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여행 제2편]황금박물관, 초록빛 융단 ‘차(茶)의 본고장’ 핑린

입력 2015-01-20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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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떨어지는 청량한 빗소리가 신금을 울리는 날 목젖을 데우는 따끈한 차 한 잔은 옛사랑에 그리움을 더하고… 낭만에 흠뻑 취해 목 놓아 울 줄 아는 자들은 눈부신 풍경을 제 집 삼아 비오는 창가에 기대었다. 사람들이 오고 가는 촉촉한 거리, 비가 내려 더욱 좋은 타이완에서 이제는 아련해진 케케 묵은 보석 같은 추억을 되찾다.》


금광 캐던 시절의 시대상, 황금박물관(黃金博物館)
지우펀의 작은 골목길이 운치를 더했다면 이곳 길목에 위치한 황금박물관도 놓치지 말자. 현지인들이 주말이 되면 주로 찾는다는 이곳은 영화 <전각우도애>에서 버스 정류장의 배경으로 나와 유명해졌고 특히 예전 금 캐던 시절 일본인 관리들을 위한 숙소를 비롯해 일본 천황이 휴식을 취하던 별장도 구경할 수 있다. 한편 51년간의 일본 식민지 시절을 증명하듯 이곳에 건축된 건물들은 모두 일본 특유의 건축양식인데, 생각 외로 현지인들의 반일 감정은 그리 심한 편은 아니란다. 때문에 일본색 짙은 건축물들은 여전히 이곳 여기저기에서 옛 시대의 산증인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체험비를 지불하면 금광 캐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으며,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월요일은 휴관한다.


초록빛 융단의 나라, 핑린(坪林)
초록빛 융단이 산 전체에 깔려 있는 핑린. 지우펀에서 그리 멀지 않아 차를 좋아하는 애호가라면 꼭 한번 들러봄직한 ‘차의 본고장’ 핑린은 차를 일구는데 기후가 좋아 현재 90% 이상의 세대가 모두 차 재배에 종사하고 있다. 나머지 10% 역시 차의 유통이나 판매 등과 같은 관련직업에 몸담고 있는데, 현재는 산링시차나 아리산차가 대규모 차 재배로 인해 더 유명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예전에는 이곳의 원산빠오종차를 최고로 여길 만큼 귀한 손님에게만 내놓았던 으뜸 차로 알려져 있다.

한편 노익장을 과시하는 듯 핑린 차는 최근까지도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데, 2006년 1kg당 약 88만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kg당 한화 150만원 정도에 낙찰됐다고 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마시면 감감하고 쌉싸래한 느낌이 일품으로 품질 좋은 차는 일심이엽(一芯二葉), 즉 ‘한 가지에 두 개의 잎이 나는 차’가 제일이며, 특히 이곳 핑린의 차는 년 중 봄 겨울 두 번, 손으로 직접 채취한다.

한편 이곳에는 차의 고장답게 세계 2위 규모의 차 박물관 ‘핑린차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차의 시조를 비롯해 타이완 차 문화의 발달 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차 전시관과 테마관이 흥미를 더한다. 이 밖에 핑린에 올라가다 보면 낚시하는 현지인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갓 잡아 올린 강 새우와 토종 민물고기 음식들은 핑린의 재미를 곱절로 만들어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


이집트의 여왕 찾는 재미가 쏠쏠, 예류(野柳)
샅샅이 뒤졌다. 지우펀을 시작으로 너무도 아쉬운 풍경들은 황금박물관을 지나고 핑린을 거치면서 더욱 선명하게 에디터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에 지우펀에서 타이베이로 가는 고속도로를 마다하고 일부러 먼 길을 택해 도착한 예류는 괴기하리 만큼 신기루의 모습으로 취재진을 반겼다.

이집트의 여왕 네페르티티의 옆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여왕바위’를 비롯해 슬리퍼나 계란 모양의 바위 등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 이곳은 과거 주수로 생긴 웅덩이에서부터 해안선의 좁은 돌기까지 연결돼 있는 것이 특징. 또 해변을 따라 걷다보면 훈련된 돌고래와 바다표범이 있는 해양세계공원도 관람할 수 있다.

한편, 현지 지질학자들 중에는 ‘앞으로 약 10년 후면 수천 년간 침식작용을 받아온 기암들의 목이 부러질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전망을 심심찮게 내놓고 있다.

정리=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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