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죽은 사자군단의 구세주, 러프의 값진 2번째 결승타

입력 2017-05-28 1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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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러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야말로 구세주가 따로 없다. 한때 2군행 버스에 오르며 팀의 걱정거리로 떠올랐던 삼성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31)가 5월 들어 불붙은 방망이로 팀을 침체 분위기에서 건져내고 있다.

삼성은 28일 고척 넥센전에서 2-2로 팽팽히 맞선 9회초 1사 이후 2번 박해민이 3루타를 때려낸 뒤 3번 구자욱이 볼넷으로 출루해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구자욱이 러프의 타석 때 런다운에 걸렸고, 이를 도우려던 3루주자 박해민이 협살에 걸려 추가점 획득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미 이날 경기에서 수차례 주루 미스가 나왔던 터라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4번타자의 위용은 위기에서 드러났다. 러프는 상대투수 오주원의 8구째 직구(시속 138㎞)를 받아쳐 쏜살같은 타구를 좌측으로 날렸다. 넥센 3루수 김민성이 점프해 잡으려고 시도했지만, 공은 글러브를 스친 뒤 좌익선상으로 향했다. 발 빠른 구자욱은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고, 득점에 성공해 이날의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러프의 올 시즌 2번째 결승타.

러프의 활약은 5월 중순 들어 더욱 빛나고 있다. 러프는 지난달 21일까지 18경기 타율 0.150, 2홈런, 5타점으로 부진해 김한수 감독의 걱정을 샀다. 결국 4월22일 2군행 통보를 받고 경산 볼파크에서 재기에 나섰다. 열흘간 숨을 고른 러프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힘찬 스윙으로 특유의 장타를 가동해 복귀전이었던 2일 대구 두산전에서 10회말 결승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이후 반등이 계속됐다. 28일 경기 전까지 러프의 성적은 22경기 타율 0.333, 6홈런 17타점. 여기에 이날 천금같은 1타점 결승 2루타로 최근 9경기 연속 안타행진도 이어가게 됐다.

러프의 KBO리그 안착은 삼성으로서도 호재다. 러프가 4번을 책임지면서 구자욱~러프~이승엽으로 이어지는 좌~우~좌 클린업트리오가 구성됐기 때문이다. 또한 이승엽과 번갈아 1루를 소화할 수 있어 둘 모두에게 체력적인 안배가 가능하다. 이날엔 김헌곤~박해민의 테이블세터마저 5안타를 합작해 이전보다 안정감 있는 상위타순도 구축됐다.

고척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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