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거나 잘하자’ 싶어요. 요즘 드라마도 영화적인 느낌이 많이 나고 영화 스태프들도 많이 나온다고 하던데요. 저는 아직 생각 안 해봤어요. 따져보진 않았는데 그냥 영화로 작품이 이어지다 보니 이렇게 왔네요. 계획적이진 않았어요. 드라마 제안이 간혹 들어오다가 요즘은 안 들어오더라고요.”
“아무래도 장태준은 오수연 만큼 가속력이 세진 않죠. 오수연이 저돌적이라면 장태준은 선은 지키니까요. 장태준은 현실적인 인물에 속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관객들의 시선을 영화 속으로 안내해주는 ‘보편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빈틈도 있고 인간미도 있는 캐릭터였으면 했어요.”
“데뷔도 비슷한 시기에 했는데 작품의 연은 그동안 없었어요. 사석에서도 제대로 만난 적이 없죠. 그러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수애 씨와 시나리오 작가상을 함께 수상했어요. 그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수애 씨가 ‘상류사회’에 대해 운을 떼더라고요. 제안해줘서 고마웠어요. 덕분에 시나리오를 봤는데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더라고요. 호기심이 생겼죠. 평소 수애 씨의 팬이었는데 현장에서 만나면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기대감도 있었고요. 현장에서 만나 보니 되게 편하더라고요. 수애 씨 덕분에 부담을 빨리 덜어내고 적응할 수 있었어요.”
변혁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해일은 “배우에게 부담 주지 않는 감독”이라며 “촬영할 때 배우들이 편하게 놀 수 있도록 큰 울타리를 만들어줬다. 동선에 제한두지 않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점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해온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관객들과 작품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작품으로 꾸준히 만나는 게 생각보다 어렵거든요. 투자 문제도 있고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매번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 능력이 되는 부분에서 가능한 것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더라고요. 배우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만나는 캐릭터나 이야기의 깊이가 달라지잖아요.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야죠. ‘더 늙기 전에 멜로 해달라’는 이야기는 들어봤는데요. 좋은 장르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 있다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