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예능인의 자세로 작업, 코미디 저평가 아쉽다”

입력 2019-01-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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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예능인의 자세로 작업, 코미디 저평가 아쉽다”

영화 ‘극한직업’을 보면서 마치 tvN ‘신서유기’, SBS ‘런닝맨’ 속 플레이가 그려졌다. 예능 캐릭터들이 관계성을 서로 형성하듯 ‘극한직업’의 마약반 다섯 명은 제 역할을 하면서 웃음 지분을 두둑하게 챙겨간다.

“예능인의 자세로 작업했다”는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의 연출 포인트를 관객들도 느낄 만큼 영화는 코미디 장르에 충실했다. 전작 ‘스물’ ‘바람바람바람’에선 19금 코드를 녹였지만 이번에는 정통 코미디로만 웃겨준다.

“제가 과소평가, 과대평가 어떤 걸 받고 있는 감독인지는 모르겠어요. 전작들에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 보니 10명 중에 3명은 극단적으로 저를 싫어하죠. 하지만 마니아적으로 저를 좋아하는 관객들도 있어요. 이병헌 감독 자체에 대한 평가는 못하겠습니다. 다만 코미디 영화는 과소평가, 폄하되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이 어려운 장르를 왜!’ ‘극한직업’을 작업하면서는 영화적인 평가에 대한 강박을 완전히 내려놨죠. 영화인이 아닌 예능인의 자세로 작업했어요. 코미디 장르에 대한 평가는 항상 생각 중입니다.”


이병헌 감독은 “그동안 코믹 감성의 드라마한 것일 뿐 정통 코미디 연출은 해본 적이 없다”며 “‘극한직업’은 상황을 따라가는 코미디이고 웃음과 통쾌함이 주요했다. 웃음 자체가 의미인 영화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웃기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몰아붙였다”고 ‘웃음’을 자신했다.

“만족도는 전작에 비해 높은 편이에요. 반응도 기대 이상이고요. 코미디 영화의 경우,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 즉각적으로 나오는 반응에 조마조마해 하는 편이죠. 제가 생각했던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 때 몸이 진공포장되는 느낌이거든요. 원래 제 영화를 보면서는 잘 웃지 못하는 편인데 ‘극한직업’을 보면서는 꽤 웃었어요. 촬영을 하면서 제가 생각하지 않았던 애드리브도 많았었거든요.”


초안부터 영화의 제목은 ‘극한직업’이었고 이병헌 감독은 ‘웃겨야 한다’는 일념 하에 다른 작가들과 경쟁적으로 각색에 임했다. 그는 “내가 마음 먹었던 건 모든 장면, 모든 캐릭터에 코미디를 삽입하려고 했다. 작가들 모두 서로 웃기려고 했고, 나 역시 자극을 받아서 더 웃기고 싶어졌다”고 작업 과정을 추억했다.

그러면서 “웃음 타율에는 신경쓰는 편”이라며 “농담은 잘 하는데 말수가 많지 않다. 연출부원들이 ‘옛날에 비해서 저조하다’고 하더라. (웃음) 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극한직업’ 같은 영화를 해야겠다 다짐했다”고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거듭 나타냈다.

또 “관객 반응도, 배우들의 연기도 내 예상보다 더 잘 나왔다. 배우들의 생각이 나보다 더 대중적이더라”라고 출연진에 대해서도 만족해했다.

“배우들이 집중해서 잘 해줬어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고 반장 역에는 류승룡이 딱이었고 실제로 류승룡이 무게감 있게 균형을 잡아주니까 다른 마약반 팀원들을 신선하게 조합시킬 수 있었죠. 이하늬(장형사 역), 진선규(마형사 역)가 붙는 순간 관계가 독특해졌고 이동휘(영호 역)는 말 할 것도 없이 잘 해줬고요. 막내 공명(재훈 역)도 웃긴 부분을 알아서 다 가져가던데요? 5명의 팀워크가 정말 최고였고 적절히 욕심내고 적절히 배려도 하면서 잘 소화해줬어요.”


끝으로 이병헌 감독은 “시즌2 제작은 오롯이 관객 평가에 달려있다”며 “재미있게 풀어갈 방향이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극한직업’의 흥행을 바랐다.

“저는 무서운 생각을 잘하지 못하고 피 많이 나오는 영화도 잘 못봐요. 몸이 쑤시더라고요. 코미디를 좋아하고 잘하기도 하고요. 지금은 제가 잘하는 부분을 할 시기인 거 같아요. 많이 봐주세요. ‘극한직업’이라는 영화 아이템을 받아들었을 때부터 ‘웃음을 주겠다’는 의도를 작업할 때도 이어왔거든요. ‘극한직업’을 보고 불편함 없이 깔끔하게 웃고, 행복한 기운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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