 성직자는 AFP통신에 ”부활절 연쇄 폭탄테러 이후 당국으로부터 안보 상황이 개선되기 전까지 미사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면서 ”보안군의 조언으로 모든 성당을 폐쇄하고 있다. 추가 통지가 있기 전까지 공개 미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스리랑카 정부가 폭탄 테러 두 시간 전까지도 구체적인 테러 정보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인도 정보기관은 스리랑카에 테러 전날과 이달 초에도 관련 첩보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스리랑카 경찰에 전달된 4월11일자 쪽지에는 ‘자하란의 형제와 열렬한 신병 모집자들이 밤(23시~새벽 4시)에 아내와 아이들을 방문할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공격 대상 교회와 호텔의 우편번호와 도로명까지 정확한 정보가 담겼다.

이 쪽지는 이번 테러 주동세력으로 지목된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 ‘내셔널 타우힛 자맛’(NTJ)가 경찰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쪽지는 ‘VIP(대통령) 보안’을 담당하는 고위 경찰관 일부만 회람했다.

스리랑카 경찰이 이 정보들을 제대로 공유하지 않고 대응에 실패한 것은 정치적 분열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대통령과 정부 부처를 관장하는 총리 사이의 갈등으로 총리조차 테러 첩보를 공유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스리랑카는 대통령이 국방과 외교를 책임지고 총리는 내정을 총괄하는 이원집정부제 국가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지난해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의 해임을 시도한 적 있다.

이와 관련, 스리랑카 여당 원내총무인 라크시만 키리엘라는 ”정부 고위 간부들이 고의로 테러 관련 정보를 덮어버렸다“며 ”이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리세나 대통령은 테러를 막지 못한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답하지 않고 있다. 시랄 라크틸라카 대통령 선임고문은 ”테러 경고는 수시로 찾아온다. 미국이라 해도 사람들을 공포에 빠트리지 않기 위해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보안 공백’ 논란을 일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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