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터뷰:얘 어때?①] 최정우 “학창시절 강간미수범 잡고 표창장 받기도”

입력 2018-03-03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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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 아는 스타가 아닌 내가 먼저 찜한 스타! 동아닷컴이 야심에 차게 준비한 ‘얘 어때?’는 신인들의 매력을 파헤치고 소개하는 인터뷰입니다. 이름, 얼굴이 낯설다고요? 당연하죠~! 하.지.만. 미리 알아두는 게 좋으실 겁니다. 나중에 엄청난 스타로 성장할 아티스트들이거든요.★


◆ 스타 자기소개서

1. 이름 : 최정우
2. 생년월일 : 1995년 3월 29일
3. 소속사 : 루크미디어
4. 전공(특기) :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경영 / 특기 러시아 어
5. 출연작품 : [연극] 스물(2017)

6. 성격 : 저는 낯가림이 심하지 않아 금방 친해지는 타입이에요. 오래된 친구들도 ‘의리 있고 사교성이 좋다’고 칭찬해주곤 합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하고자 결심하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밀어 붙이는 성격이에요. 연기를 시작했던 계기도 그런 저의 성격이 한 몫 했죠.

7. 입덕포인트 : 첫인상은 ‘차가운 느낌이 강하다’고 많이들 얘기해주시더라고요. 하지만 ‘웃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해맑을 수가 없고 천진난만하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십니다. 이렇듯 외모에서 풍기는 정반대의 캐릭터가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승헌 선배님 버금가는 ‘숯검댕이’ 눈썹도 매력 포인트 아닐까요?


Q. 프로필에 ‘한예종’ 세 글자가 인상적이네요.

A. 어릴 때부터 영화를 워낙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어요. ‘영화의 세계’에 있고 싶은 마음이 컸고 폭넓게 예술 교류를 배우기 위해 한예종에 입학했어요. 사실 부모님 몰해 지원했어요. 중학교 때도 미술을 하고 싶었는데 반대하셨거든요. 아버지는 제가 외교관이 되기를 바라셨으니까요. 예술경영은 국제교류라는 점을 어필했고 허락받았죠.


Q. 예술경영 전공자가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요? 독특해요.

A. 영화과를 부전공으로 들었어요. 제가 연기하는 건 생각을 못 했는데 배우다 보니 연기에 대한 갈망을 느꼈어요. 스물에 연기학원을 다니고 학원 상담을 받으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고민했어요. 1학년 1학기는 잘 보냈는데 2학기 때 슬럼프가 오더라고요. 휴학하고 군 복무를 하면서 생각을 정리했죠. 용기 낼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Q. 부모님의 반응이 찬성보다는 반대에 가까웠을 것 같은데요.

A. ‘겉멋 들었다’면서 반대하셨죠. 허락받기까지 몇 달이 걸렸어요. 제 돈으로 학원을 등록하고 매 주말 아침(평일에는 학교생활) 일찍 나서는 모습을 보여드리니까 그때부터 인정해주셨어요. 지금은 두 분 다 든든한 지원군이죠.


Q. 연기학원에서 처음 연기할 때 어땠나요.

A.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를 볼 때는 저도 스크린 속 배우들처럼 연기가 나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자꾸 ‘제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저와 다른, 캐릭터가 되어서 캐릭터의 말을 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는 중이에요.


Q. 데뷔작이 연극 ‘스물’이에요. 드라마와 영화도 있는데 연극에 도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드라마와 영화 오디션도 많이 봤어요. 매체를 가리지 않고 많이 봤죠. 연극 ‘스물’은 운 좋게 붙은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죠. 연극은 연기에 대한 반응이 바로바로 오고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지잖아요. 신기했어요. ‘스물’을 통해 많이 배웠어요.


Q. 첫 작품인데 주연이었어요. 적응 과정에서 힘들진 않았나요.

A. 막내고 실력도 제일 부족했죠. 그런데 세 주인공 중 한 명이라 대사가 꽤 많았어요. 연습과정에서 대사가 추가되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는데 매일 바뀌니까 힘들더라고요. 합도 중요한데 선배들에게 누가 될까봐 걱정도 많았고요. 초반에는 몸이 경직돼 있어서 연출님께 많이 혼났어요. 구르고 맞고 뛰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줘야 하는데 자신감이 부족해서 몸을 자연스럽게 못 썼거든요. 연습하는 동안에는 스스로를 비난하느라 힘들었는데 막상 무대에 섰을 때는 희열을 느꼈어요.


Q. 스트레스가 심했겠어요.

A. 잘 버틴 것 같아요. 연습하다가도 제 성에 못 차면 화장실에서 혼자 울기도 했어요. 그래도 혼나면서 배운 것들이 많이 도움 됐어요. 역시 연기는 학원보다는 실전인 것 같아요.



Q. 특기가 러시아 어네요.

A. 학창시절 러시아에 살았었어요. 아버지가 기업 주재원이셔서 회사 따라 많이 이동했어요. 그래서 저는 고향에 대한 추억이 없어요. 태어난 건 서울인데 다섯 살에 제주도로, 11살에는 러시아로 갔죠.


Q. 다양한 문화를 접한 건, 장단점이 있겠죠.

A. 그렇죠. 제주도는 현재 저의 감성과 정서를 만들어준 곳이에요. 매미 잡고 사슴 보러 다니고 바다 보고 싶으면 집 앞에 있는 바다에 가고…. 도시사람들보다는 순수한 마음을 가지게 해준 것 같아요.

러시아에서는 언어적으로 확장됐죠. 당시 저는 러시아에서 외국인을 처음 봤어요.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게 신기했죠. 욕심이 있어서 악착 같이 단어를 공부하고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했어요.


Q. 인종 차별은 심하지 않았나요.

A. 가족도 다 있고 동생도 있어서 괜찮았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인종 차별이 없었어요. 아, 이사 간 첫날이 아직도 생각나요. 아파트 놀이터에 갔는데 흑인 여자 아이가 제 얼굴에 침을 뱉었어요. 아무 이유 없이요. 정말 당황했던 기억이 나요.


Q. 한국에는 언제 돌아왔나요. 한국에서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겠죠.

A. 중3의 끝 무렵에 왔어요. 한 반에 40명이 있는 건 처음 봤어요. 정서도 언어도 태도도 다르더라고요. 아무래도 받아들이는 시간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적응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어요. 리더십이 있는 편이라 친구들과 잘 어울렸죠. 반장도 하고 학교 축제 MC도 맡곤 했어요.


Q. 고3 때 강간미수범을 잡아서 표창장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A. 여름방학이었는데 새벽 한 두시쯤이었어요. 독서실에서 집으로 가는데 아파트 단지에서 비명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호기심도 많고 정의감도 불타오르는 성격이라 가까이 갔죠. 어떤 여성분이 남자와 몸싸움을 하고 있는 거예요. 사람들은 보고만 있고요. 남자가 도망치기에 따라 뛰었어요. 그때 고층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이 남자가 숨어있는 장소를 알려줬고 추격전을 벌이다 고등학교에서 잡았어요. 사복 입은 경찰들과 함께요. 진술서를 쓴 후 아버지께 엄청 혼났어요. 하지만 저는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 인생이 망가지기 전에 막았잖아요. 피해자 부모님도 감사하다고 하셨고요. 그 순간으로 돌아가도 저는 똑같이 행동할 거예요.



Q. 다시 연기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특별한 계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비디오테이프를 많이 만져본 기억이 있어요. 어머니가 영화를 좋아하셔서 어머니 따라 극장에 많이 갔죠. 개인적으로는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처럼 잔잔한 영화를 좋아해요.


Q. 좋아하는 배우도 있나요?

A. 이병헌 선배님이요. 선배님 연기 보면서 배운 점이 진짜 많아요. 눈빛으로 다 설명되잖아요. 출연하신 영화도 다 챙겨봤어요.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에 들어가도 다 소화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요. 류승범 선배님의 날 것의 느낌도 좋아요.

어떤 영화를 볼 때마다 좋아하는 배우가 매번 생겨요. 작품 안에는 항상 좋은 배우가 있거든요. 해외 배우에서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요. 정말 예쁘죠. 최근에도 ‘트와일 라잇’부터 시작해서 ‘카페 소사이어티’까지 다시 다 몰아봤어요.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특별히 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나요.

A. 저도 선배님들처럼 ‘연기 잘한다’는 말을 듣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런 사람이 진짜 있을 것 같은 느낌을 관객들에게 주고 싶어요. 한 장르에 국한되고 싶진 않아요. ‘이 장르는 이 배우다’보다는 ‘이 배우는 이 장르에 넣으면 이럴 것이다’로요. 스릴러도 좋고 멜로도 좋고요. 나이를 많이 먹고 나면 느와르도 하고 싶어요. 다 해보고 싶어요. 제 영화를 차례대로 나열하면서 제가 늙어가는 과정을 보고 싶어요. 연기 활동을 통해 더 많이 배우면 나중에 영화 기획도 할 수 있겠죠? 예술경영도 놓지 않고 함께 배우면서 활용하고 싶어요.


Q. 올해 계획은 어떻게 세웠나요.

A. 학교를 휴학했어요. 자기관리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전공보다는 연기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연기 전공이 아니다 보니 남들보다 뒤쳐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전공을 연기로 바꿀 생각도 해봤는데 남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연기는 외부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 기획의 시선에서 작품을 보는 것도 도움 될 것 같아요.

동생도 영화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학과를 다니고 있는데요. 나중에 동생이 영화감독이 되면 같이 작품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어머니는 류승완-류승범 형제처럼 되기를 바라시더라고요. 많이 노력해야죠.


Q. 이 인터뷰에 꼭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제 첫 인터뷰인데요. 나중에 제가 다시 보고 싶어요. 그때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궁금하고요. 달라진 제 모습을 기대하고 지켜봐주세요. 지금은 ‘노력하는 사람’이지만 언젠가 사람들이 배우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t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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