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우상’ 설경구 “‘지천명 아이돌’ 별명 의식NO, 롤모델? 내 코가 석자”

입력 2019-03-20 1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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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우상’ 설경구 “‘지천명 아이돌’ 별명 의식NO, 롤모델? 내 코가 석자”

영화 ‘불한당’으로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얻은 배우 설경구가 ‘우상’에서는 스타일을 구겼다. 그러나 “별명을 신경 썼으면 ‘우상’에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배우의 자세가 아니다. 정말 큰일 날 사고방식이다”라고 자신이 배우임을 상기시켰다.

“나 ‘불한당’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불한당원들은 내 생명의 은인이에요. 이번에 ‘우상’으로 베를린 영화제에 갔었는데 거기에도 불한당원이 있더라고요. 고마운 일이죠. 팬들은 다 좋은 말만 해주니까, 사실 질타라도 감사히 들을 수 있거든요. ‘우상’과 관련해서는 농담으로 ‘이순신 가만 안 둬’라는 댓글을 달아주더라고요. 제가 ‘불한당’으로 어렵게 펴놓은 비주얼을 ‘우상’에서 다시 구겨놨거든요.(웃음)”

영화 ‘우상’은 ‘한공주’ 이수진 감독의 차기작으로,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

‘우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상은 없다. 하지만 배우라면 연기에 집착하긴 한다. 100% 차오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연기를) 더 완성해보려고 한다. 이건 집착이다. 집요하게 덤빌만한 것이 연기다”라고 답했다.


‘우상’에 함께 출연한 한석규, 천우희와는 따로 또 같이 감정을 쌓아올렸다. 설경구는 “영화에서 천우희와는 꽤 만나고 한석규와는 느닷없이 만나고 합쳐지고 갈라진다. 한석규가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잘 하자. 나중에 합쳐보자’라고 조언했다. 쉬운 현장은 아니었는데 한석규가 농담을 해주면서 풀어줬다. 반면 나는 감독님이 예민하면 같이 예민해져 있다. 한석규는 전체를 봤고 나는 나만 봤다”고 촬영 현장을 추억했다.

“저를 롤모델로 하는 후배들이 많아진다고요? 제 코가 석자예요. (웃음) 그렇다고 우리가 경쟁자라는 의미는 더더욱 아니고요. 한석규도 현장에서 ‘우린 동료야’ -한석규 ver.- 라고 하셨어요. 아, 정말 성대모사 하고 싶은 한석규 선배! 실제로 ‘우상’ 홍보 방송 중에 제가 한석규 성대모사를 했는데 선배가 “너 죽여~”-한석규 ver.- 라고 했어요. 하하하. 제가 봤을 때 한석규도 한석규를 성대모사 하는 거 같아요. 천우희는 천재예요. 천진난만하고 긍정적인 태도도 부러웠고요. 눈썹을 다 밀고도 너무 긍정적이니까 희안해보이더라고요. (웃음)”


설경구는 ‘우상’에서 지체장애 아들을 잃고 비통함에 빠져 사고의 비밀을 밝히려 애쓰는 아버지 유중식으로 분했다. 영화를 보면서 아들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유중식의 무지함이 답답했고, 그의 결정에는 숨이 막혔다. 그런데 이 먹먹함이 배우 설경구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는 “나도 중식이가 답답했다. 하지만 답답함을 해소해 보고 싶어서 영화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출연 이유를 말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한 탈색 머리는 아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의미하는 장치다. 설경구는 “해보지 않았던 설정이라 낯설었다. 하지만 좋았다. 탈색 때문에 얼굴색이 어두워보이는 것이 아니라 유중식 캐릭터를 위해서 태닝을 한 것”이라며 “감독님이 얼굴과 몸 색을 태워달라고 요구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이수진 감독의 집요함을 ‘집요하게’ 꼬집으며 ‘우상’에 대한 나름의 자신감을 나타냈다. 설경구가 촬영을 하다가 “그만해!!!”를 외칠 정도로 감독은 집요하게 씬을 완성했고, 그는 “감독이 느긋하게 집요하니까 나중에는 얄밉더라. 배우 입장에선 더 나올 게 없는데 계속 하라고 한다. 하지만 감독이 집요하니 신뢰가 생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이야깃거리가 있는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절대 입에 떠 먹여주지 않는 영화거든요. 이런 영화도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특별한 영화도 아니에요. 정답이 없는 작품이거든요. 저 역시 ‘내가 이해한 게 맞다’ 싶어서 감독에게 따로 물어보지 않았죠.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여할지를 묻지 마세요. 나의 주장을 강요할 수 없고, 보고 느낀 것이 정답인 작품이거든요. 어려운 영화가 아닌 낯선 영화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상'은 3월 20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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