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2편]두 번째 트레킹 ’페디’

입력 2014-03-28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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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안나푸르나 산.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두 번째 트레킹을 시작하다, 페디

네팔에서의 트레킹 코스는 여러 가지다. 에베레스트 쪽은 제외하고 안나푸르나만을 생각하더라도 짧게는 2일, 길게는 20일~한 달이 걸려 수 많은 봉우리를 다 돌아 보고 오는 것도 있다. 당연히 걷는 것도 있고, 경비행기를 타고 만년 설을 인 봉우리들을 내려다 보고 오는 코스도 있다. 페디에서 담푸스와 톨카, 란드룩을 거치는, 안타깝지만 너무나도 짧은 1박 2일 코스를 택했다.

산행이 시작되는 페디는 오르막 길이지만 첫 발걸음이라 그런지 가볍다. 2~30여분을 헉헉대며 올라왔을까, 갑자기 전망이 확 트이며 포카라로 이어지는 길이 저 멀리 아스라히 사라지는 것이 보인다. 힘들다고 불평할 수 없다. 성수기엔 하루에도 몇 명씩, 몇 차례씩 트레킹 일행을 마주치는데, 의외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이 많다. 게다가 짐을 지고 나선 현지인 포터도 있다. 이내 평탄하게 산길이 이어지고 오솔길 옆으로는 집 몇 채와 논과 밭이 있는 마을이 군데군데 나타난다. 마을의 아이들은 산행을 온 사람들을 신기하고도 반갑게 맞이하지만 몇 번의 경험으로 달러와 달러의 힘을 안다.

한 시간쯤 걸었을까, 허술하지만 롯지에서 둘러 앉아 현지인들의 많이 마시는 밀크 티를 마시며 쉬어간다. 호호 불어가며 마시는 차 한잔에 커피 생각이 간절하다. 다시 출발, 천천히 길을 나선다. 첫날인데다 여정이 그리 촉박한 것은 아니어서 일행은 이어지는 시골길을 만끽하며 페디를 지나 담푸스까지 간다. 히말라야의 파노라마가 시작되었다. 담푸스에서는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의 남봉, 강가푸르나 등 몇 개의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설산을 바라 보며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담푸스를 떠나 1시간 조금 넘게 걸어 도착한 곳은 포타나. 담푸스 보다는 조금 세련되고 전망이 좋은 롯지가 나타나 다시 한번 휴식. 허술한 집, 무언인가 자라는 계단식의 논 밭, 이름 모를 나무가 만든 숲… 전형적인 시골 마을의 풍경들 사이로 하얀 설산이 계속 이어진다.

롯지에서의 숙박, 란드룩

한참 길을 따라 걸으니 점점 땀이 나기 시작해 일행들은 점점 옷가지를 벗어 가방에, 허리 춤에 묶기 시작한다. 오르막길에 대한 보상이 시작되는 내리막길과 쏟아질 듯한 내리막 계단, 계곡을 건너는 허술한 다리를 지나 한 시간쯤 걸었을까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여기가 바로 톨카다. 톨카의 롯지에서 다시 한번 쉬어 간다.

네팔 안나푸르나 산.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롯지에서는 숙박객을 위한 시설과 식사도 가능하다. 다만, 산 속이니 만큼 메뉴와 재료의 한계성은 인정해야 한다. 그래도 이 깊은 산중에서 나름대로 인터내셔널한 음식을 만들어 낸다. 전망이 좋은 톨카의 롯지와 휴식을 뒤로 하고 다시 오늘의 숙박지인 란드룩으로 향한다. 가파른 경사의 내리막이 끝없이 이어지고 이어진다. 내리막을 내려 계곡에 닿으니 출렁거리는 다리가 다시 나타났다.

란드룩에 도착했다. 무심코 물어본 해발 높이가 1,640m란다. 지금까지의 마을보다는 조금 큰 편이다. 이곳에서 1박을 하고 안타깝지만 하산하는 스케줄이다. 란드룩은 네팔의 고산 마을 중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큰 규모다. 그래서 인지 숙소도 더 많아 보이고 숙소들은 속된 말로 끝내주는 풍경을 갖고 있다. 창을 열면 고스란히 들어오는 설산과 구름, 아래로 펼쳐지는 계곡, 이어지는 봉우리들…

저녁이나 아침의 햇살을 받은 설산 봉우리는 말 할 수 없이 신비롭다. 바라보고 있으면 온 몸과 마음이 한 없이 노곤해지고, 시원한 바람이 한참을 불어 댄 끝에야 네팔의 산 꼭대기에 있을 자각한다. 왜 트레킹을 오느냐 묻는다면 바로 이것 때문이라 하겠다. 걷는 즐거움, 걸으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혼자만의 시간,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자연에서의 색다른 기분. 우린 도시에 너무 오래 있었던 것이다.

트레킹의 중심지이자 출발점이 된 포카라로 다시 돌아와 휴식처럼 폐와 호수를 찾는다. 잔잔한 물결은 이틀 동안 헤매었던 설산의 골짜기를 고스란히 비춰내고 보트는 그 위를 휘저으며 다닌다. 이것이 네팔 스타일의 휴식이다.


트레킹 Check li st

일반 여행과는 조금 다르니 마음의 준비 말고도 가방 속에 넣어야 할 것들이 있다. 물론 본인의 루트와 기간에 따라 준비물은 다르지만 안전하고 쾌적한 트레킹을 위한 항목들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미리 준비할 수도 있고 현지에서 빌릴 수도 있다.


등산화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화로 새것 보다는 발에 익숙한 신던 것이 좋다. 안에는 두꺼운 등산 양말을 신는다.

배낭 짐꾼(포터)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으면 트레킹 하는 동안 필요한 물품만 가져가도록 한다. 양 어깨에 메는 형식으로 어깨보호가 가능한 것으로 한다. 필요한 물건은 넣되 최대한 가볍게 한다.

침낭 트레킹 중에 만나는 롯지에는 간단한 시설만 있으므로 침낭이 있으면 좋다. 현지에서 빌릴 수도 있다.

옷차림 트레킹 중 강한 햇살에 기온이 올라가지만 아침 저녁, 특히 밤에는 기온이 내려간다. 보온을 위한 옷을 준비하도록 한다. 바람이 많이 부는 구역도 있으니 가벼운 윈드 자켓도 좋다. 청바지나 면바지 보다는 등산용 바지가 좋고, 날씨가 더울 때는 반바지도 나쁘지 않다.

카메라 사진은 안 찍어도 그만이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가져가지 않으면 후회할 품목이다. 다만 이동이 많으니 작고 가벼운 것이 좋은데 촬영 시 만년설과 강한 햇살 때문에 노출이 잘 안 맞을 수 있으니 확인하도록 한다. 산에서 충전이 어려우니 배터리를 넉넉하게 준비한다.


선글라스, 선크림, 모자 햇살이 강하므로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특히 눈에 강한 햇살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설산 코스에서는 선글라스는 꼭 준비한다.

기타 장갑이나 보온을 위한 가벼운 스카프, 등산용 양말, 구급약과 반창고, 물병, 휴대용 손전등, 배낭을 잠글 번호용 자물쇠, 휴지 등이 있으면 편리하다.

정리=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취재 협조 및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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