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최고액 부담?’ 상한선 폐지 후 외인 연봉킹의 잔혹사

입력 2018-04-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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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몸값이 최고 성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2014년 한화 앤드류 앨버스, 2015년과 2017년의 더스틴 니퍼트, 2016년 에스밀 로저스(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는 외국인선수 연봉 최고액을 기록하고도 당해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2018년 최고액의 주인공인 헥터 노에시(왼쪽 하단)는 과연 어떨까.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불과 5년 전까지 KBO리그의 외국인선수 연봉 최고액은 30만 달러(한화 약 3억 2000만원)였다. 2005년에 수정된 연봉 상한선 제도에 따라 국내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들은 타자와 투수를 막론하고 모두 30만 달러 이내의 연봉을 받았다. 서류상 그랬을 뿐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2014년부터 허울뿐인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선 제도는 폐지됐다. 외국인선수들의 몸값은 드러내놓고 뛰었다. ‘최고액’ 수식어가 붙기 위해서는 이제 200만 달러(한화 약 21억 3000만원) 안팎의 금액을 찍어야 하는 실정이다.

프로와 돈은 현실적으로 절대 떨어질 수 없는 상관관계에 있다. 그러나 두 단어가 항상 정비례 하는 건 아니다. 최고 액수를 기록한 외국인선수가 소위 ‘돈값’을 했던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2014시즌은 연봉 상한선이 폐지된 후 맞이한 첫 시즌이었다. 외국인선수 최고액 주인공은 한화 앤드류 앨버스(33)였다. 총액 80만 달러(한화 약 8억 5000만원)에 사인을 하며 세간의 관심을 한껏 끌어 모았다. 그러나 정규시즌 성적은 처참했다. 28경기에서 6승 13패 방어율 5.89를 기록해 재계약에 실패했다.


2015년 최고액을 기록한 선수는 장수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37·당시 두산)였다. 전 시즌인 2014년에 14승 7패 방어율 3.81의 준수한 성적을 거둬 두산과 150만 달러(한화 약 16억원)에 재계약했다. 그러나 앨버스와 마찬가지로 최고액을 기록한 그 해에는 부진했다. 정규시즌 동안 부상에 시달리며 6승 5패 방어율 5.10의 성적을 남겼다. 포스트시즌에 완벽하게 부활해 우승에 기여한 덕택에 이듬해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정규시즌만 놓고 보면 분명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2016년 최고액 선수는 에스밀 로저스(33·당시 한화)였다. 무려 190만 달러(한화 약 20억 2700만원)의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으나 정규시즌 들어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승 3패 방어율 4.30을 기록한 후 중도 퇴출됐다.

2017년 최고액의 타이틀은 다시 니퍼트에게 돌아갔다. 전 시즌 22승 3패 방어율 2.95의 공로를 혁혁히 인정받아 KBO리그 역대 최고 몸값인 210만 달러(한화 약 22억 4000만원)를 기록했다. 14승 8패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구위 하락과 노쇠화를 이유로 두산은 니퍼트에게 재계약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2018년 최고액의 주인공은 KIA 헥터 노에시(31)다. 200만 달러에 재계약을 성사시켰다. 시즌 출발은 썩 좋지 않다. 일찌감치 2승(1패)을 거뒀으나, 기복 있는 투구로 방어율은 7.08까지 치솟은 상태다. 헥터는 18일 시즌 5번째 등판을 앞두고 있다. 최고액 외국인선수의 ‘잔혹사’는 헥터의 손에서 끝맺을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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