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 V리그 훈련캠프를 가다] 힐링·소통으로 자신감 고취…새 사령탑의 재건 프로젝트

입력 2013-10-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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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스커트형 바지를 도입했다. 미녀군단의 매력을 잘 드러내는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용인 훈련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김혜진 박성희 바실레바 윤혜숙 조송화 정시영. 사진제공|흥국생명배구단

■ 개막 D-18 내우외환 딛고 팀 재정비 박차 흥국생명

여자배구 전설 류화석 감독 영입 분위기 쇄신
이번 시즌 세 가지 목표 ‘3S’ 설정 고강도 훈련
선수별 습성 파악해 점유율 높이는 배구 추구
시즌 초반 주전 세터·리베로 공백 메우기 숙제

흥국생명의 지난 두 시즌은 내우외환(內憂外患)이었다. 김연경과 정(情)을 떼는 과정이 힘들었다. 주전 2명이 승부조작에 연루되면서 생긴 전력공백도 컸다. 통산 3차례 우승으로 인기구단을 자부하던 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전임 감독의 개인적인 사고도 있었다. 힘들었던 2012∼2013시즌 뒤 베테랑 류화석(62) 감독을 영입하면서 재정비에 들어갔다. 지도자 생활 34년째인 류 감독은 여자배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 베테랑 감독 선수의 마음을 얻다

류 감독의 하루는 오전 8시50분 스태프와 티타임으로 시작한다. 코치 매니저 트레이너와 의견을 교환한다. 감독의 지도방향이 현장에서 달라지면 선수들은 혼란에 빠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선수들이 감독을 이기려고 할 때 져주는 것이 결국 이기는 것”이라며 선수들의 마음을 열고 있다.

소통은 여자팀을 맡은 남자 감독들의 공통 화두다. 문제가 생겼을 때의 해결방법도 어렵다. 훨씬 감성적이고 복잡한 뭔가가 필요하다. 코보컵에서 예선탈락한 뒤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 경기가 끝이 아니다. 연습경기를 두 번 했을 뿐이다. V리그 38경기를 뛰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패배에 익숙해진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흥국생명은 시즌과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을 포함해 38경기를 뛰는 체력을 갖추기 위해 일주일에 3차례 웨이트트레이닝을 계속 하고 있다. 다행히 이탈자 없이 여름을 넘겼고, 가을까지 왔다. 감독은 선수들이 학습적 패배의식이 쌓였다고 보고 힐링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훈련 뒤에는 스태프들을 퇴근시켜 선수들이 편하게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시즌 개막전은 11월2일 KGC인삼공사전이다. 지난 시즌 5,6위 팀이지만 전력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줄 중요한 경기라고 보고 있다.


● MUST3, 그리고 훈련

용인 훈련장 벽에는 2013∼2014시즌 흥국생명의 목표가 있다. 팀의 3가지 테마와 선수들 각자가 해야 할 숙제다. ‘Must3’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Strong Serve, Speed, Spike의 앞 글자를 딴 3S가 핑크 스파이더스의 Must3이다. 선수들도 스스로 시즌 목표를 3개씩 정했다. 훈련의 밀도는 높다. 오전 오후 야간 등 하루 3차례씩 한다. 류 감독은 “전력이 약한 팀이 믿을 것은 땀뿐이다. 준비를 하지 않고 이기기를 바라는 것은 요행이다”고 했다. 서브와 서브 리시브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일주일에 3차례씩 야간훈련을 통해 반복훈련을 하고 있다.

디그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오버핸드 비그의 비율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10월에는 프로팀과 6차례 연습경기도 치른다. 류 감독은 “지금부터는 선수들의 자신감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준비된 팀은 20점 이후에 긴장하지 않는다. 불안하면 실수에 대한 걱정을 한다”면서 개막까지는 칭찬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 리빌딩 세터 리베로 핑크거미의 화두 3개

팀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이다. 3년간 팀을 이끈 세터 김사니가 FA로 팀을 떠났다. 세터와 리베로의 약점이 커 보인다. 이번 시즌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는 확률배구다.

“선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늘 가는 길에서 습성대로 플레이를 한다. 팀별로 20점 이후 누구에게 볼을 주느냐 여부와 누구의 점유율이 높으냐는 확률이다. 그것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그 선수가 어떤 코스로 때리는지 그 길목을 막아서서 준비를 하는 것이 확률배구다.”(류 감독)

국내파 공격수의 높이가 낮은 단점을 보완하고 수비가담이 필요한 팀 사정을 반영해 선택한 외국인 선수가 바실레바. 불가리아 국가대표다. 194cm의 장신이다. 잘라서 치는 빠른 스파이크가 장점이다. 몸이 유연하고 수비능력도 좋다. 유럽선수권을 마친 뒤 3주간 휴식을 마치고 팀에 합류한 것은 9월25일이다. 감독은 바실레바가 공격점유율을 40∼50%까지 끌어올려줘야 승산이 있다고 본다. 그동안 기록에서 점유율이 30%를 넘지 않은 점은 불안요소다. 호리호리한 체격이어서 팀이 원하는 만큼의 지구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른다.

왼손 라이트 나혜원은 은퇴했다. 주전세터 조송화도 어깨 이상으로 치료중이다. 세터가 모자라 트레이드를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수비수 우주리를 세터로 변신시켜 훈련 중이다. 리베로 김혜선도 부상이어서 초반 출전이 어렵다. 다행스럽게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공윤희를 데려왔다. 공격파워가 있어 라이트 주전으로 나선다. 부상에서 회복한 정시영과 김혜진의 센터라인도 평균은 된다. 레프트의 약점은 IBK기업은행에서 자유계약으로 영입한 윤혜숙이 메운다. 서브리시브가 강점이라 팀의 살림꾼 역할을 잘 해줄 경우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용인|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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