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보]이세돌 VS 커제, 알파고의 영웅들이 제주에서 맞붙다

입력 2018-01-13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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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보]이세돌 VS 커제, 알파고의 영웅들이 제주에서 맞붙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스타 프로기사 간의 대결이 13일 제주도에서 진행 중이다. 이세돌 9단과 중국의 1인자 커제 9단의 맞대결이다.

두 기사는 ‘인간대표’로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한 전사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세돌은 2016년 구글 알파고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를 벌여 1승 4패를 했고, 이세돌의 패배를 보며 “나라면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던 커제는 2017년 5월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알파고와 대결해 3전 전패를 당했다. 다만 커제가 맞붙은 ‘알파고 마스터’는 이세돌이 대국한 ‘알파고 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알려졌다.

두 기사의 대결도 오랜 만이다. 2015년 11월 공식적으로 첫 대국을 가진 두 기사는 2016년 11월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다. 이번 대결은 1년 1개월 만이다.

이날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의 대결은 한국기원, 해비치가 공동주최하고 현대자동차, 북경현대의 후원으로 성사됐다.
승자에게는 상금 3000만원과 현대자동차 소형 SUV 코나 자동차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패자는 1000만원을 받는다.

대국 전 제주 해비치 호텔앤리조트 로비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한국기원 송필호 부총재, 유창혁 사무총장,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 해비치 호텔앤리조트 이민 대표, 양재호 K바둑 대표 등과 취재진, 관람객들이 자리해 두 기사의 등장을 지켜봤다.

이세돌 9단은 “커제 9단과 만나 기쁘다. 바둑을 두기 전에는 참 기쁜데 매번 대국이 끝나고 나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커제 9단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데 오늘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웃었다.

이세돌 9단은 제주도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2년 전 딸 혜림이를 제주도 국제학교에 입학시키면서 ‘제주도민’이 됐다. 이세돌 9단은 “제주도는 나에게 진정한 홈이다. 홈에서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은 ‘선배’라고 여러번 지칭하며 “수개월 만에 이세돌 선배를 제주도에서 만나서 더욱 반갑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이번 대회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커제 9단의 제주도 방문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4시30분 현재 바둑은 커제 9단이 유리한 형국이다. 중반까지 엎치락뒤치락했던 형세는 흑(이세돌) 117수의 실착이 나와 백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이다. 다만 이 대국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이는 엄청난 바꿔치기와 치열한 패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국의 제한시간은 각자 40분에 초읽기 1분 1회. 두 기사 모두 제한시간을 다 쓰고 피 말리는 초읽기 승부를 진행 중이다.

제주 ㅣ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 ㅣ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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