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손 더 게스트’ 김재욱 “새 별명 ‘종이인형’, 대중과 친밀해진 기분”

입력 2018-11-15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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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the guest’하면서 ‘종이인형’이라는 별명을 얻었어요.(웃음) 마음에 들어요. 이런 장난스런 별명을 가진 게 어쩌면 대중들과의 거리가 좁혀졌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 동안 다가가기 어려운 이미지였다면 이제는 편안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 기분 좋아요.”

지난해 ‘보이스’에서 악랄한 ‘모태구’를 연기하며 ‘퇴폐미’라는 강렬한 수식어를 얻은 그가 올해는 ‘종이인형’이라 불리며 한 해를 마감(?)할 것 같다. OCN 드라마 ‘손 the guest’(이하 ‘손 더 게스트’)에서 구마사제 최윤으로 악과 맞서 싸우다 휘청거리며 쓰러지는 모습에서 탄생한 별명이다. 드라마 ‘보이스’, ‘사랑의 온도’ 그리고 영화 ‘나비잠’까지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며 “숨만 쉬어도 섹시하다”라는 평을 받고 있는 그가 ‘종이인형’이라니. 그럼에도 김재욱은 싫지 않은 눈치였다.

드라마 ‘손 더 게스트’는 최종화 평균시청률 4.1%를 찍고 종영했다. 높은 시청률은 아니었지만 화제성은 컸다. 국내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구마’라는 소재와 악령을 보는 영매 ‘화평’(김동욱 분), 악령을 쫓는 구마사제 ‘최윤’(김재욱 분), 그리고 악령을 믿지 않았던 형사 ‘길영’(정은채 분)이 이루는 하모니는 마니아층을 만들었다. 방송 이후 최윤의 묵주 팔찌를 찾는 이가 많았을 정도다.

이에 대해 김재욱은 “최윤이 그렇게 사랑 받을 줄 몰랐다. 그런데 시청자들이 윤화평-강길영-최윤 3인방 자체를 많이 사랑해주시더라. 그래서 더 기분이 좋았다”라며 “이 드라마의 소재가 관심을 끌 거라는 예상은 했다. 하지만 드라마와 시청률이나 화제성은 내 권한 밖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청률에 부담을 가진다고 결과가 좋게 나오는 것도 아니다. 배우는 작품의 의도에 맞게, 창피하지 않게 연기할 뿐 결과는 예상할 수 없더라”고 말했다.


‘손 더 게스트’ 합류를 결정하며 김재욱은 많은 것을 준비했다. 무교인 그는 천주교 자체를 이해해야 했고 제작진이 준 자료들을 보며 공부를 했다. 물론 성당도 많이 가보고 신부들과도 인터뷰를 하며 캐릭터를 준비했다. 구마의식을 하며 말하는 기도문은 운동선수가 동작을 몸으로 기억하듯 끊임없이 반복해서 외웠다.

“기도문은 체화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어요. 아무리 따로 연습을 해도 빙의된 사람들과 연기를 하면 제가 생각했던 리듬과 운율이 나오지 않아요. 그냥 연기로 부딪힐 수밖에 없어서 숙달 과정은 시간이 좀 필요했죠. 그리고 ‘구마의식’은 김홍선 감독님과 실제로 필리핀에 가서 하는 것을 보기도 했어요. (악령에 쓰인다는 게)설명이 안 돼요. 상식적으로 혹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다는 것 밖에는.”

김재욱은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외롭지 않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보이스2’ 모태구 할 때는 거의 혼자였다. 누굴 만나도 금방 죽으니까”라고 웃으며 말한 그는 “구마의식을 하며 기가 다 빠져도 옆을 보면 (김)동욱이와 (정)은채가 있으니 장난도 치며 연기해서 에너지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캐릭터들이 다 무거워서 숨을 쉴 수가 없는 장면이 많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오히려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는 서로 장난을 많이 쳤어요. ‘커피프린스’이후 거의 10년 만에 작품으로 만난 동욱이와 저는 변한 게 없었어요. 역할과 현장만 바뀌었을 뿐이지, 나이를 먹어도 장난치는 것은 여전했고 은채는 잘 받아줘서 셋이 죽이 정말 잘 맞았어요.”


‘손 더 게스트’는 벌써부터 시즌2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재욱은 “시즌1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인 것 같다. 시즌2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기쁘다”라며 “우리나라에서 시즌제 드라마가 조금씩 나오는데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서 지켜보고 싶다. (나온다면)기대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손 더 게스트’ 후속작은 ‘신의 퀴즈5’다. 주인공인 류덕환은 그의 절친 중 하나. 이에 대해 “‘신의 퀴즈’가 정말 성공적인 시즌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덕환이가 잘 이끌어오기도 했다”라며 “그래도 이번에 ’손 더 게스트‘가 잘 돼서 바톤을 넘겨줬으니 시청률 떨어지면 모두 류덕환 탓이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올해 김재욱은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들과 만났다. 연극 ‘아마데우스’로 무대에 올랐고 영화 ‘나비잠’이 개봉돼 관객과 만났으며 드라마 ‘손 더 게스트’로 한 해를 마무리 하게 됐다. 그는 “모르고 있었는데 인터뷰를 하며 한 해를 돌아보게 됐다”라며 “별 생각 없이 작품 활동을 했는데 돌아보니 좋았던 한 해였다”라고 말했다.

“못했다는 말보다 잘했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뿌듯합니다. 신인된 기분으로 설렘이 가득한 마음으로 연극 무대에 올라서 행복했고 좋은 배우들과 현장에서 유연하게 작업하며 존재할 수 있어 좋았고요. 좋은 연기를 하며 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제 쉬면서 다시 좋은 글(작품)을 만나길 기다리며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야죠.”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숲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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