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1편]첫번째 트레킹, 치트완 국립공원

입력 2014-03-21 12: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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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안나푸르나 산.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먼 나라까지 비싼 돈 내고 비행기 타고 와서 하는 일이 겨우 산길을 걷는 것이냐고 한다면 할말이 없다. 대신 묻고 싶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여행이란 무엇이냐고. 여행은 단순히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는 것 이상이다. 그 낯선 곳을 이루는 요소요소들을 하나씩 체험해 보는 것이 이제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보는 것 만으로는 부족해 벌써부터 여행지의 음식과 술, 춤과 노래들이 여행을 이루고 있다.

혹자는 네팔을 관광지라기보다 휴양지라고 한다. 다만 휴양이 바닷가에 늘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산행의 형태로 달라진 것이라고 한다. 여행지를 결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네팔은 특히나 산행, 즉 트레킹을 제외한다면 가는 이유는 에베레스트 정상의 산소만큼이나 희박하다. 해마다 2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감행하고 있다. 안나푸르나에도 몇 개의 트레킹 코스가 있고, 그 욍 무스탕, 에베레스트, 랑탕 등 네팔은 트레킹 왕국이기도 하다.

첫 번째 트레킹, 치트완 국립공원

포카라나 카투만두의 건조함에 비하면 치트완은 정글 덕에 습기가 많다. 짚차를 타고 들판을 달리기도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코끼리 트레킹이다. 이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차원이 다르다. 조련사와 몇 명의 관광객이 거구의 코끼리 등에 올라타면 지축을 울릴 듯한 소리를 내며 밀림을 헤치고 나간다.

네팔 안나푸르나 산.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키 큰 식물과 나무, 덩굴이 우거진 길을 따라 가는 코끼리는 그 길고 유연하며 유용한 코를 쉼 없이 움직이며 장난을 친다. 가던 길을 멈추고 풀을 뜯기도 하고, 나뭇가지를 잡아당겨 뒷사람을 놀래 키기도 한다. 작은 언덕을 오르고, 도랑을 건너면서 치트완 곳곳을 보여주는데 이런 숲은 식물만 가진 것이 아니다. 늪지에선 악어와 하마도 볼 수 있고, 갑자기 놀라 뛰어가는 코뿔소도 있으니 작은 동물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가이드는 운이 좋다면 벵골 호랑이를 볼 수 있다고도 하는데, 과연 야생의 호랑이를 보는 것이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겠다.

코끼리가 목욕할 시간이다. 생각해 보지 않았던 코끼리의 목욕, 거구의 코끼리가 조련사의 말에 따라 물 속에 앉았다 일어섰다, 엎드리기를 반복한다. 솔로 몸을 문지르면 코로 물을 뿜어 셀프 샤워를 마친다. 코끼리 샤워를 신청하면 잊을 수 없는 시원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다.

이른 아침, 어제 저녁과 비슷한 색깔로 주변이 물들었다. 카누를 타고 호수를 나선다. 안개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아침의 호수는 누가 뭐래도 명상에 빠져들기 좋은 시간과 장소이다.

정리=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취재 협조 및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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