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신과함께-인과 연’ 주지훈 “츤데레 수트남 아닙니다”

입력 2018-08-01 07:30:00
프린트

“수트 입은 ‘츤데레’ 캐릭터요. 99%가 그렇게 보는 것 같아요. 차갑게 굴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남자?”

배우 주지훈은 대중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위와 같이 정의했다. 듣던 기자들이 박수를 칠 정도로 정확하고 객관적이었다. 돌이켜보면 주지훈은 작품 안에서 수트를 참 많이도 입었다. 드라마 ‘마왕’ ‘가면’ ‘다섯 손가락’ 영화 ‘좋은 친구들’ ‘아수라’ 등등. 작품도 캐릭터도 다르지만 유니폼이라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 드라마에서는 주지훈의 날카로운 인상이 러브라인과 어우러질 때 십중팔구 ‘츤데레’ 캐릭터로 그려졌다. 그가 데뷔작 ‘궁’에서 맡은 이신은 무려 ‘고독한 황태자’ 캐릭터였다(인물 설명이 정말 그렇게 돼 있다).

“보통 제 전작들을 보고 출연을 제안하잖아요. 그럼 제가 물어요. 기존의 장점을 살리고 싶은 건지 아니면 새로운 것이 좋은 건지. 후자라고 말해도 대부분 다시 기존의 이미지로 돌아가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영화 ‘좋은 친구들’에서 제가 차에서 옷을 벗는 신이 있어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서 살을 엄청 찌웠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이 ‘배에 힘 좀 주고 찍어보자’고 하더라고요. ‘배에 시선이 다 쏠려서 감정이 깨질까봐’ 라면서요. 결국에는 힘주고 찍은 컷이 나왔어요. 캐릭터를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 창작자로서 새롭게 만들어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크죠.”

그런 주지훈이 변주를 시도한 작품은 코미디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였다. 주지훈은 1인2역으로 왕세자 충녕과 노비 덕칠을 연기, 코미디 캐릭터를 입었다. 전에 본 적 없는 신선한 변신이었지만 결과는 참패. 79만명을 기록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상처가 좀 많아요. 저는 정말 재밌게 촬영했거든요.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작품인데…. 이후로 저 스스로도 역할의 선입견에 둘러싸인 것 같아요. 제 발목을 제가 잡은 거죠. 코미디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나 구현해낼 때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신과함께’가 끝난 후에는 부담감이 덜어졌어요. ‘감정적인 캐릭터에 더 몰입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신과함께’에서 해원맥을 연기해보니까 의외로 몰입이 잘 되더라고요. 제가 연기를 즐기는 게 느껴졌어요.”

오늘(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해 144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신과함께-죄와 벌’을 잇는 후속편이다.


주지훈은 전편과 동일하게 저승차사 해원맥을 연기했다. 냉소적이고 뻔뻔한 해원맥은 아이러니하게도 삼차사 가운데 코믹을 일부 담당하는 인물. 중후반부 1000년 전 이승에서 무사로 살았던 과거가 드러나면서 180도 다른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주지훈은 이승과 저승의 온도 차를 모두 제 옷 입은 듯 소화했다.

“코미디 연기에 거부감이 없었어요. 감독님과 조절하면서 작업했죠. 김용화 감독은 특유의 코미디를 가진 분이에요. 개그 코드가 저와 잘 맞아서 재밌었어요. 해원맥은 기존에 제가 연기한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어요. 1과 100의 중간 정도랄까. 자신감보다는 기대감인 것 같아요. 관객들이 좀 더 용이하게 받아들여주시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어요.”

주지훈은 캐릭터의 극명한 온도 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승의 기억을 잃었다는 전제가 깔려 있지만 이승과 저승의 해원맥은 서로 무관한 인물로 느껴질 만큼 성격이 다르기 때문.

“성체와 지적수준은 그대로지만 아무 기억 없이 새롭게 차사로 태어난 거잖아요. 이후 해원맥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고, 수많은 실패를 겪으면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을 거예요. 천년 동안 환생시킨 망자가 채 50명도 되지 않잖아요.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 회의적인 인물이 됐다고 생각했어요.”

‘신과함께-인과 연’을 통해 코미디에 ‘희망’을 품게 된 주지훈. 그는 “정서적으로 마이너한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뜻을 내비쳤다. 기획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그는 “최대한 많이 시도해보려고 한다. 두 세 개 정도 혼자 고민하고 있는데 영화로 만들기 적합한 이야기인지 스스로 감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우로서도 ‘열일’할 계획이다. 오늘 ‘신과함께-인과 연’으로 스타트를 끊고 8일에는 ‘공작’이 개봉한다. 더불어 영화 ‘암수살인’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도 하반기 라인업으로 잡혀 있다. 모두 촬영을 마친 작품이다.

“‘암수살인’은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새로울 거예요. ‘킹덤’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일 거고요. 왕세자 캐릭터거든요. 작품은 까봐야 아는 거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구나 싶어요. 장르 구분 없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재밌어요. 플레이어로 뛰고 있다는 게 좋은 거죠. 다음 작품은 정해진 건 없어요. 좀이 쑤셔서 죽겠어요. 스타트 라인에 설 준비는 마쳤거든요. 이제 달려야죠.”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기자스페셜

이전 다음

뉴스스탠드

최신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