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피플] 엇갈린 넷플릭스 유통 논란…‘칸’이 남긴 과제

입력 2017-05-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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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회 칸 국제영화제가 다양한 이슈로 화제와 논란을 불러 모은 뒤 29일(한국시간) 폐막했다. 사진은 영화제 주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벌 전경. 칸(프랑스)|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


넷플릭스 ‘옥자’ 자사 플랫폼 공개 방침
심사위원도 찬반양론…영화계 큰 파장


제70회 칸 국제영화제가 2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막을 내렸다. 18일 개막해 홍상수 감독의 ‘그 후’와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비롯한 19편의 경쟁부문 초청작 등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영화가 축제의 잔칫상에 올라 관객을 만났다. 넷플릭스로 상징되는, 미래 영화 유통방식을 둘러싼 뜨거운 논란도 이어졌다. 극장 밖에서는 영국 맨체스터 테러로 인해 더욱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를 돌아본다.


● 영화의 과거…70년의 영광, 한국영화의 성장

칸 국제영화제는 세계 최고 권위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70년 동안 배출해온 수많은 감독과 배우가 세계적 명성 속에 영화제를 키우기도 했다. 영화제 70주년을 기념하며 한 자리에 모였던 미카엘 하네케, 데이비드 린치, 박찬욱 등 스타 감독과 니콜 키드먼, 모니카 벨루치, 샤를리즈 테론 등 배우들의 면면이 이를 입증했다.

그 속에서 한국영화 역시 함께 성장했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것으로 시작으로 박찬욱, 이창동 감독 등이 본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배우 전도연은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칸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칸 국제영화제와 함께 열리는 칸 필름마켓에서도 한국영화는 해외세일즈를 통해 그 저력을 과시해왔다.

1990년대 이후 한국영화의 부흥이 그 밑바탕을 이뤘다. 100여년의 짧지 않은 역사를 지닌 한국영화는 그 성장의 한복판에서 칸을 또 다른 디딤돌 삼았다.


● 영화의 현재…뜨거운 열정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램의 갑작스런 부고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관계자들에게 충격과 안타까움을 가져다주었다. 김 부위원장은 매년 칸뿐 아니라 숱한 해외출장 업무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과 게스트를 섭외하는 데 힘을 기울이며 오로지 열정 하나만으로 한국영화를 비롯한 아시아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칸과 베를린, 로테르담 등 해외의 애도 물결은 고인의 열정에 대한 헌사였다.

바로 그런 것처럼 칸 국제영화제는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하다. 관객은 상영작의 티켓을 구한다는 푯말을 들고 극장 앞을 서성거린다. 또 초청작 상영이 끝난 직후 터져 나오는 객석의 기립박수와 환호는 한 편의 영화를 만든 이들의 열정에 대한 존경과 격려의 마음이다.


● 영화의 미래…넷플릭스 논란 그리고 장르영화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뜨거웠던 논란과 화제는 넷플릭스였다. 미국 동영상 사이트 넷플릭스가 제작비를 투자한 ‘옥자’와 ‘더 메예로위츠 스토리스’가 경쟁부문에 초청됐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두 작품을 일반 극장 상영이 아니라 자사 플랫폼을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이에 논란은 달아올랐다. 프랑스 극장가의 반발을 산 데 이어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는 영화가 수상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는 심사위원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에 대해 심사위원인 윌 스미스가 “넷플릭스가 아이들의 영화 이해의 폭을 크게 넓혔다”며 맞선 것은 그 상징이다. 논란은 향후 영화의 유통 및 상영방식에 대한 전 세계적인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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