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오늘 밤, 로맨스’ 사카구치 켄타로 “얇고 길게 가고 싶어요”

입력 2018-07-0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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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구치 켄타로. 사진제공|엔케이컨텐츠

“얇고 길게 가고 싶어요.”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뜻밖의 고백을 전했다. 일본 열도에서 가장 핫한 ‘청춘스타’이자 굵직굵직한 다작 활동을 펼치는 그이기에 더욱 놀라운 고백이었다.

“관객들이 문득 문득 생각하게 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1년 후쯤 한 영화의 신을 기억하는 거죠. 작품의 한 장면을 오래 기억하게 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다작을 하고 있긴 하지만요. 하하.”

2014년 패션지 모델로 데뷔한 사카구치 켄타로는 2010년 모델 오디션에서 합격,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스크린에 진출해 연기 활동을 겸해왔다. 영화 ‘히로인 실격’ ‘내 이야기!!’ ‘너와 100번째 사랑’ 등에 출연했다. 지난 제3회 J필름 페스티벌에서는 사카구치 켄타로 특전이 꾸려지고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가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팬덤이 형성된 인기 스타다.

사카구치 켄타로. 사진제공|엔케이컨텐츠

11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홍보차 내한한 사카구치 켄타로는 예상을 뛰어넘는 한국 팬들의 반응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공식으로 한국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한국 팬들의 관심을 조금은 알고 있었어요. 이런 내한은 처음인데 ‘인기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느 정도인 지는 가늠이 안 됐어요. 팬들에게서 굉장한 에너지를 느꼈어요. SNS 코멘트만 받았는데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사카구치 켄타로. 사진제공|엔케이컨텐츠

영화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는 고전 영화 상영관인 ‘로맨스 극장’에서 현실로 나오게 된 흑백 영화 속 공주님 ‘미유키’와 사랑에 빠지게 된 영화감독 지망생 ‘켄지’의 마법 같은 러브 스토리를 그린 판타지 감성 멜로다.

사카구치 켄타로가 맡은 켄지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지망생으로 미유키 공주를 향한 일편단심 순애보를 펼치는 인물이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켄지와 미유키의 순수한 사랑에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처음에 비행기 안에서 대본을 읽었는데 울컥했어요. 굉장히 슬프고 애절하면서도 따뜻함이 있는 이야기였죠.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대본을 읽으면서 운 적이 거의 없는데 제가 울컥한 것에 대해 스스로도 놀랐어요. ‘이 정도로 영향을 끼친 작품이 있었나’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죠.”

사카구치 켄타로. 사진제공|엔케이컨텐츠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지는 5년이 채 안 됐지만 그의 출연작은 20편 이상이다. 일본에서 리메이크된 한국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시그널’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번 ‘오늘 밤, 로맨틱 극장에서’는 원작이 따로 없는 오리지널 작품. 영화와 드라마, 원작 소재의 작품과 오리지널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 그는 어떤 작품을 선호할까.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는 없어요. 배우 본인의 마음가짐의 차이가 아닌가 싶어요. 제 세대에서는 ‘마이너’한 작품을 하면 ‘영화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저는 어린 여고생들이 좋아하는 영화도, 인디 영화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쪽이 더 좋다고는 볼 수 없죠. 다만 오리지널 작품에서 연기할 때는 제가 더 주체가 되는 느낌을 받아요. 기질적으로는 영화를 더 좋아하고 더 맞는 것 같아요. 영화는 완성된 대본이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시간을 들여서 감정을 통일해 찍을 수 있잖아요. 작업 방식이 제 성격과 맞아요. 드라마는 시간에 쫓기는 점이 힘들지만 시청자의 반응을 금방 알 수 있어서 좋아요.”

2일 기자간담회 도중 한국말로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 맛있어요”라고 말했던 사카구치 켄타로. 그는 인터뷰에서도 “간담회서 언급한 ‘삼계탕’도 먹었다”면서 한국을 체험할 만한 또 다른 것들을 추천해달라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찜질방’과 ‘때밀이’를 추천받자 “좋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일본 리메이크 드라마 ‘시그널’의 주제가를 부른 방탄소년단에 대한 언급에 친분을 밝히기도 했다.

“가끔 연락하고 지내요. 일본에서 방탄소년단의 사진을 발견하면 제가 찍어서 보내기도 해요.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저보다 어리지만 K-POP을 뛰어넘은 친구들인 것 같아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사카구치 켄타로에게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의 기대 스코어를 물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작품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많은 관객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품고 있다. 그 어떤 훌륭한 작품도 관객이 봐야 의미 있는 것이지 않겠나. 우리 영화가 히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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