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박훈 “‘알함브라’ 차좀비, 그렇게 무서워하실 줄 몰랐죠”

입력 2019-01-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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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박훈 “‘알함브라’ 차좀비, 그렇게 무서워하실 줄 몰랐죠”

최근 종영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등장인물을 비롯해 시청자까지 속 시원한 해답을 얻지 못한 작품이었다. 주인공 유진우(현빈)의 생사는 불투명한 상태로 끝이 나고 말았다

이처럼 송재정 작가를 둘러싼 논란을 논외로 하면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을 곳 없이 완벽했다, 특히 극 중 차형석 대표라는 캐릭터 명보다 ‘차좀비’라는 애칭으로 불린 배우 박훈의 존재감은 현빈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인데도 저 스스로는 게임을 해 본 것이 스타크래프트 이후 처음이어서 촬영 전에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정말 많은 감수를 받았어요. 롤 플레잉이나 NPC라는 개념도 전혀 몰랐었거든요. 그런데도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굉장히 신선했어요.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액티브하게 전개가 되는 느낌이랄까요.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될지 궁금했던 작품이에요.”

박훈의 말대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AR(증강현실) 게임이라는 소재를 드라마에 녹여내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작품이다. 분명히 초반 영상으로 훌륭히 구현된 AR 게임이 이 작품의 높은 화제성을 이끌었다.

“제가 막연하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 구현되어 자부심 같은 걸 느꼈어요. 제가 이 작품에 일조했다는 것도 기뻤고요.”


박훈은 이 작품에서 친구이자 경쟁자인 유진우에게 애증을 느끼는 차형석 대표 역을 맡았다. 극중 친구의 아내를 빼앗았지만 동시에 아버지 차 교수(김의성)에게 버림받은, 불안정한 영혼을 연기했다. 여기에 그는 앞서 언급한 ‘차좀비’가 되어 유진우에게 끊임없이 제거당해야 했다.

“이번에 NPC로서 어떤 톤으로 연기해야 하는지를 많이 고민했어요. 계속 무표정하고 건조한 톤을 유지해야 할지 반복되는 죽음을 감정적으로 승화시켜야 할지에 대해서요. 감독님은 ‘표현은 안해도 표현이 됐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에 ‘혹시 술 드셨냐’고 반문 했죠. (웃음)”

하지만 박훈은 이 어려운 주문을 결국 해내고야 말았다. 죽어서도 게임 안에서 계속 죽임을 당하는 차형석에 시청자들은 연민을 느꼈고 되살아 나는 그 모습에 공포를 느꼈다. 그것만으로도 박훈이 이 작품에서 해야 하는 역할은 다한 셈이다.


“죽음이 반복되면서 진우와 형석이는 점점 애증의 관계가 돼요. 이런 감정의 변화를 시청자들이 알아주셨다는 것에 감사하고 놀랐어요. 물론 처음 NPC로 등장했을 때 그렇게 무서워 하실 줄은 몰랐지만요.”

이 밖에도 박훈은 ‘차좀비’를 맡아 표정 뿐 아니라 외형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매 촬영마다 피칠갑을 해야 하는 수고는 물론 완벽한 수트 자태를 보여주기 위한 자기관리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배우 박훈에게도 유진우 못지 않은 어려운 퀘스트가 주어져 있었던 것.

“아무래도 현실에서는 사망했는데 건장하면 연민이 덜 생길 것 같다고 하셔서 감독님이 샤프한 모습을 원하셨어요. 주어진 시간은 3주 뿐이었고 결국 8kg을 감량했어요. 스페인 촬영 때도 매일 아침마다 뛰고 계란만 먹고 그랬죠. 수트 경우는 저의 좋은점을 극대화 시켜주는 의상을 만들어 주신 분께 감사할 따름이죠.”

이처럼 박훈은 인터뷰 동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 작품은 스태프들의 작품이었다”고도 표현했다.

“이번에 촬영을 하면서 팀 작업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어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정말 스태프들의 작품이에요. 팀 작업의 가치를 알게 됐어요.”

이런 가운데 박훈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이어 SBS 사극 ‘해치’에 출연한다. 극중 현빈을 향해 직진하던 차형석처럼 연기를 향해 직진하는 박훈의 일면이 엿보인다.

“전 아직 선택보다는 제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야 하는 사람이에요. 그러지만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작품에서 보여주신 감사한 반응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요. 역할의 사이즈나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하고 싶어요.”

사진│제이스타즈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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