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김현숙 “‘막영애’ 자부심 있어…오랫동안 하고파”

입력 2018-02-16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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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막영애’ 자부심 있어…오랫동안 하고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무려 11년을 한 작품의 인물로 살아가는 배우가 있다. 배우 김현숙이다.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를 통해 ‘이영애’로 살아가는 김현숙의 삶은 여느 배우들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 10년의 희로애락을 극 중 영애와 웃고 울었다. 그리고 시즌16을 마무리한 김현숙의 소감은 남다르다.

“일단 반응이 좋아서 뿌듯해요. 16번째 시즌이라 끝나고 난 기분이 매번 비슷하지 않을까 싶겠지만, 끝나면 굉장히 헛헛해요. 영애의 삶을 살다가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젠 결혼해서 애도 있으니 육아 모드로 돌아와야 하는 게 힘들어요. 촬영 준비할 땐 항상 설레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는데, 많은 변화를 겪은 시즌이라서 다른 때와 기분이 달라요. 종영하고 기분이 더 이상해요. 옛 시즌에 함께했던 사람들이 다 나오니까 진짜 종영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인생의 한 챕터, 한 막을 끝낸 느낌입니다. 내 인생의 한 부분을 끝낸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도 들어요. 이번 시즌은 정말 감회가 남다른 거 같아요.”

시즌16까지 달려오는 동안 ‘막영애’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극 중 영애가 겪은 2번의 파혼은 보통 사람이 경험하기 힘든 아픔이다. 이에 대해 김현숙은 “솔직히 이번에 좀 많이 혼란스러웠다. 실제로 결혼을 했고 애도 낳아 편하게 연기를 잘할 줄 알았는데, 하다 보니 영애와 나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산후 우울증이 심했지만, 임신 기간은 즐거웠다. 그런데 영애는 임신으로 인해 호르몬 변화가 있었다. 일반적 공감대를 키우려다 보니 초반에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10년간 영애의 삶은 ‘올드미스’였다. 나이가 많지만, 뭔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임신하고 결혼준비를 했다. 영애로서 받아들이고 진행하려면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정서적 기억과 상상력을 발휘해야 했다. 새로운 사건부터 시작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다 보니 당황스럽더라.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싶었다.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럼에도 가족애에 대한 것은 공감이 됐다. 어려움이 있어도 영애로 연기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10년 넘게 한 캐릭터로 살아오는 김현숙에게 ‘이영애’라는 인물은 단순히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자신이다. 그렇기에 쉽게 내려놓을 수 없다.

“영애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어요. 10년, 11년째 함께하니 옛날 사람이나 에피소드가 나오면 추억의 한 페이지 같아요. 함께 출연한 배우들도 같은 생각일 거예요. 이제 영애는 제 인생의 한 부분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작품이 얼마나 좋은 작품인지 하면서 느껴요. 힘들 걸 알아서 두렵기도 한데 항상 이건 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작품 안에 페이소스와 코미디를 담을 수 있는 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자부심을 느껴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전에 안상휘 국장님이 ‘시청률과 상관없이 이 드라마는 갈 수 있는 데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배우로서도 이런 좋은 작품을 오랫동안 할 수 있어 감사해요. 연기하는 입장에서 몸은 힘들지 몰라도 공감하면서 연기하는 게 많아요. 오랫동안 하고 싶어요.”

제작진도 김현숙도 다음 시즌을 원하고 있다. 다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시즌17을 원하는 이들도 있지만, 영애의 결혼으로 이야기를 마무리되길 바라는 사람도 존재한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인 만큼 시청자들의 반응은 늘 실시간이다. 그리고 이는 김현숙이 항상 체크하는 영역이다.

“촬영할 때 빼고 모니터할 때나 기사 등에 달리는 댓글을 빠짐없이 다 읽는 편이에요. 자칫하면 나르시시즘에 빠질 수 있잖아요. 팬들의 의견이 더 정확할 때가 있어요. 예전에 괴로워서 자살까지 생각했는데, ‘막영애’를 보고 용기를 얻어 즐겁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는 글을 봤어요. 사명감이 생기더라고요. 내 삶도 힘든데 저 사람들도 나만큼, 나처럼 별것, 별일 없이도 살아내는구나 싶었다고 해요. 용기를 얻고 힘을 낸다고 하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시청자들에게 감사해요.”


힘들지만, 즐겁게 인생의 또 한 페이지를 마무리한 김현숙은 또다른 시즌제 드라마로 시청자를 찾는다. 바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시즌2’이다. 김현숙은 “어떻게 하다 보니 또다시 시즌제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 ‘추리의 여왕’ 시즌1 때는 배우들끼리 서먹했는데, 이제는 익숙할 대로 익숙해져 한결 연기하기 편해졌다. 그리고 시즌1에서는 서울대학교 출신 반찬가게 사장이었다면, 시즌2에서는 (최)강희 언니와 특별한 케미를 이룰 예정이다. ‘막영애’만큼 ‘추리의 여왕 시즌2’도 많은 사랑 부탁한다”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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