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베이스볼] ‘20홈런?100타점?’ 구자욱 “태극마크도 꼭 달고 싶다”

입력 2017-09-13 05:30:00

구자욱은 이제 더 이상 사자군단의 미래가 아니다. 삼성의 현재를 이끌고 있는 그는 지독한 아홉수를 넘어 프로 첫 20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다음 목표는 차세대 국가대표 외야수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프랜차이즈 스타’란 흔히 한 구단을 대표하는 간판선수를 일컫는 표현이다. 뛰어난 성적과 함께 팬들의 사랑까지 받는 선수들만이 이 영광스러운 타이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삼성 이승엽, KIA 양현종, 롯데 이대호 등 소위 이름값을 하는 선수들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의 예다.

삼성 구자욱(24)은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의 ‘미래’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그러나 그의 최근 활약을 살펴보면 이제 더 이상 미래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어색하다. 25살도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이미 삼성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 했고, 꾸준한 성적까지 남기고 있다. 당당히 사자군단의 ‘현재’를 책임지고 있는 자원이다.

2012년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실질적인 데뷔 시즌이었던 2015년부터 정규시즌 우승을 경험했다. 잘 나가는 집안의 유복한 자식으로 프로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지만, 최근 2년간은 휘청거리는 집안의 가장 역할을 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팀의 추락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새로운 목표와 책임감이 아기사자를 성체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그 덕분이었을까. 지독한 아홉수도 그의 앞길을 막지는 못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 19홈런에서 한 달 넘게 머물렀지만, 이후 30경기 만에 대포를 터트리면서 기어코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12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100타점까지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 구자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아홉수?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못 잤어요.”

-20홈런 과정이 참 어려웠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19홈런에서 무려 한달 넘게 못 쳤다. 밤마다 잠을 못 잤는데, 20홈런을 치고 나서는 모처럼 편안하게 잤다.”


-머리를 계속 안 잘랐던 건 20홈런을 향한 의지였나.

“아니다(웃음). 홈런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특별히 신경 쓴 적은 없는데, 그저 생각을 많이 해서 머리가 빨리 자랐던 것 같다.”


-아홉수 탈출의 비결을 뽑자면?

“(김한수)감독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틈이 날 때마다 원 포인트 레슨을 해주셨다. 너무 경직돼 있는 폼을 부드럽게 해보라고 하셨다. 스윙 과정에서 앞을 크게 하고, 뒤를 짧게 하라는 말씀이 결정적이었다.”


-100타점에 대한 생각도 남다를 듯 하다.

“타점에 대해서는 매번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꾸준히 경기에 나가다 보니 어느덧 100타점까지 이르렀는데, 개인적으로 참 크게 와 닿는 기록이다. 사실 그 동안은 내가 팀에 도움이 되는 타자라고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타점 덕분에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한 것 같은 기분이다. 자부심을 느낀다. 100타점이 얼마나 어려운 기록인지 다시 한번 절실히 느꼈다.”

5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릴 ‘2017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경기에 앞서 삼성 김한수 감독이 구자욱의 타격훈련을 지도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전경기 선발출장, 비시즌 준비가 큰 도움 됐죠.”

-전 경기에 선발출장중이다.


“너무 힘들다(웃음). 체력적으로 분명 한계를 느끼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 항상 신경을 써주니 경기를 뛰는 데 큰 무리가 없다. 내가 특히 힘들어 하니까 신경을 더 써주시는 게 느껴진다. 고맙고 죄송하다. 그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뛰고 있다.”


-비시즌에 상당히 준비를 많이 했는데, 도움이 됐나.

“물론이다. ‘아프지 말자’는 목표로 보강운동과 체력훈련을 꾸준히 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누구나 조금씩은 아프기 마련이다. 나도 지금은 100% 몸 상태가 아니다. 어깨도 허리도 조금씩 불편한 부분이 있는데, 못 할 정도가 아니면 항상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올해도 팀 성적은 아쉽다.

“첫 해에 정규시즌 우승을 경험했다. 그때와 지금은 분명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해부터 팀 성적이 안 좋았으니까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참 크다.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게 더 많다. 팀 성적에 서로 눈치도 보이니까 눈에 밟히는 부분이 있다. 이제는 털어버리고, 내년부터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


-올 시즌 유독 힘들었던 점이 있나.

“만만한 팀이 없었다. 그래서 가장 힘든 시즌이었다. 상대를 하다보면 9개 팀이 모두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 10등이 1등을 잡는 게 야구 아니겠나. 올해에는 유독 그런 부분이 크게 느껴졌다.”

삼성 구자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태극마크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목표.”

-외야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다. 그래도 지금은 확실히 시즌 초보다 편하게 수비를 하고 있다. 그 때는 타구가 오면 마음이 조마조마 했는데, 지금은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이제는 타자 성향도 보이고, 타구가 어디로 날라 올지도 조금씩 예측이 가능하다.”


-많이 지쳤을 텐데, 11월(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도 야구를 해야 한다.

“11월? 아! 최종발표는 아직 아니지 않나(웃음). 꼭 뛰어보고 싶었던 대회다. 이번 대회는 유독 욕심이 난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더 큰 대회에서도 뛰어보고 싶다. 태극마크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꿈꿨던 목표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꼭 느끼고 싶다.”


■ 삼성 구자욱

▲1993년 2월 12일생
▲본리초∼경복중 ∼대구고
▲우투좌타
▲키 189cm·몸무게 75kg
▲2012년 삼성 입단(2차 2라운드 12순위)
▲2017년 연봉=1억6000만원
▲프로 경력=삼성(2012년)∼상무(2013∼2014년)∼삼성(2015∼현재)
▲2017년 성적=132경기 타율 0.312(519타수162안타), 21홈런, 100타점, 99득점, 9도루(12일 기준)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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