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뺑반’ 공효진 “20년간 배우 생활하니 ‘운명공동체’가 좋더라”

입력 2019-02-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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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 “20년간 배우 생활하니 ‘운명공동체’가 좋더라”

“제가 양자리예요. 양자리가 ‘운명공동체’적인 생활을 즐긴대요. 혼자인 걸 싫어하고 뭔가 같이 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라고.(웃음) 그런데 어느 정도 맞아요. 솔로연주보다 오케스트라 같이 순서에 맞게 연주하고 함께 끝내는 걸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배우들은 언제나 100명이 되는 스태프들과 함께 하잖아요. 천직인거죠.”

어느덧 배우가 된지도 20년이 됐다. 언제든 자신의 모든 능력이 바닥이 나기 전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공효진은 ‘배우’라는 평생직업을 갖게 돼 얼마나 행운이고 축복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언젠간 배우 생활 그만둘 수 있다고 했던 인터뷰를 소각하고 싶을 정도”라며 깔깔깔 웃다가도 “그 때는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날 안 좋아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상처 받기 싫으니까”라고 말했다.

“7~8년 전에 절친인 손예진이 ‘난 할머니가 될 때까지 연기를 할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지겹지 않겠냐고 물었는데 예진이가 ‘이런 직업이 또 어디 있어? 아무도 우리를 퇴직시킬 수 없잖아’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예진이는 계속 발전할 준비를 하고 있더라고요. 솔직히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연기를 해야 할 거라 다짐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20년이 흘렀어요. 시간이 참 빨라요.”

배우를 할지, 안 할지 스스로는 고민이 참 많았겠지만 관객들은 다채로운 공효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로맨스, 코미디 등을 하면서 ‘공블리’, ‘로코퀸’ 등의 수식어가 이를 증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다. 영화 ‘뺑반’에서 본청 내사과에서 ‘뺑소니 단속반’으로 좌천된 공효진은 ‘걸크러쉬’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차들이 질주하는 도로 위를 횡단하며 범인을 잡는 등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보인다.


“제가 블록버스터에 경험이 없어요. ‘은시연’이 특수한 환경에 있는 캐릭터라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긴 했어요. 감독님이 처음부터 ‘뺑반’은 경찰들의 이야기였으면 좋겠다고 그러셨어요. 먼지 안 묻히고 일하는 본청 내사과 사람들부터 현장에서 냄새 맡고 먹어보고 별의별 민원을 다 받는 경찰들의 모습까지 다 담고 싶어 하셨죠. 특히 저한테는 ‘은시연’이 멋졌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 멋진 모습이 현장에서 더 잘 나온 것 같아요.”

‘뺑반’에서는 충무로에서 자주 볼 수 없는 모습이 등장한다. 공효진을 비롯해 염정아, 전혜진 등 여성 캐릭터들이 사건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남자배우들이 주로 맡아왔던‘리더’의 역할을 ‘뺑반’에서는 여자 배우들이 연기한다. 이에 대해 공효진은 “한준희 감독님은 기존의 것을 뒤집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다”라며 “‘차이나타운’을 보더라도 김혜수 선배님이나 김고은 역할이 그렇지 않나. 한국영화에서 남자 배우들이 맡을 법할 캐릭터들이 모두 여성이다”라고 말했다.

“염정아, 전혜진 선배가 사건을 진두진휘하는 모습을 스크린에서 보니까 멋지더라고요. 보통 우리는 ‘브로맨스’ 등 남자 캐릭터들이 익숙했잖아요. 근데 ‘뺑반’은 그게 아니니까 또 색다르더라고요. 기존 영화보다는 더 주도적인 모습이 보여서 좋았어요. 실제로 선배님들과도 같이 있어서 좋았어요. 두 분이 워낙 성격이 털털하셔서, 든든하기도 했고요. 특히 전혜진 언니는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 만난 적이 있어서 더 반가웠어요.”

앞서 말했듯, 배우로 생활한지 20년이 된 공효진은 ‘패셔니스타’로서도 입지를 굳혀왔다. 큰 키에 무엇을 입어도 잘 어울리는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그가 착용한 옷, 액세서리 등을 궁금해 하고 그 제품을 사기도 한다. 이에 ‘패션의 아이콘’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에 대해 공효진은 “의도하진 않았지만 내가 과감한 촬영을 걱정 없이 해서 패션 종사자들이 많이 찾아주신 것 같다”라며 “희한한 촬영도 많이 했는데 용감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좋아보였나보다”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 날에도 그는 자신이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의 제품을 들고 나왔다. 그는 배우가 작품에 책임을 지듯, 자신이 홍보하고 있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지키고자 노력한다고. 그는 “그 제품의 모델이 누구인지에 따라 판매성과가 다르다고 하더라. 처음부터 ‘이걸 꼭 해야지’라는 마음은 아니었지만 점점 책임감이 생기긴 하더라”며 “그런데 이젠 나이가 들어서 젊은 감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어울리는 색이나 아이템들도 달라지기 시작해서 적응을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공효진의 패션 감각은 한 곳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촬영을 할 때도 의상이나 의상 포인트 등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그는 “매번 촬영할 때마다 의상의 중요성을 느낀다. 내가 맡은 캐릭터답게 보이기 위해서 어떤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착용할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다”라며 “의상과 분장 그리고 머리 스타일까지 갖추면 정말 내가 그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촬영하기가 더 수월하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배우로 계속 살고 싶다고 한 공효진은 “앞으로 더 잘 할 일만 남았다. 그럼에도 연기는 내게 늘 새로운 것”이라며 “이 일이 지겨워서 그만둘 일은 아마 없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직업이라 지겨울 일은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여전히 응원해주는 팬들 덕분에 힘이 나요. 솔직히 저희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라는 식의 인사가 형식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데 정말 관객들이나 팬들의 응원에 에너지를 받아요. 앞으로도 칭찬 많이 받고 싶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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