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버닝’ 전종서가 밝힌 오해와 진실, 그리고 생각

입력 2018-05-29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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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 노출’ ‘전종서 논란’ ‘전종서 인성’. 포털 사이트에 배우 전종서의 이름을 입력하면 나오는 연관 검색어다. 이제 막 데뷔한 신인에게 붙는 단어 치고는 상당히 과격하다. ‘전종서 공항’도 있다. 대부분이 제71회 칸 국제 영화제에 출국하던 당시 공항에서 보여준 전종서의 태도에서 비롯됐다. 취재진이 공항에 늘 대기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전종서는 옷으로 얼굴을 가리는 돌발 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전종서의 대처가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비난받아 마땅한 것도 아니었다. 출국 일정은 비공개 일정이었기 때문.

그럼에도 전종서는 비난의 화살을 온몸으로 맞았다. 비난은 ‘마녀사냥’ 수준으로 거세졌다. 전종서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소신 발언을 펼쳤다. “불찰은 맞으나 틀렸다고 보지 말고 다름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각종 발언은 왜곡돼 퍼져나갔다. 현재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전종서는 ‘거장’ 이창동 감독을 몰라본, 배우병과 스타병에 걸린 연기자로 낙인 찍혔다. 대체 무슨 말을 했기에 오해에 둘러싸이게 된 걸까.

‘버닝’에 대한 인터뷰에 앞서 해명을 먼저 들었다. 그는 “오해가 오해를 낳고 있다”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창동 감독님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감독님이 연출한 작품도 봤고요. ‘버닝’의 오디션을 볼 때도 이 작품이 이창동 감독님의 신작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다만 영화에 대한 아주 상세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없었던 거죠.”


일명 ‘공항 논란’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공항에 도착하기 전 개인적인 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갑자기 사진이 찍히는 상황에서 표정을 감춰야 한다는 생각에 얼굴을 가렸다고 고백했다.

“약속된 장소에서 약속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인지가 사전에 있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 물론 대응하는 부분에서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건 사실이에요. 스스로 불찰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궁금해요. ‘맞다, 아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한다’는 법이 있는지요. 누군가가 정한 규정에 맞지 않으면 왜 틀린 사람으로 폄하하는지요. 앞으로도 어떤 일이 있으면 구분하면서 대처하려고 해요.”

전종서는 “공인으로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톤과 매너에 있어서는 반성할 부분이 존재한다”면서도 “대중 앞에 나서는 삶이 시작됐다고 해서 내 모습을 규격화 시키거나 가공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내가 아니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전종서’로서 존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무슨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그건 개인의 자유고 권리는 보장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앞으로도 저로서 갈 수 있는 선택을 계속 할 거예요. 그건 제 자유죠. 다양성에 대해 받아들이라는 것은 강요지만 다양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이야기해보면 다들 그런 변화를 원하고 있거든요. 폭이 좀 더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된다면 너도 나도 모두 편한 환경이 좀 더 확장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서 전종서는 앞으로도 지금의 자세, 태도, 가치관을 유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우는 많이 노출된 직업이고 거기서 발생되는 일정 부분도 존재하겠죠. 그것들에 가치를 두고 싶진 않아요. 저는 하고자 하는 일을 묵묵하게 수행할 거고요.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을 거예요. 직업적으로 타협하는 순간이 오겠지만 제가 변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기본적으로 제가 가진 가치관, 관점, 순수성, 생각을 지키면서 갈 거예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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