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김비서’ 정경윤 작가 “박서준·박민영 캐스팅 완벽해”

입력 2018-06-14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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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김비서’ 정경윤 작가 “박서준·박민영 캐스팅 완벽해”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가 수목극 판도를 뒤흔들었다. 무겁고 복잡한 장르물 사이, 배우 박서준은 여심을 장악했고 박민영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간질인다. 굴지의 한국 5대 기업 중 하나인 유일그룹 차남 이영준과 그의 비서 김미소의 달달한 로맨스를 그리는, 결말이 뻔한 드라마지만 ‘김비서’는 나르시시즘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기반으로 자기애 강한 남자와 생활력 강한 여자의 만남을 코믹하게 그리며 전형적인 신데렐라식 전개에 변주를 줬다.

드라마 ‘김비서’ 흥행에는 동명의 원작 웹소설 독자들의 호응도 큰 역할을 했다. 웹소설 ‘김비서’는 2014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후 로맨스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하며 5천만뷰를 돌파한 작품이다. 대단한 기록을 세운 데는 뻔한 로맨스 소설 그 이상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는 의미이며, 이 부분은 원작을 접하지 못한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정경윤 작가


원작 작가 정경윤은 약국을 운영하던 약사 출신이다. 차향이라는 필명으로 로맨스 소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다 인기를 끌며 작가로 데뷔했다.

정경윤 작가는 동아닷컴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질긴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김비서’를 집필한 배경을 전했다. 또 “원래부터 나쁜 사람(악역)이 잘 안 써진다. 박준화 감독도 시선이 워낙 따뜻해서 드라마가 원작보다 훨씬 더 멋진 모습으로 나올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더불어 박서준과 박민영에 대해선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듣고 완벽해서 소리를 질렀다. 외모뿐만 아니라 연기도 잘 하는 배우들이 아닌가. 실제로 봤는데 후광이 보였다”고 만족해했다.

정경윤 작가가 직접 소개한 ‘김비서’ 탄생 비화, 관전 포인트 등을 정리했다.

사진=tvN



<다음은 일문일답>

Q. 웹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드라마로 다시 탄생했어요.

-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처음 웹툰으로 제작했을 때도, 제 상상 속에 존재했던 글 속의 주인공들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어 굉장히 설레고 소설과는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드라마로도 나와 정말 설레고 떨려요. 글로만 존재했던 제 이야기가 플랫폼을 통해 만화, 드라마 등 다른 모양과 색을 입고 다시 태어나 많은 사랑받는 것을 지켜보는 게 정말 즐거워요. 작가로서 정말 큰 영광이고 더없이 기쁩니다.

Q. 방송을 본 소감이 궁금합니다.

- 주위에선 '긴장되지 않느냐'며 많이 걱정해주셨는데 감독님, 제작진, 배우들이 워낙 대단한 분들이시다 보니 저는 긴장이 아니라 오히려 기대만 했었어요. 첫 방송을 시청하는 내내 계속 광대를 발사하느라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재밌게 잘 봤고, 시청률도 높게 나왔다고 해서 무척 기뻤습니다. 더 많이 흥했으면 해 열심히 응원하고 있어요.

Q. ‘김비서’를 집필하게 된 배경이 뭔가요.

- ‘질긴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었어요. 만날 사람들은 어떻게든 만나진다, 그런 이야기요. ‘코믹한 장면도 들어가고 약간 생각할 여지도 있고 로맨틱하기까지 하면 참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이야기예요.

Q. 캐릭터를 설정하는데 공들인 부분은요.

- 주인공 캐릭터의 당당하고 멋진 모습들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했어요. 좀 더 극적인 재미를 위해 영준은 캐릭터를 과장하는 쪽으로 힘을 주고, 미소는 웃으며 철벽 방어하는 쪽으로 비틀어 봤습니다. 그 결과 두 사람 모두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가 됐고 그런 면이 재밌어서 막힘없이 써내려갈 수 있었어요. 미소는 항상 웃지만 그 웃음 안에는 주변 현실과 타협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모습이 숨어 있죠. 영준 역시 겉으론 못 말리는 나르시시스트지만 그 안에는 타인들을 위해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버리고 희생하며 살아왔던 모습이 숨어 있고요. 이런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계산을 많이 하려고 했었는데... 좀 이상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어느 샌가 캐릭터도 저절로 잡히고 이후 스토리도 그냥 물 흐르듯이 진행이 되더라고요. 많은 작품을 썼지만 이 작품처럼 캐릭터들이 스스로 알아서 움직인 작품이 없었던 것 같아요. 굉장히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Q. 자기애가 강한 재벌을 주인공으로 한 이유가 있나요?

- ‘자기애가 강한 재벌을 주인공으로 설정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영준의 경우 과거 사건을 거치고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 자체가 자기애가 강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캐릭터가 초반엔 조금 재수 없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이영준은 더없이 강인하고 멋진 사람이에요. 비범한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괴로울 박서준 배우에게는 조금 미안하기도 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제가 제 작품 남자주인공 중에서 제일로 뽑는 사람이 이영준이에요.

Q. 작가님도 자기애가 강한가요?

- 저는 영준과 완전 정반대예요. 자신감이 없고 성에 차지 않고... 저 스스로에게 유독 자신이 없는 사람이죠. 그래서인지 ‘김비서’를 쓰는 동안 ‘자기애 강한 영준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을까?’를 계속 생각하면서 굉장히 재밌었어요. 저랑은 너무 다른 성격의 캐릭터라 오히려 나중엔 카타르시스도 느껴지더라고요. 덕분에 갓끈 풀고 대놓고 오버하면서 즐겁게 작업했어요. 이렇게 드라마로 제작될 줄 알았다면 좀 자제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해요. 그런데 뭐!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어쩔 수 없네요. 공교롭게도 제작발표회 때 박서준 배우가 비슷한 이야기를 해서 굉장히 놀랐어요. 신기하기도 했고요.

Q. 또 ‘김비서’에는 악역이 없어요.

- 악역이 없는 이유는 제 작품 스타일이 원래 그런 편이에요. 원래부터 나쁜 사람은 잘 안 써지더라고요. 드라마 제작 전에 박준화 감독님을 만났었는데 감독님께서도 악역을 싫어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시선이 워낙 따뜻하신 분이시라 드라마가 원작보다 훨씬 더 멋진 모습으로 나올 것 같아 무척 기대됩니다.


Q. 박서준과 박민영이 캐스팅됐을 때 가장 기대한 부분이 있나요.

- 제가 작품을 쓸 때 특별히 주인공 모델을 정해두고 쓰질 않거든요. 이 작품 역시 막연하게 이미지로만 생각하고 썼는데, 캐스팅 소식을 듣고 정말 놀라서 소리를 질렀어요. 두 분 다 제가 생각했던 주인공 이미지에 너무 완벽하게 잘 맞아 떨어졌죠. 눈부신 비주얼 면으로도 그렇지만 워낙 연기를 잘 하시는 배우들이잖아요. 두 주인공뿐만 아니라 출연진 모두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소설을 찢고 나온 분들만 모였는지 정말 놀랐어요.

Q. 실제로 만난 박서준, 박민영 배우는 어땠나요?

- '사람에게서 후광이 비치는 게 실제로 이런 모습이구나' 하는 걸 알았어요. 두 배우를 바라보는 안구가 송구스러워질 정도로 잘생기고 아름다우시더라고요. 그럼에도 또 굉장히 겸손하고 다정하셔서 놀랐어요. 두 분 다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도 그대로 드러나는, 정말 멋진 분들이셨어요. 그리고 영준, 미소 캐릭터 연구를 정말 완벽하게 하셨더라고요. 제 마음 속을 들어갔다 나오신 줄 알았어요. 원작가로서는 무척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이죠.

Q. 실사로 만날 캐릭터 중 가장 기대되는 역할이 있나요?

- 모두 다 기대되고 두근거리지만 개인적으로는 우리 회장님, 김병옥 배우의 메소드 연기가 너무너무 기다려집니다. 소설에서 제가 미처 다 보여주지 못했던 회장님 캐릭터를 완벽하게 뽑아주실 것 같아요.

Q. 소설 장면 중 영상으로 만나고 싶은 장면을 꼽는다면요?

- 극 후반 영준이 성연 앞에서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을 격하게 표출하는 장면이 나와요. 클라이맥스이자 가장 가슴 아픈 장면 중 하나인지라 기대가 많이 됩니다. 박서준과 이태환 배우의 연기로 빨리 보고 싶어요.

정경윤 작가


Q. 시청자들이 영준과 미소의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 할까요?

- 두 사람은 너무 오랫동안 함께 했기에 서로를 공기처럼 투명하게 인지하는 상황이에요. 미소의 사직 선언을 계기로 두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밀당하면서 오히려 관계가 확실하게 재정립되는 과정을 재밌게 봐주세요.

Q. 웹소설을 보지 못한 일반 시청자들에게 후반부 관전 포인트를 말해주세요.

- 과거 두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가 드러나면 영준의 미소에 대한 사랑이 어떤 모습인지, 또 미소의 영준에 대한 시선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실 거예요. 나아가 사람 사이의 인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다면 더욱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멋진 배우들이 멋있게 만들어 줄 드라마, 많이 기대해주시고 아낌없이 사랑해주세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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