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제2의 도약기’ 한화 강경학의 반성 “숙제 많고, 아직 한참 부족”

입력 2018-12-1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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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강경학은 2018시즌을 통해 스스로 정체기를 벗어났다.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임시 주장 완장을 차는 등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인 그는 “흔들리지 않고 이겨내야 한다”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그친다.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가 2018 정규시즌 3위(77승67패)를 기록하며 11년만의 가을잔치에 참가한 데는 내야수 강경학(26)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본격적으로 1군에 진입한 6월 3일부터 77경기에서 타율 0.278(245타수68안타), 5홈런, 27타점, 출루율 0.382를 기록하며 타선에 힘을 보탰다. 수비에서도 내야 전 포지션을 오가며 총 518.2이닝 동안 실책이 단 2개 뿐이었다. 그 활약이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주춧돌을 놓았으니 본인 커리어에도 엄청난 전환점이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장한 2015시즌(120경기) 이후 2년간의 정체기에서 벗어난 것도 의미가 컸다. 그만큼 자신감도 커졌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11월 25일 끝난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강경학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일종의 ‘리더십 트레이닝’이었다. 젊은 선수들을 이끌며 또 다른 성장 포인트를 찾으라는 주문이었다. 강경학은 “할 사람이 없었는데, 내가 나이가 제일 많아서 주장을 맡았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후배 선수들은 “(강)경학이 형이 캠프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게 또 하나의 능력치를 추가한 것이다.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한 강경학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캠프를 통해 시즌 막판에 잃어버렸던 자존심을 조금은 회복한 것 같다. 수비에 대한 부분도 잘 정립됐다.”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 강경학의 반성 “욕심 과했고, 마음만 앞섰다“

-2018년은 야구인생에서 어떤 시즌으로 기억될까.


“좋았지만, 그만큼 숙제도 많이 남긴 시즌이었다. 아직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았다. 뭔가 찜찜한 느낌이 남는다. 물론 ‘내가 언제부터 야구를 잘했나’ 싶기도 하지만, 아쉬운 게 많다. 여전히 배울 점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스로 꼽은 성과와 보완점은 무엇인가.

“수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과거의 (수비가 약한) 이미지를 바꿔놓은 것 같다. 아쉬운 부분은 역시 타격이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좋은 성적이 나왔을 텐데, 안 될 때는 여전히 티가 많이 나더라. ‘더 준비를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항상 했다. 욕심이 너무 과했고 마음만 앞섰던 것 같다. 모든 면에서 다 발전해야 한다. 형들을 보면 나는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자극도 많이 받는다. 비시즌 훈련을 통해 어떻게든 내가 가진 기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 한다. 어렵거나 안 될 때도 흔들리지 않고 이겨내야 한다.”


-처음 100경기 이상 출장한 2015시즌 직후와 비교하면 어떤가.

“2015시즌 이후 ‘잘 하겠다’ 싶었는데, 2년을 허송세월했다. 2018시즌에 어느 정도 경기에 나서긴 했지만 여전히 들쑥날쑥한 게 사실이다. 한계를 정해놓진 않았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춰 성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잘하든 못하든,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면 2019년에도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한화 강경학. 스포츠동아DB


● “젊은 피 업그레이드, 큰 자극 될 것”

-신인 정은원과 경쟁도 큰 자극이 될 것 같다.


“(정)은원이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나도 지난 2년 동안 서산 2군구장에 오래 머물면서 쓴 맛도 많이 봤다. 지금은 은원이와 동등한 위치에 있다. 또 좋은 친구이자 선후배다. 서로 좋은 자극을 주면서 함께 팀이 성적을 내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젊은 선수들의 경쟁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크다. 과거와 달라진 분위기다.

“한용덕 감독님께서도 ‘젊은 선수들이 더 잘 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다. 우리가 더 잘해서 팀에 자극을 주고, 그러면서 강팀이 돼야 한다. 감독님의 그런 의도는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잘하면 팀은 더 건강해지고, 누구의 빈자리도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어린 선수들이 더 치고 올라온다고 하면, 그에 따라 많이 자극받을 것 같다. 마무리캠프 때도 그랬다.”


-2019년에 가장 바라는 것 한 가지만 꼽아달라.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 항상 잔부상이 많았다. 오랫동안 재활도 해봤다. 시즌 내내 부상 없이, 2군에 내려가지 않고 꾸준히 1군에 있는 게 모두의 목표이자 바람이 아닌가.”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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