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작품 하나] 앞만 보고 달린 연기인생, 주위 돌아보게 해준 작품

입력 2018-06-1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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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 비포 유’의 한 장면.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36> 이유비 - 영화 ‘미 비포 유’

연기자 이유비는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고 지낼 때가 많지만, 가능하다면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미 비포 유’를 본 후에 그렇게 됐다.

2016년 개봉한 ‘미 비포 유’는 6개월 시한부 인생의 남성과 그의 임시 간병인과의 사랑 이야기다. 남성은 여성을 통해 평소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을 만끽하지만 안락사를 결정한 자신의 선택을 마지막까지 바꾸지 않는다. 새드엔딩 같은 결말이지만 죽음을 앞둔 남성의 표정은 더없이 행복하다. 자신의 행복만 원했다면 나올 수 없는 표정이다. 자신을 평생 수발하며 살아갈 연인의 인생을 중요하게 여기고 배려했기에 영화는 해피엔딩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유비가 영화를 가슴에 새긴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한 상황에 처하면 주변을 챙길 정신이 없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생각했다. 자신 때문에 평생 발목 잡힐 연인이 안쓰러워 행복한 마음으로 눈을 감았다. 자신이 떠남으로써 그녀에게 자유를 준 것이다.

연기자 이유비.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이유비는 “지금까지는 저만 생각하며 앞만 보고 살아왔던 것 같다. 변명일수도 있지만 연기자는 감정을 소모하는 직업이다 보니 다른 데까지 감정을 쓰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사소하게라도 저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 소중하게 여기는 삶을 바라게 됐다”고 했다.

또 “시한부 소재이지만 영화 분위기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우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매 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무의하게 시간을 보내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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