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놀라운 토요일’ 한해 “래퍼인데 신조어 바보? 공부 중”

입력 2018-06-09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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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토요일’ 한해 “래퍼인데 신조어 바보? 공부 중”

프로 예능인들 사이에서 낯선 얼굴이 등장한다. tvN ‘놀라운 토요일’에 고정 멤버로 출연 중인 래퍼 한해(29·본명 정한해).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누군데?’라고 되묻게 한다. Mnet ‘쇼미더머니 시즌6’, JTBC ‘힙합의 민족 시즌1, 2’ 등 힙합 관련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몇몇 예능프로그램 게스트로 출연한 게 전부인 ‘방송(예능) 신생아’다. 그럼에도 한해는 소위 ‘예능꾼’이라 불리는 ‘놀라운 토요일’ 멤버들 사이에 범상치 않은 매력을 자랑하고 있다.

“활약이요? 멤버들과 제작진에 묻어가고 있어요. (웃음) ‘놀라운 토요일’은 제게 특별한 프로그램이에요. 이전만 해도 ‘방송 울렁증’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괜찮아졌어요. 무대나 음악방송이 아니면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기피했는데, 사실 섭외가 많지도 않았고요. 요즘은 괜히 지레 겁먹었나 싶어요. 왜 덜 웃기거나 민망한 상황이 되면 어색하고 그런 느낌이요. 그런 게 싫었는데 요즘은 즐겨요. 내 인생에 미디어(예능)라는 크고 대단한 무언가가 들어온 것 같아 새로워요.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어요. 즐겁습니다.”

스물아홉(살), 뒤늦게 찾아온 ‘예능 신세계’는 ‘순수 청년’ 한해를 보여주고 있다. 걸스데이 혜리, 샤이니 키와 같은 20대임에도 신조어에 때 묻지 않은 매력을 보여준다. 한해는 “방송을 본 주변 사람들이 ‘래퍼인데도 너무 모른다’고 핀잔을 주더라. 신조어에 둔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따로 공부를 하고 있다.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이상한 말과 단어들이 많더라. 그럼에도 괜히 한번씩 써보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방송 도중 신동엽에게 멱살 잡힌 ‘이소라 사건’ 전말에 대해서는 “문제가 ‘신동엽에게 첫 뽀뽀를 당한 사람’에 관한 거였다. 그런데 문제가 출제된 뒤 제작진 방향에서 이소라의 ‘제발’을 누군가 흥얼거렸다. 힌트인 줄 알았다. 그래서 자신 있게 ‘이소라’라고 했는데, 분위기가 싸해졌다. 그야말로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의 줄임말)가 된 것이다. 다행히 그 순간 신동엽 형이 내 멱살을 잡으면서 상황이 화기애애하게 종료됐다. 정말 놀라고 아찔한 경험이었다. 방송에서도 내가 놀라는 모습이 고스란히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탁구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이다. 그럼에도 SNS상에서는 ‘현실 남친’으로 통하는 한해다. 화려함보다는 댄디하고 깔끔한 스타일이 여성들의 ‘워너비 남친상’이라고.

“처음에는 ‘현실 남친’이라는 표현이 너무 부끄럽고 오그라들었는데, 자꾸 듣다 보니 기분이 좋아요. 좋은 뜻으로 말해주시는 거니깐 오히려 그런 표현이 감사해요. 사실 제가 수려한 외모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상상 속 남친’이 아니라 ‘현실 남친’이라고 하나 봐요. (웃음) 그리고 장르적인 특수성도 한몫하는 것 같아요. 래퍼임에도 댄디한 느낌을 주는 것에 좋은 점수를 주세요. 감사할 따름이죠.”

실제로 한해는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휘황찬란한 의상과 문신, 유행을 선호하지 않는다. ‘패션 피플’은 아니더라도 ‘옷 잘 입는 남자가 되는 팁’은 단순함에 있다고.

한해는 “유행보다는 자신에 맡는 스타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그게 어렵다면, 무조건 무채색 계열의 의상을 입는 것이 좋다. 특히 검은색은 배신하지 않는다. 검은색만 잘 입어도 그날 패션은 다했다. 레터링이나 프린가 없는 의상만 깔끔하게 입어도 무난하지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체형과 상관없이 무채색 의상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아직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한해다. 그리고 그가 추구하는 색깔은 지난 3월 발표한 자신의 미니앨범 타이틀처럼 ‘오가닉 라이프’(Organic Life)이다. 번잡한 힙합 세계에 벗어나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 방송 라이프를 만들어 가고 싶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있는 그대로 봐 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합니다. 저 역시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열심히 배우면서 발전하겠습니다. ‘놀라운 토요일’ 많이 사랑해주시고, 그만큼 제가 추구하는 음악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방송가는 그야말로 ‘예능 힙합인’ 홍수다. 딘딘, 마이크로닷 등이 본업을 뛰어 넘어 활약하고 있고, 여기에 ‘엉뚱 댄디남’ 한해가 뛰어들었다. 다부진 그의 각오처럼 한해 역시 ‘예능 힙합인’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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