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라이프’ 이현균 “‘비숲’ 팬이었던 내가 합격? 어안이 벙벙했다”

입력 2018-09-19 1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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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안이 벙벙했죠.”

최근 종영한 JTBC ‘라이프’에서 구조조정 실장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배우 이현균은 생애 첫 드라마를 무사히 끝냈다.

이수연 작가의 ‘비밀의 숲’의 엄청난 팬이었다는 그는 ‘라이프’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첫 리딩을 갔는데 내 눈 앞에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계신 걸 보고도 진짜인 줄 몰랐다”라고 말했던 그는 촬영장에 가서야 ‘아 내가 이 드라마를 하게 됐구나’라고 실감을 하게 됐다고.

“제겐 첫 드라마라서 의미가 깊고 마지막까지 역할을 맡은 바를 열심히 할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그냥 제겐 드라마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습니다.”

‘라이프’에서 이현균은 화정그룹과 구승효(조승우 분) 상국대학병원사장의 지시에 따라 일을 수행하는 구조조정 실장 역을 맡았다. 올백 헤어스타일에 늘 반듯한 정장차림으로 나타나는 그는 칼 같은 일 처리를 하는 모습으로 존재감을 빛냈다. 이현균은 ‘구조조정 실장’을 연기하며 회사의 경영방식이나 병원 일에 관련된 일을 숙지해야 했다고 말했다.

“‘라이프’가 병원이 돌아가는 체계를 다룬 드라마였잖아요. 그래서 저 역시 대본을 보며 공부를 했어요. 제가 직장생활을 해본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의사를 해본 것도 아니라 회사 운영에 관한 용어들을 이해하고 숙지를 해야 했죠. 어려웠던 단어요? ‘병원 경영진단’이요. 이 단어가 입에 잘 안 붙더라고요.(웃음) 이번 ‘라이프’ 대본을 보며 든 생각은 ‘어떻게 이렇게 방대한 양을 다 쓰셨지?’였어요. 엄청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우리가 살면서 알고 있는 부분들, 모르고 있는 부분들을 16부작으로 압축시켜서 표현하신 게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단호함과 냉철함. ‘라이프’에서 본 구조조정 실장의 모습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해가 가다가도 옳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얄밉기도 했다. 이런 모습에 대하여 그는 “구조조정 실장은 그냥 자신의 일을 했을 뿐이다. 일부러 더 나쁘게 보이려 연기를 하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 상황 안에 있으려고 노력했어요. 위에서 시키는 일을 수행하다 보면 잘못된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데 구조조정 실장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자신의 일이고, 어쩔 수 없이 그런 잘못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 같고요.

함께 했던 조승우·염혜란과의 연기호흡을 묻자 “감개무량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승우 선배가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분량이 많으시니 지치지 않기 위해서 그러신 것도 같다”라며 “덕분에 염혜란 선배와 저도 그 분위기에 따라 좋은 현장에서 촬영할 수 있었다. 연기야 두 말할 것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현균은 ‘라이프’ 이후 2018 JTBC 드라마페스타 ‘탁구공’에서 모습을 보였고 곧 OCN ‘손 the guest’에 특별출연을 한다. 그는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이지 않나. 내게 맞는 일이 들어오는 걸 기다려야 하는 사람인데 조금씩 작품 제안이 들어오는 걸 보면 힘을 얻는다. 계속해서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현균이 연기자를 꿈꾸게 된 것은 친척 누나의 추천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농구선수로 생활했던 그는 운동을 그만두고 계원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는 “운동을 해서 학업을 멀리하게 되니 공부로 진로를 전하기엔 어려웠다. 그러던 중 친척 누나가 영화 스태프가 돼 기술이라도 배우라고 학교를 추천해줬다”라고 말했다.

“학교에 진학을 하고 보니 친구들이 하는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고요. 하지만 그 때까지는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어요. 그러다가 연극을 시작하고 좋은 선·후배, 연출자를 만나면서 연기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아마 20대 후반 정도였던 것 같아요. 내가 경제적으로 조금 어렵더라도 즐겁게 평생 일할 직업을 택한 것 같아요.”

앞으로 그는 브라운관, 스크린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싶다고 전했다.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지만 ‘사극’을 꼭 해보고 싶다고.

“제가 ‘정도전’, ‘태조 왕건’과 같은 정통 사극을 참 좋아해요. 역사를 좋아해서 극단생활을 했을 때 동료배우들과 함께 작품 속 역사를 공부도 했거든요. 역사를 살펴보면 현재까지도 반복되는 일들이 있고 그걸 연기하는데 배우에겐 사극이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너무 사극 이야기만 했나요? 사극 말고도 다양한 장르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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