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너의 결혼식’ 김영광 “윤종신 ‘좋니’ 들으며 캐릭터 몰입”

입력 2018-08-20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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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는 꾸준히 나왔다. ‘엽기적인 그녀’(2001)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003) ‘500일의 썸머’(2009) ‘건축학개론’(2012). 스치듯 생각나는 작품만 나열해 봐도 이 정도다. 모든 첫사랑 영화가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지질한 순정남이 우연히 예쁘고 당찬 도도녀를 만나 첫 눈에 반하는’ 스토리라는 것.

고교시절부터 사회초년생 시기까지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영화 ‘너의 결혼식’ 또한 같은 설정에서 출발한다. 김영광이 연기한 우연은 승희가 운명이라고 믿는, 지질하지만 마음은 ‘직진’인 순정남. 우연은 첫사랑 승희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만 사랑에 서툴고 쿨하지 못한 캐릭터다. ‘지질’ 게이지가 앞서 언급한 작품 속 차태현, 이제훈, 조셉 고든 레빗 못지않다. 김영광은 우연을 준비하면서 윤종신의 ‘좋니’를 많이 감상했다고 밝혔다.

“따로 참고한 작품은 없어요. 대신 윤종신 선배님의 ‘좋니’를 많이 들었죠. 첫사랑을 오래하는 우연의 마음과 같은 노래였어요. 감독님이 추천해주셨는데 중요한 장면이 있을 때마다 ‘좋니’를 여러번 들었죠.”

실제도로 장난기 있는 모습부터 연애 스타일까지 우연과 비슷하다는 김영광. 박보영 또한 “우연과 정말 성격이 비슷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김영광도 ‘너의 결혼식’을 통해 유쾌한 로맨스에 자신감이 생겼을 만큼 만족스럽다고 털어놨다.

“가상의 인물로 만들어내지 않고 저와 일체화해서 연기했어요. 즐겁게 연기했죠. 시나리오를 볼 때도 저와 잘 맞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과 만났을 때도 계속 ‘하고 싶어요. 저 시켜주세요’라고 어필했죠. 저와 닮은 캐릭터라 편하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무겁지 않은 장르를 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완성작을 보니까 제 연기지만 현장에서 행복했던 감정이 영화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아서 뿌듯하고 재밌게 봤어요.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들었을 때 기분 좋죠. 1년 치 칭찬을 다 들은 것 같아서 몸 둘 바 모르겠어요. 하하”

박보영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너의 결혼식’은 박보영과 ‘피끓는 청춘’ 이후 4년 만에 재회한 작품. ‘피끓는 청춘’에서는 김영광의 일방적인 짝사랑이었다면 ‘너의 결혼식’에서는 쌍방으로 풋풋하면서도 절절한 사랑을 함께 그려냈다.

“‘피끓는 청춘’ 이후 따로 연락한 적은 없는데 그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서로 익숙해서 좋았죠. 다시 친해지는 과정이 없어도 되니까 좋았어요. (박)보영 씨는 정말 착하고 사랑스러워요. 연기도 정말 잘하고요. 현장에서 분위기가 쳐지지 않게 밸런스 조절도 잘하는 스타일이고 항상 밝더라고요. 서로 많이 배려하고, 혼자만 욕심 내지 않고, 많이 이해하는 모습이 영화에도 잘 담긴 것 같아요. 생각한 것보다 케미스트리도 좋게 나왔어요.”

30대에 입은 교복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쑥스러워했다. ‘너의 결혼식’은 김영광이 31살이었던 지난해 촬영을 진행했다. 대표 동안 배우인 박보영뿐 아니라 김영광 또한 크게 위화감 없는 외모로 학생 시절을 직접 소화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우연이 훨씬 더 연기하게 편했다”면서도 교복과 관련해서는 “잘 어울렸는지 잘 모르겠다. (박)보영 씨야 워낙 잘 어울리니까 괜찮은데 나는 관객들의 반응을 봐야할 것 같다. 잘 어울렸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지만 아니라면 앞으로는 안 입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너의 결혼식’에 이어 9월 방송되는 tvN 드라마 ‘나인룸’으로 쉴 틈 없이 활동을 이어가는 김영광. 영화 홍보 활동과 ‘나인룸’ 촬영을 병행 중인 김영광은 피로를 호소하기보다는 “공백기가 생기면 불안해진다”는 솔직한 고백으로 눈길을 끌었다.

“작품을 하나 끝낸 후에는 한 달 정도 쉬어요. 그럼 너무 좋거든요. 그런데 한 달이 딱 지나면 ‘나 지금 뭐 하는 거지. 나가서 촬영하고 있어야 하는데’ 싶어져요. 중독 같아요. 스스로 불안하다보니까 끊임없이 일을 하게 되는 것 같고요. 힘을 빼고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잘 안 버려져요. 스스로를 내려놓는 게 어렵더라고요. 음…. ‘너의 결혼식’을 찍어서 그런지 진한 멜로도 해보고 싶어요. 요즘에는 그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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